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낙서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고
누구의 위협도 받지 않은 채
그저 고요한 연못 속 돌쩌귀 어디엔가 붙어
조용한 삶을 살고 싶다.
어둡고 쓸쓸한 깊은 물 속에 잠겨
시간이 가는 줄도, 세상이 변하는 줄도 모르고
그 무엇에도 마음을 주지 않고서
애정이라는 감정이 존재하는 줄도 모르는 상태로
그저 그 자리에 묻어 있고 싶다.
그러다 얼마 쯤인지 모를 세월이 지나면
흐르는 물에 조금씩 닳아 스러져
거기에 있었는 줄도 모르게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