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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로운달빛 May 14. 2024

첫 책 <수상한 롤러코스터>를 출간했습니다 - 2편

바뀐 설정과 삭제된 에필로그

이전 글에서 <수상한 롤러코스터> 출간 소회를 짧게 나누었습니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5197588


이번 편에서는 퇴고 과정 중에 어쩔 수 없이 바뀐 설정과 삭제된 에필로그를 공유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미 책을 읽은 독자 여러분이 계시다면, 숨겨진 에필로그를 읽는 소소한 재미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목 변경: <롤러코스터 실종 사건> --> <수상한 롤러코스터>

원래 제목은 프롤로그와 동일한 <롤러코스터 실종 사건>이었습니다. 롤러코스터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실종되는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하고,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만한 제목이라는 생각이었어요. 


그러나 소설의 전체적인 내용을 아우르지 못하는 제목이라는 의견, 제목만 보면 거대한 롤러코스터가 어디론가 실종된 이야기라고 오해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에 따라 무난한 <수상한 롤러코스터>로 제목이 결정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마음에 쏙 드는 제목은 아니지만 최선이었다고 생각해요!


배경 및 이름 변경: 지구 어디에선가 살고 있던 레이와 엠마 --> 경기도 인근에 사는 한솔과 은비

판타지 소설이기 때문에,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삼기보다는 어디엔가 있을 법한 상상의 장소를 배경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들의 이름도 한국 이름이 아닌 '레이'와 '엠마'로 설정했어요. 그러나, 한국 소설이니만큼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인 주인공이 나오는 것이 보다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출판사 의견에 따라 경기도 인근에 사는 '조한솔'과 '신은비'로 배경 및 이름을 변경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이름은 저의 귀여운 두 딸들의 이름에서 따왔답니다.


삭제된 에필로그: 의뢰인

<역사박물관 견학>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마법사들이 순간 이동을 할 때, 마법이 아니라 포털을 타고 이동하며 이 포털 제작을 포르탈유니버스에서 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를 생각할 때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패러디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재미를 더해주기 위해 아래와 같은 에필로그를 썼는데요, 아쉽게도 실제 작품인 <해리포터> 속 등장인물이 소설에 직접 등장하는 것은 세계관에 혼동을 줄 수 있어 삭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출판사 의견이 있어 결국 삭제해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귀여운 맛(?)이 있는 에피소드라는 생각이 들어, 삭제되었던 에필로그 전문을 업로드합니다. 이미 <수상한 롤러코스터> 책을 잃은 독자들이라면 '피식'하며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에필로그 2. 의뢰인*

(*존경하는 J.K 롤링 작가의 해리포터 시리즈를 패러디한 내용임을 밝힙니다.)


오랜만에 외계 행성에서 포털 제작을 의뢰한 귀한 손님맞이를 위해 뤼벤컴퍼니 전체가 분주하다. 특히 오늘 방문하는 손님에 대한 특별한 소문 때문에 직원들은 일하는 틈틈이 쉴 새 없이 쑥덕거리고 있었다.

 그때, 소문만 무성하던 의뢰인이 뤼벤컴퍼니 입구에 나타났다. 모두 준비한 대로 공손하게 인사하며 VIP 손님을 맞이했지만, 직원들은 고개를 숙인 채 눈을 슬며시 위로 뜨고 의뢰인을 몰래 힐끗힐끗 훔쳐보았다. 그가 뿜어내는 아우라 덕분에 뤼벤컴퍼니 로비에는 전에 없던 긴장감이 감돌았다.

 “안녕하십니까, 포털 제작 건으로 대표님을 뵈러 왔습니다. 알버스 덤블도어라고 합니다.”

 의뢰인은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였는데, 묘한 분위기 탓에 도무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잿빛 머리칼을 길게 늘어뜨리고 땅에 닿을 듯한 아주 격식 있는 옷을 입고 있었다. 인사말을 건네며 활짝 웃는 바람에 얼굴에 주름이 더욱 강조되어 보였다. 그의 표정은 다정해 보이는 반면에, 주름에 뒤덮인 눈동자는 매우 강렬하고 매서워 보였다.

 “어서 오세요. 알버스 덤블도어 님, 잰시스와 루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1층 안내 직원이 공손히 인사하며 포털을 통해 의뢰인을 VIP실로 보내주었다.


***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덤블도어 교수님, 저는 뤼벤컴퍼니 대표 잰시스라고 합니다.”

의뢰인이 VIP실에 나타나자 잰시스가 한걸음에 달려와 그를 반겼다. 루카도 이어서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방금 타고 온 포털 아주 좋군요. 마법사인 저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말 찰나의 순간에 이동할 수 있네요. 우리 학교에 도입해도 아주 좋을 듯합니다.”

