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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빅키 Feb 20. 2020

구글이 퍼스널 모빌리티에 주목하는 이유

이동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 우리가 시간이 없지 탈 게  없냐?

나는 퍼스널 모빌리티,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등 아직 시장을 부르는 용어조차 형성되지 않은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에서 브랜드 성장 전략을 고민한다. 그곳에서 "브랜드 그로스 전략과 액션플랜 수립, 브랜드 매니징의 전반적인 부분들을 고민하고 실행한다." 라고 쓰고 전략 수립하고, 콘텐츠 쓰고, 행사 기획하고, 캠페인 짜고, 촬영에 영업까지 그냥 다 한다. (현수막 설치하러 뛰어다니기도..)

대표님..저..는 괜찮아요..정말..양말은 사양할게요..연봉으로 주세요.

처음 이곳에 합류하였을 때는 우리 브랜드와 서비스에 대해서 아무런 정의도 없는 상황이었다. 처음부터 맨땅에 헤딩하면서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당황하지 않고 이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아래는 내가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해서 이해하고자 공부하며 느낀 것들이다.

이 글을 다 읽으면 왜 요즘 전 세계가 모빌리티 시장에 관심을 갖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끝까지 읽게 하기 위해서 꿀팁은 아래에 적어야쥐>.< - 주식을 사야하나)




1. 역사를 돌아보면 이동의 변화는 인간사에 큰 파장을 불러온다.


기원전 3,5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이 최초의 바퀴를 만들었다. 이들은 바퀴라는 물건을 통해서 더욱 빠르게 식량을 수송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서 사냥한 먹잇감을 빠르게 옮길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전에는 사냥한 고기를 걸어서 옮길 수 있을 만큼 잘라내어 옮겼다면 바퀴의 발명 후에는 수레에 담아서 사냥한 먹잇감을 오롯이 옮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신선한 식량의 대량 공급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서 수명이 연장되고 사회가 안정되었을 것이다.


바퀴의 역사.


메소포타미아 후에도 이동의 역사는 계속되었다. 마차, 오토바이, 자동차, 기차, 비행기처럼 새로운 이동 방식이 생겨남에 따라서 유통/물류와 같은 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부분뿐 아니라 패션, 식품, IT, 도시 인프라 등 의식주 전반에 걸친 변화를 일으켰다.


무슨 말인지 모르게썽!! 쉽게 얘기해봐!!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친절하게 사례를!!

승마바지의 조상님 Riding breeches 라고도 한다.

위 사진의 군복은 승마바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승마바지는 말을 탈 때 활동성과 통기성을 위해 허벅지 부분이 넓으며, 말안장에 쓸리지 않도록 허버지 안쪽에 두꺼운 천을 덧대서 만들었다. 종아리와 발목까지는 최대한 붙는 형태로 만들어 승마 시 불편함을 제거했다.


공감대를 위해서 우리에게 익숙한 패션도!!

멋쟁이들의 옷장에 하나씩은 있다는 라이더자켓

라이더 자켓의 메인 지퍼와 가슴 포켓이 대각선인 이유는 오토바이 정차 시 한 손은 핸들을 잡고 한 손으로 물건을 빼거나 지퍼를 조절하기 쉽도록 일자 형태가 아닌 대각선이다.


이동방식의 변화는 패션이 아닌 식품과 유통에서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마켓컬리와 쓱배송으로 아이스크림을 집에서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한다!! (다이어트는 언제하남..ㅠㅠ)

옛날에는 아이스크림을 이렇게 팔았다고 한다. 물론 냉각방식의 개선도 한 몫!

과거에는 위 사진처럼 얼음을 채워 넣은 수레에 아이스크림을 담아서 판매했다고 한다. 재화가 고객을 찾아가는 게 아닌 고객이 재화를 찾아가야 했다. 이동 방식이 느리기에 '이동시간 = 제품의 신선도' 라는 공식을 갖는 재화는 소량판매를 할 수밖에 없었으며, 방문판매, 소규모 거점 판매 방식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배민, 마켓컬리, 쓱배송으로 아이스크림을 집에서 먹을 수 있다. 이게 바로 이동이 유통/물류와 식품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유!




2. 이동방식의 변화가 왜 이렇게 우리한테 큰 영향을 미칠까?


답은 간단하다.

부의 상징인 만수르와 우리에게 유일하게 없는 것! 바로 시간이다.


지금 일요일 저녁 6시 40분..아..시간을 멈추고 싶다ㅠㅠ

튼튼한 가죽도, 강력한 발톱도 없는 인간은 역대 지구를 주름잡았던 생명체 중에서 가장 고도의 문명을 구축하였다. 질병도 극복하고, 불도 자유자재로 쓴다. 심지어 100층이 넘는 건물을 만들기도 하고 무거운 쇳덩어리가 하늘을 날아다니게 할 수도 있다. 그런 인간에게 "시간"만큼은 멈출 수가 없다. 난 인류사의 기술 방향성은 "얼마나 시간을 단축하고, 효율적으로 쓸까?"에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배달의민족, 카카오네비, 클래스101, 킥고잉, 토스, 숨고, 헤이딜러, 직방 등 우리 주변에 익숙하게 사용하던 서비스는 (5G, 자율주행차-모빌리티, O2O서비스) 는 우리의 시간을 단축하게 해주거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요즘 강남을 비롯해 수도권에서 정말 많이 보이는 킥고잉!! 예쁘다 -3-

킥고잉 전용 거치대, 킥스팟이라고 한다.

