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 얼굴살 찐 것 같지 않아? 아무리 살을 빼도 빠지지 않아”
“넌 아무리 살을 빼지 않았어. 아무리 살을 뺀 적이 없어”
남편의 말에 반박 대신 날개뼈 가격을 했다. 그래도 그 말에 약이 오른 것인지, 나는 어제 간헐적 단식을 했으며 (아침은 굶고 오후에 햄버거와 쌀국수 아이스크림 라떼를 먹었다는 뜻) 하루 두 번 운동을 했다. (30분씩 나눠서 총 한 시간 했다는 말)
아침에 일어나 몸무게를 재봤다. 0.1킬로의 변화도 없었다. 어제 ‘간헐적 단식’을 하고 ‘두 번이나 운동’을 했는데 말이다.
점심을 준비하던 남편에게 이 억울한 사연을 들려주었다. (나는 오늘도 간헐절 단식을 한 탓에 너무 배가 고파서 냉동실에 있던 크리스피 크림을 데우려던 참이었다) 버섯을 썰던 남편은 잊지 못할 말을 했다.
아 몸무게는 나중에 한꺼번에 반영되는 거라고?
남편은 그렇다고 했다. 살 빼본 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아냐고 물으니 본인이 찔 때 그렇게 찐다고 한다.
그런 거였다니. 왜 아무도 몸무게는 포인트가 5천 점 쌓였을 때 자동으로 전환되는 적립금이라고 얘기해주지 않았던 것인가.
이 메커니즘을 많은 다이어터들이 이해했다면 적립금이 쌓였는지 안 쌓였는지 매일 들여다보며 풀 죽는 대신 포인트를 쌓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캐시 전환에 성공하지 않았을 것이냔 말이다.
오늘 점심은 남편이 포인트 적립을 도와주고자(적어도 깎아먹지는 않고자) 야채비빔밥을 만들어줬다.
물론 이 야채비빔밥으로 인해 허한 속을 요거트와 그래놀라 간식으로 채웠고, 저녁에 혼자 전자레인지 브라우니를 만들어 먹었으므로 결국 더 많은 차감이 되었다. 오늘의 정산 결과는 포인트 적립 실패로 끝난 듯하다.
그나저나 나란 인간은 왜 무설탕 코코아 가루를 사서 설탕에 바닐라 시럽까지 넣어먹는 것이냐?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