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작심사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슬기 Sep 25. 2021

요알못의 집밥 도전기

18호

작심사일은 정이와 반이가 한 개 주제를 사일 동안 도전하고 그 사일 동안의 기록을 담는 뉴스레터 콘텐츠입니다. 구독 가능한 링크는 콘텐츠 마지막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이는 요알못입니다. 어릴 때부터 요리에 흥미가 없었어요. 아빠는 손 하나 까딱 안 하는데 엄마는 밥 차리고 설거지 하고 식구들 다 먹고 남은 음식 처리하고. 그런 모습들이 아주 많이 불편했어요. 엄마는 저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하셨죠.


"손에 물 묻히는 일 하지 말아라."


그런데 말입니다. 혼자 사는데 손에 물 좀 묻히면 어떠합니까. 다 내 입 속으로 들어가는 건데. 그래서 이번주는 요리에 도전해 볼까 합니다.


건강하고 맛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어보려구요. 지금 생각나는 건 그릭요거트, 김밥 등이에요.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하루 한끼는 꼭 만들어먹을거에요. 혹시 집밥 해먹고 싶었다면 작심사일에서 한번 도전해보실래요?


요알못의 집밥 도전기

1. 그릭요거트
2. 김밥
3. 계란초밥
4. 티라미수


Day 1.  그릭요거트


바야흐로 그릭요거트의 시대. 복숭아 씨 빼고 그 안에 요거트 넣는 그릭모모가 올여름 한창 핫했습니다. 남들이 복숭아에 그릭 요거트 넣는 방식에 주목했다면 저는 그냥 그릭요거트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4일 동안 세번 도전 했고 세 번 모두 성공했습니다. 만들고 나면 또 생각나는 그 맛. 그릭요거트 레시피는 다음과 같아요.

1. 우유 2L, 비피더스 2개를 준비한다.
2. 밥솥에 둘다 들이 붓는다. 다음 2시간 보온.

3. 2시간이 지나면 보온 취소 버튼을 누른 후 뚜껑 열지 말고 6시간 기다린다.   

4. 냄비에 채반을 얹은 뒤 면포를 두른다. 6시간 있다 꺼낸 밥솥 요거트를 면포 위에 붓는다.

5. 요거트가 담긴 면포 위 쪽을 만두처럼 묶는다. 물기를 쭉 비틀어 짜준다.

6. 물기를 어느 정도 짰으면 무거운 접시 또는 돌을 그 위에 얹는다. 그상태로 냉장고에 6시간 이상 놔두면 끝.

 *여기서 하나의 팁이 있다면 냉장고에 6시간만 두지 말고, 중간에 한번 꺼내서 가장자리에 붙은 요거트를 정리해주는 겁니다. 가운데로 요거트를 모두 몰아준 후 6을 한번 더 반복하면 좋습니다. 이렇게 되면 요거트가 좀더 꾸덕해집니다.   

그릭 요거트는 아침마다 유용한 식사가 되어주었는데요. 꿀 뿌려서도 먹어보고 카카오닙스를 넣어서도 먹어보고 다양한 형태로 먹어봤는데 전부 다 맛있었습니다. 밖에 나가서 사먹으면 100g에 4천원인데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400g에 4,000원에 맛볼 수 있으니 신세계죠?


만들기도 쉽고 맛도 있고 선물하기도 좋은 그릭 요거트. 집밥 요리로 강추할게요.



Day 2.  김밥


전날 저녁 침대에 누웠는데 김밥이 너무 먹고 싶었습니다. 연남동에 제가 좋아하는 윤수김밥이라는 집이 있어요. 이 집 김밥 참 맛있었는데...생각하다가 침 좀 삼키면서 다음날 '김밥을 만들어야겠다' 마음먹었죠. 왜냐하면 연남동은 저희집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45분 거리이기 때문이에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분주하게 마트로 장 보러 갔습니다. 햄, 우엉, 단무지, 계란, 당근을 사고 난 후 집에 돌아와서 김밥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레시피는 다음과 같아요.

1. 잘 지은 밥에 참기름 두스푼, 소금 살짝 뿌린 후 고루 섞는다.
2. 햄을 잘라서 후라이팬에 약불로 구워준다.