자 그럼, 요즘 서울에서 정말 많이 보이는 퍼스널 모빌리티를 '이동의 변화' 관점에서 살펴보자!

킥고잉은 2018년 9월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1년이 조금 지난 지금은 6천대가 넘는 킥고잉이 도시를 누비고 있고, 고객 수는 50만에 가깝다. 파트너 브랜드는 60개를 돌파했다. 킥고잉이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국내에는 10개가 넘는 브랜드가 생겨났다.


킥고잉이 생기기 전에는 퍼스널 모빌리티를 타고 가는 사람을 대부분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다. 그러나 1년이 조금 지난 지금은 테헤란로에서 남녀노소 할 거 없이 공유 전동킥보드를 사용한다.




왜 세상은 퍼스널 모빌리티에 열광하는 것일까?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에 투자한 공룡들


우리가 무감각하게 소비하던 시간을 줄여준다!!


무더운 여름, 출근을 준비하면서 머리가 마음에 안 들어 이곳저곳 만지다가 결국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지각하지 않기 위해 뛰어본 경험들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오 마이 겨터파크ㅠㅠ) 킥고잉이 생기고서 역에 도착하면 앱을 켜고 킥보드 위치를 찾는 게 습관이 되었다. 내가 평소에 걷던 15분을 5분으로 줄여주는 걸로 삶의 질이 향상됨을 느낀다.


고객을 매장 바로 앞까지 모셔올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온라인으로 고객을 유혹하기 위한 방법은 A-Z까지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내가 어떤 쇼핑몰을 검색하고 아무 생각 없이 구글링을 하다 보면 어느새 화면 옆에 그 쇼핑몰 배너가 나타나는 걸 다들 경험했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그렇게 또 카드값이 쌓여간다..) 그러나, 현재 오프라인에서 매장 문 바로 앞까지 고객을 모셔올 수 있는 방법은 퍼스널 모빌리티가 유일한 방법이다. (택시를 타고 가도 최소 몇 미터는 걷는다..힝 이것도 귀찮아ㅠㅠ)


이동에 드는 비용이 절대적으로 저렴하다!!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중에서 가장 저렴하다. 가령 차를 구매한다고 생각해보자. 차량 구매가격 + 취득세 + 보험 + 유류비 + 주차비 + 점검비를 생각하면 월 단위 사용하는 비용은 아무리 적어도 30만원 이하의 지출을 피하기 어렵다. 리스, 월 구독, 렌탈 서비스, 택시, 타다 등 그 어떤 서비스를 사용해도 자동차를 사용하여 이동하면 월 단위 지출은 퍼스널 모빌리티의 몇 배 이상이 필요하다. 지하철과 버스도 회당 비용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즉 버스+지하철+킥고잉의 조합이면 쉽고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면서도 비용 측면에서 엄청난 방어가 가능하다. 자동차의 장점인 "주체적인 이동의 장점" 또한 킥고잉을 통해서 상당 부분 가능하다.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도 계산에 포함하게 된다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궁금하면 아래 공식을 시도해보기를!)


자동차 이동 방식의 소요 비용: 차량 소유 비용(구매or대여) + 각종 세금 + 관리비 + 월 감각상액 + 도로에 있는 시간(연봉을 나눠 시급으로 계산) = 이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총비용


대중교통 + 킥고잉 이동 방식의 소요 비용: 버스 비용 + 지하철 비용 + 킥고잉 비용 + 이동에 필요한 시간 (연봉을 나눠 시급으로 계산) = 이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총비용




마지막 꿀팁 방출!

아...조금 있으면 월요일이네^^;;


퍼스널 모빌리티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뭘까에 대해서 고민했다.

구글이 과연 킥보드가 재미있어서 투자했을까? 현대자동차는 차에 킥보드를 넣기 위해서 투자했을까?


내 생각은 No!!


이동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동에 대한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어디일까를 고민하면 향후 투자할 곳들이 보이지 않을까?


가령, 차량콜 서비스 기업이(타다, 카카오모빌리티) 이동의 수요에 대한 데이터를 갖는다면? 실시간으로 이동수요를 분석해서 해당 지역에 공급을 집중적으로 하지 않을까?


가령, 금융 기업이 이동의 수요에 대한 데이터를 갖는다면? 결제 데이터와 비교 분석하여 세밀한 상권분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가령, 유통 기업이 이동의 수요에 대한 데이터를 갖는다면? 기존의 유통 방식과 결합한 더욱 촘촘한 물류망을 구축하거나 유통망 자체를 마이크로 하게 설계할 수 있지 않을까? (e.g. "해당 상권에 이동 데이터를 분석하니까 신규 오픈 예정인 B편의점은 A 편의점에서 500m가 아닌 730m 떨어진 거리가 적합하겠다"와 같은 의사결정.)


"킥보드를 보지 말고 이동 데이터를 보라. 그러면 투자를 하기에 좋은 기업이 보일 것이다."


나는 "인간이 집에서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미래가 올 것이다." 라는 말을 의심해야 한다고 믿는다. 기술 속에 사는 "인간"에 관심을 갖고 관찰해야 한다. 그 안에 답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결국 이동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은 아무도 막을 수 없었고, 이는 무수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인간에게 통제 불가능한 유일한 자원은 시간이기에.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는 모두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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