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인 연. 선 택. 우 리.
하나. "인 연" <운 명 Destiny >
이 지구상 어느 한 곳에 요만한 바늘 하나를 꼽고. 저 하늘 꼭대기에서 밀 씨를 또 딱 하나 떨어뜨리는 거야.
그 밀씨가 나풀나풀 떨어져서 그 바늘 위에 꽂힐 확률. 바로 그 계산도 안 되는 기가 막힌 확률로 만나게 되는 것. 그걸 "인연"이라고 부르는 거다. 「 번지점프를 하다. 2000 」
처음 조제와 츠네오 두 사람은 만남은 운명이 아니라 우연에 가까웠다. 츠네오가 다른 길로 산책을 했다면, 할머니가 유모차를 놓치지 않았다면, 츠네오가 이미 아침밥을 먹었다면, 매일 아침 나서던 산책을 그날 하루 쉬었다면, 수많은... 가능성을 뚫고 만든 두 사람은 인연이었을까?!
매일 스쳐 지나가는 낯선 사람들. 모두 말도 안 되는 확률로 일어나는 만남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로또보다 맞기 어려운 확률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명적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인연적 상황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관계가 얼마나 나약하면 휴대폰을 끄고 컴퓨터를 끄면 평생 다시는 볼 수 없는 관계가 대부분이다.「작자 미상 」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세뇌를 받아왔다. 동화. 영화. 러브스토리. 그래 사랑이라면, 운명적 만남이 있어야 된다.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였을까? 사람들은 인연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평생 인연을 찾으려기보다 운명을 기다린다. 여기 평생을 운명의 상대를 기다리다가 100세가 되신 할머니가 있다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할머니 운명의 상대를 얼마동안 기다리신 거예요?! "평생 "그렇다면 사랑에서 중요한 건 인연을 알아보는 것일까? 운명을 기다리는 것일까? 정답은 없다. 선택만 있다.
인연은 확률적 만남이 아니다.
먼저. 복선이 일어난다. 국사무쌍. "인생일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패" 사람들은 모른다. 매일 자신에게 일생일대의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패가 끝도 없이 들어온다는 것을 말이다. 인연은 믿는 사람은 삶의 매초 사이에 숨겨진 것을 보려고 하고 우연을 기대하는 사람은 운명이 나타나기만을 기대한다. 평생 운명적 만남을 가지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것은 마치 로맨스 영화를 보면서 하느님께 매일밤 기도 드리는 것이다. 하느님 저는 사랑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제 운명의 상대를 내 앞에 나타나게 해 주세요. 이탈리아 농담이 있다. 매일 교회에 나가 동상 앞에서 기도하는 가난한 남자 이야기다. "성자님,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로또에 당첨되게 해 주세요." 어느 날 동상이 살아 움직이며 대답했다. "아들아 제발, 제발, 제발 부탁이니 우선 로또를 사거라."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2010」
인연은 만나는 것이 아니라 알아보는 것이다. 어떻게?! 천재를 발굴하는 건 얼마나 어려운가요? 전혀 어렵지 않아요. 그냥 알아보면 되니까요. 「 McQueen. 2018」 알아본다는 건. 무슨 뜻일까?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은 두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두 눈을 통해 느껴지는 것이다. "오! 당신이군요" 되게 신기해. 언제 봤다고 오래 본 사람처럼... 편해. 「 뷰티인사이드. 2018 」 잃어버린지도 몰랐던 또 다른 반쪽을 존재를 마주하는 것 같은 느낌. 인간은 모두 AI보다 빠른 알고리즘을 장착하고 있다. 인간이 살아온 평생 동안 수집하여 명확하게 알려주는 감정들이 쌓여 저장된 감정이라는 알고리즘 말이다. 아니 그것은 알고리즘보다 더 뛰어나다.
한 인간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그 사람이 누군가를 맘에 들어하는지 아닌지 확률적 계산을 해본다고 해보자. AI는 확률을 계산하기 위해 수천억 개의 사건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컴퓨터라고 해도 그것을 찾기 위해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그냥 알아볼 수 있다.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3초도 안 걸린다. 그것을 감정 반응이라고 한다. 이것이 컴퓨터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원자를 둘로 쪼갠 후 몇 백 킬로미터를 떨어뜨려 놓아도 애초에 한 몸이었던 둘은 같은 자극에 똑같이 반응한다. 그 둘의 반응 속도는 빛보다 빠르다. 양자물리학은 이것을 “거리초월현상”이라 부르고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것을 “인연”이라고 부른다. 결국 인연은 빛보다 빨리 영혼에 가 닿는다.
우리는 매일 말도 안 되는 확률로 불현듯 찾아오는 만남이 반복된다. 하지만 그다음 인연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아름다움에 둘러싸인 채 삶의 매초 사이에 숨겨진 걸 볼 수 있어야 한다. 알아볼 수 없다면, 인연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만남은 우연이지만 인연의 시작은 알아보고 한 발자국 다가가는 것이다. 때로는 진짜 딱 20초만 창피해도 용기를 내는 거야. 그럼 장담하건대 상상도 못 할 멋진 일이 생길 거야. 「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2011. 」
둘.. "선 택"
손을 내민다는 것. 손을 잡아준 다는 것.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에 바람이었어. 조제에게 츠네오 <사람>는 나를 알아본 사람. 나를 찾아온 남자. 탄생의 이유를 안겨준 사람인 동시에 아무도 찾지 않는 깊은 바닷속 어둠 속에 홀로 닫혀 있던 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어떠한 형태로든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던 조제 스스로가 만들어 낸 것이기도 했다. 결국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선택적 만남이었다. 사랑을 얻는 것도. 행복을 얻는 것도. 원한다면 붙잡아야 돼. 절.대.로. "운 명"에 맡기기지 마. 「 Newness. 2017」 두 사람에게 만남은 인연이었지만 사랑은 운명이 아니었다. 선택이었다.
엄마. 저기 두 사람은 왜 손을 잡고 다녀요?
두 사람이 손을 잡는다는 건. 두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하나라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고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다는 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뜻인 거야.
엄마. 손 내밀어 주세요. 제게 손을 주세요.
셋... "우 리"
한 사람이 먼저 손을 내밀었으니 곧 두 사람이 손을 잡는다는 뜻은 아니다.
한 사람이 내민 손을 다른 한 사람이 잡아주었을 때 두 사람이 손을 "잡았다"라고 한다.
그렇다. 마음이 마음을 "잡는다"는 건.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미로, "연인들이 손을 잡는다"는 건.
그저 신체적 접촉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 께 잡은 황홀한 순간
두 사람이 합작 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우 리"를 선택한 순간
지금. 여기. 이순간. "살아있다"는 전율을 느끼는 기적의 순간
미래가 아닌 영원한 현재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마주하는 순간...이라고 나는 믿는다.
우리한테 멋진 게 뭔지 알아?
지금. 우리 삶을 시작한다는 거야.
미래. 그 삶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둘이 같이 있잖아.
불투명한 미래보다 같이 있는 게 멋진 거잖아
난 우리를 택할래.
「 패밀리맨. 2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