3. 당근을 채썰어서 후라이팬에 달달 볶아준다.

4. 계란 세개를 풀어서 잘 섞은 후 후라이팬에 약불로 부쳐서 지단을 만든다. 지단이 차갑게 식으면 잘라준다.
5. 햄, 단무지, 우엉, 당근, 계란을 넣고 김밥을 만다.
*여기서 한가지 팁이 있다면 김밥 자를 때 칼에 참기름을 묻히면 잘 잘립니다.


집에서 만든 김밥 치곤 생각보다 꽤 맛있어서 만들고나서도 놀랐답니다.



Day 3. 계란초밥 말고 계란말이


계란 초밥 같지 않은 계란 초밥이 나와서 망했습니다. 원래 저는 일식집에서 나오는 포근포근한 계란 초밥을 상상했는데 계란 양이 부족했나봐요. 다섯 알이나 깼는데 네모난 계란말이가 나오지 않아서 이번 요리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저녁에 한번  도전해봤는데요. 같은 이유로  실패해서 그냥 계란말이로 먹었습니다. 계란초밥은 어떻게 만드는 걸까요? 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고수 분들 알려주세요.


 다른 얘기이긴 한데 요즘 계란 값이 한판만원대를 바라보고 있어요. 궁금한 마음에 계란값이 치솟는 이유에 대한 기사 찾아봤는데요. 조류 독감 AI 인한 대량 살처분 + 살처분에 대한 보상금이 감소한 관계로 양계장에서 산란계를 들여오기 어려워서라고 하네요.  귀한 계란을 계란 초밥 만든다고   넘게 깨댔으니 속이 상할만도 합니다.



Day 4. 티라미수


사일째에는 티라미수를 만들었어요. 달달한게 먹고 싶었거든요. 건강한 집밥이란 타이틀을 되새기며 생크림 대신 코코넛밀크를 넣었어요. 이름하여 마스카포네 코코넛 티라미수.  인생  티라미수 도전작인데요. 레시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마스카포네 크림치즈 250g, 코코넛밀크 80g, 코코아 가루, 엔젤 쉬폰 케이크( 이름) 준비한다.
   *쿠팡에서 사면 금방 배송 옵니다.
2.  크림치즈와 코코넛밀크를 한데 섞어 준비한다.

3. 커피포트에 물을 끓인 후 카누 소형 3개를 풀어준다.
4. 티라미수 담을 용기를 준비한후 맨 밑에 엔젤 쉬폰 케이크를 얆게 펼쳐 깐다.
5. 스푼으로 빵 위에 커피를 적셔준다.

6. 크림치즈+코코넛밀크를 5 위에 얹어준다.

7. 5-6 한번 더 반복

8. 채반에 코코아 가루를 부은 후 7 위에 살살 뿌려준다.

9. 냉동실에 30분간 얼려주면 끝
 
살살 녹는 티라미수가 완성됐어요. 집에서 만드는 티라미수는 빵만 달라져도 진짜 카페에서 파는 케이크 맛이 난답니다. 이때 빵은 꼭 엔젤 쉬폰 케이크를 사용하는거에요. 저는 시판 티라미수에서 늘 카스테라 빵이 별로였거든요. 엔젤 쉬폰 케이크는 윈도우 베이커리에서 5천원 정도면 살 수 있어요.  


종합꿀팁
요알못도 할 수 있는 집밥


이렇게 하면 잘된다

그릭요거트를 꾸덕하게 하고 싶다면 무거운 물체를 얹어 놓은 뒤 냉장고에 좀더 오래 응고시키자.

김밥은 자를 때 칼에 참기름을 묻히면 잘 잘린다.

티라미수는 카스테라 빵 말고 엔젤 쉬폰 케이크로 했을때 더 케이크답다.


이렇게 하면 안된다

계란 초밥은 계란 다섯 알로는 부족하다.




해당 매거진에선 "작심사일 뉴스레터"의 한 주 지난호를 만날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가장 최신호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심지어 무료입니다.  

▶️클릭해서 작심사일 구독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