의뢰인이 사람 좋은 미소와 함께 잰시스에게 악수를 청하며 답했다.

“그런데, 포털 제작 때 특별한 요청 사항이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만…….”

잰시스가 의뢰인을 소파로 안내하며 말을 이어갔다. 잰시스는 의뢰인을 만나기 전 마법사라는 말에 왠지 긴장되었는데, 막상 격의 없는 의뢰인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네, 그렇습니다. 일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지금 의뢰하는 포털은 저희 마법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학생들은 현재 일반 세상에서 머글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머글들의 눈에 띄지 않고 아주 빠르게 학교로 가는 기차역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 그리고 입학할 때 짐들이 꽤 많을 거라, 짐을 이동시킬 수 있도록 공간도 좀 넉넉해야 하고요.”

“아, 사실 의뢰 내용을 듣고 좀 궁금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학생들도 모두 마법사인 걸로 알고 있는데 마법으로 이동하면 되지 않나요?”

“허허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군요. 하지만 처음 입학하는 학생 중에는 마법을 전혀 모르는 친구들도 많아요. 그런 친구들은 마법에 실패할 수도 있으니 좀 더 안전하게 포털을 이용하려고 하는 겁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잰시스의 질문에 의뢰인이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아하!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알겠습니다. 일단, 의뢰하신 내용 중에 머글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포털 앞에서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이동하도록 하는 것은 문제없습니다. 다른 행성에서는 대부분 포털을 비밀리에 사용하기도 하고, 목적지가 한 개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진작 개발된 기술이죠. 문제는…….”

잰시스가 한창 포털 기술에 관해 설명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그는 목이 타는지 테이블 위에 올려진 물을 한 모금 벌컥 들이켰다.

“무슨 문제가 있나요?”

“흠… 그런데 티켓 없이 포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저희 기술팀 검토 결과 어려울 것 같습니다. 포르탈에서는 모든 사람의 지문이 시스템에 등록되어 티켓 없이도 이용할 수 있지만, 외계 행성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이라서요.”

늘 의뢰인들에게 자신만만하게 모든 방식의 포털 제작이 가능하다고 해왔던 잰시스였지만, 티켓 없이 이동하는 방식은 쉽지 않았다. 그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개발이 어렵다고 대답했다.

“흠… 그렇군요…….”

 의뢰인의 얼굴에 실망감이 가득했다. 잰시스는 행여나 계약이 틀어질까 싶어 점점 마음이 초조해졌다. 

“학생들이 짐이 꽤 많다고 하셨는데, 그 짐은 어디에 싣고 오나요?”

그때,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루카가 의뢰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마법사들의 손수레가 있습니다. 그 손수레에 짐을 가득 챙겨 오지요.”

의뢰인이 씽긋 웃으며 대답했다. 곧이어 그걸 왜 물어보냐는 듯 의아한 표정으로 루카를 바라보았다.

“그럼, 혹시 그 손수레에 티켓을 붙여서 올 수 있도록 미리 티켓을 배달할 수는 없을까요?”

루카가 조심스레 아이디어를 냈다. 학생들에게 일일이 티켓을 배달하는 비용이 상당하겠지만, 가능하다면 그게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아! 가능합니다! 어차피 올빼미를 통해 입학 통지서를 학생들에게 발송하거든요! 그 편에 포털 티켓도 같이 보내면 간단히 해결되겠네요.”

의뢰인이 손뼉을 탁! 치며 대답했다.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렸다.

“다행이군요! 그렇다면, 티켓을 손수레에 붙일 수 있도록 특별히 뒷면에 스티커를 붙여서 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잰시스가 활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우리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올 수 있겠네요. 허허… 아! 제가 포털 설치 위치를 말씀드렸던가요?”

“물론입니다. 일전에 리스트를 주셨습니다. 조만간 가장 먼저 킹스크로스역 9와 4분의 3 승강장부터 설치 진행하겠습니다!”

“뤼벤컴퍼니에 일을 맡긴 걸 정말 잘한 것 같네요. 일 처리가 아주 깔끔합니다.”

“과찬이십니다. 나중에 저희도 마법 학교에 초대해 주신다면 정말 영광이겠습니다.”

“물론이죠. 제가 시기를 봐서 꼭 초대장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낯선 올빼미 한 마리가 나타나도 내쫓으시면 안 됩니다. 허허.”

의뢰인이 만족스러운 듯 농담을 던지며 껄껄 웃었다. 잰시스와 루카도 함박웃음으로 화답했다. 뤼벤컴퍼니 사상 최초로 마법 세계에 포털을 설치하는 계약이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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