젊음의 궁상
신나게 서점으로 달려가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을 샀어.
조근조근 말하는 문장이 좋은 작가의 건강이
많이 회복한 것 또한 신간 소식만큼이나 기뻤어.
책을 중간 정도 읽었을 때 좋아하는 또 다른 작가의
투병 기사를 보았어.
당신의 문장들 덕에 힘들지만 잘 버텨내고 있었는데.
버텨내는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어.
작가는 자신의 투병소식을 전하는 글에서 조차
덤덤하고 씩씩하게 말했어.
그래서 더 싫었어. 그런 상황들이.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팬의 기분도 아닌,
일면식도 없는 작가의 투병 소식을
듣고 느끼는 이 감정이 어떤 것인지 나조차 파악이 되지 않았어.
그저 너무 억울하고 슬펐어.
버텨주세요 이번에도.
아프지 마세요.라는 공허하고 식상한 말들을
읽히지 않을 그의 sns 메시지로 적어 보냈어.
버텨주세요 이번에도, 아프지 마세요.라고 스스로에게도 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