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하지 못한 실패 후 웅크린 시기-1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힘든 일, 어려운 일은 항상 있었다.
이것만 끝나면 평화와 행복이 찾아올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그리고 쉽게 찾아온 행운은 진짜 나의 것이 아니라는 것,
사람은 각자의 속도가 있고, 모든 경험은 가치 있다는 것.
2024년에 나는 이런 점들을 깊이 깨달았다.
2년 반 정도 다닌 회사를 퇴사했을 때, 나는 그냥 신이 났다.
다른 좋은 회사를 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으며
매일 왕복 3시간 반 정도였던 길을 다니면서 쌓인 피로감에서 해방되어 행복하기도 했다.
운이 좋게도 때마침 지원한 회사로 더 좋은 조건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내 인생이 이대로 탄탄대로를 걸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한달만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퇴사한 가장 큰 이유는 '부적응' 때문이다. 그곳의 분위기와 사람들에 적응하지 못해 퇴사를 결정했다. 그곳에서 나는 항상 긴장된 분위기를 느꼈고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사람들은 나를 반기지 않는게 느껴졌다. 내 옆에서 다른 팀원 욕을 했고, 다른 팀을 욕했다. 나는 매일같이 눈치를 보았고 내 모든 행동을 지켜보고 말을 달았다. 그들은 새로운 사람을 반기지 않았고 나를 신경쓰지 않았으며 나의 연봉을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묻거나 교묘히 나를 깎아내리는 언행들이 느껴졌다.그리고 그게 너무 티가 나서 나는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나는 알까기에서 나온 바둑알처럼 통! 튕겨졌다. 아주 멀리.
환승이직에 성공했을 때 나는 내가 운이 미치도록 좋은 줄 알았다. 그래서 행복했고,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하지만 내가 예상하지 못한 나의 모습에 또 다시 혼란함이 찾아왔다.
내 인생은 왜 이러는지, 도무지 이유를 찾지 못했다.
나 자신이 너무나 나약하게 느껴졌으며 버티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몸부림 치기도 했다.
행운이 진짜 행운이 아니었음을 깨달은 순간, 나는 정말 무력해졌다.
그래서 바로 재취업을 하지 못하고 그 무력함에 깊이 빠졌었다.
머릿속에서는 다시 재취업을 해야 한다는 마음과 하기 싫다는 마음이 공존했다. 실제로는 공고를 보지도 않으면서…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마음속에 불안감만 가지며 성의 없는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봤는데 떨어졌다.
어 그런데 이상했다.한두 번이 아니라, 줄줄이 다 떨어졌다.
실패가 열 번에 다다랐을 때 내 마음속에 원래 자리 잡고 있던 무기력한 실패감이 더 고개를 내밀었다.
"이렇게까지 안 된다고..? 정말 이게 맞아..?"
살면서 면접에 떨어져 본 경험이 거의 없던 나로서는 매우 충격이었다.
온 세상이 나를 안 된다고 말하는 느낌이었다.
해도 안 되겠지, 해도 안 될 거야. 에너지만 쏟아도 얻는 건 없을 거야...
이런 생각에 오히려 더 대충했다.
내가 나를 성공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느낌… 정말 그 말이 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