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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빅키 Jun 28. 2020

오프라인 유통의 종말이 다가왔어.

뺏길 것인가, 빼앗을 것인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이커머스 기업에 조금씩 시장점유율을 내주던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최근 더욱 빠르게 왕좌의 자리를 이커머스 업계에 내주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를 비롯한 오프라인 강자들과 제휴를 고민하며 내린 오프라인 유통업의 문제점과 새로운 성장 방향성을 풀어내고자 한다.


1, 이제 왕좌의 자리를 물려줘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거대 유통기업의 강점은 무엇일까?

구매협상력과 그 힘에서 비롯된 가격경쟁력이다.


무슨 뜻인지 모를 수 있으니까 쉽게 설명하자면, 내가 하루에 연어회 100인분을 팔 수 있으면 하루에 10인분 파는 사람보다 연어회를 10배 더 많이 구매 가능하다. 연어를 파는 사람은 당연히 10마리 사는 사람보다 100마리 사는 사람에게 조금 더 싸게 팔거나 광어 5마리 정도 얹어서 주는 대신에 단골로 만드는 게 남는 장사겠지?

아가리만 벌리고 있으면 연어가 들어오다니..부럽다..녀석.


그러면 나는 10마리 파는 사람보다 고객에게 서비스로 광어 1 접시씩 줄 수 있다. (서비스로 받은 이 광어를 프로모션 용도로 인스타 광고를 돌릴 수도 있고) 그러면 사람들은 누구한테 올까? 답은 당연하게 광어 서비스를 주는 곳이다.(아닌 척 하기는..ㅋ)


이렇게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수록 고객의 선택을 받게 되고(모든 조건이 같다면) 나는 점점 돈을 벌게 된다. 그러다가 내가 직접 연어 양식장을 차리면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Brand)브랜드가 되고 양식장과 계약을 체결하고 박리다매로 마진을 높여보겠다고 선택하면 PB(Private Brand)브랜드가 된다.

좌측부터 대표적인 SPA 브랜드 H&M / 캐나다의 노브랜드 형님격 PB브랜드 No name / 대표적인 PB 브랜드 코스트코의 KIRKLAND

지금까지는 거대 유통기업들이 높은 가격협상력과 접근성으로 골목 상권까지 장악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신세계 그룹을 예로 들어보자. 초대형유통(스타필드) - 대형유통(신세계백화점, 프리미엄아울렛, 이마트, 트레이더스) - 미들급유통(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PK마켓, 이마트 에브리데이) - 마이크로유통(이마트24, 스타벅스, 시코르)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유통의 A부터 Z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던 유통 공룡들이 이커머스의 등장과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대체 왜? 온라인 쇼핑몰이 최근에 나온 것도 아닌데?


온라인이 없을 때는 유통하려면 부동산이 필요했다. 그래, 바로 그 부동산! 당신과 나에게 처음으로 좌절감을 주는 바로 그 이름! 오프라인 유통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많은 리소스를 필요로 한다. 땅과 건물, 물건을 적재할 공간, 물간을 운송할 차량, 그 일을 수행할 사람들 그 외 다 적기 어려울 만큼 많다.

한정된 상권, 한정된 자원, 한정된 시간이라는 이유로 부동산은 온라인 대비 많은 리소스가 필요하다.

그러나 온라인은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리소스로 유통업이 가능하다. 심지어 네이버와 쿠팡이 구축하고 있는 풀필먼트 시스템은 온라인 유통을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 풀필먼트 시스템은 간략하게 설명하면 창고도, 운송관리도 다 우리가 해줄 테니까 넌 스마트 스토어 관리나 하고 우리한테 수수료나 내렴. 이 풀필먼트 시스템은 사람들을 더욱 이커머스로 쉽게 뛰어들 수 있게 할 거고, 이렇게 점차 좋아지는 품질과 가격경쟁으로 사람들은 오프라인 유통의 매력을 더욱 중요하게 느끼지 못하게 할 것이다.



2, 매장에 방문하는 길이 편하도록, 그리고 즐겁도록.



자, 우리는 이제 엄지손가락으로! 필요한 거의 모든 물품을 침대 위에서 구매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어나서 씻고, 머리 하고, 입을 옷을 고민하고 굳이! 굳이! 찾아가는 유통점과 상권의 특징이 있다.


접근성이 좋다!

물론, 공간의 매력도가 좋아야 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니까 본질적으로 가볼 마음이 드는 매력을 갖췄다는 전제 하에는 접근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당연한 이치이지만 유통점은 고객이 찾아오는 게 어렵지 않아야 한다.

운동하는 기분으로 맛집을 찾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 거냐고~! (물론 난 가지만)

마차, 자동차, 기차, 선박, 비행기, 탱크, K9자주포 등 우리 삶 속에 이동수단을 떠올리면 어딘가를 이동할 때 지하철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지하철이라는 이동수단은 굉장한 강점이 많은 수단이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면서 약속 장소에 도착하는 시간이 예상 가능하다는 점과 시간 소요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보면 Mega 상권은 모두 지하철역에서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강남역 상권은 2호선, 신분당선, 7호선, 9호선을 품는다.

강남역 상권을 예로 들면, 서울을 순환하는 2호선과 서울의 남쪽 위성도시를 연결하는 신분당선 그리고 서울의 서와 북에 위치한 부천과 의정부를 잇는 7호선, 끝으로 서울을 동서 횡단하는 9호선을 품는 Mega 상권이다.


서울특별시의 전방위 위성도시에서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상권이 성장한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꽤나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역에서 내렸다고 해도, 내 매장 앞까지 편하게 올 수 있는 다이렉트로 편하게 올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자전거를 지하철에 싣기에는 눈치가 보이고, 역부터 택시를 타고 원하는 유통점에 방문하는 것도 애매하다. 이 점이 바로 최근 대형 유통기업이 킥고잉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다. 역에서 내린 고객이 저렴한 비용에 매장까지 편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쇼핑을 끝낸 고객이 역으로 편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편의성을 더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1%의 매력도라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앞으로 사람들은 이동의 불편함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다. 왜냐고? 침대 위에서 모든 게 가능한데 굳이 힘들게 움직일 필요가 없다.

킥세권이라는 말이 사전에 등록되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당연하게도 오프라인 유통점은 근원적으로 고객이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찾고 개발해야 한다는 큰 과제를 만났다. 품질도 가격도, 그리고 공간의 스토리와 맥락이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접근성을 점검해야 한다. 전에 없던 접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인 킥고잉이 시장을 개척하고 무수한 후발 브랜드가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며, 킥세권이라는 용어가 네이버 사전에 등록되었다.(세상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킥세권의 도입으로 오프라인 유통 기업의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기를.. 그래서 사람들이 침대에서가 아닌 걷고 움직이며 도시를 소비하고, 풍성한 삶을 누리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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