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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헨리 배 Henry Bae Jul 16. 2018

어디서 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나요?

내가 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

최근 책을 쓰기 위해 주변 분들께 설문지를 돌렸습니다. '이러이러한 사람이 있다면 무엇을 묻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의 설문지였습니다. '이러이러한 사람이 저예요.'라고 밝히지 않았음에도 제가 부탁드린 설문지인만큼 저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을 아마 아셨을 겁니다.


다양한 분들께 답을 받았음에도 몇몇 중복되는 답이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어디서 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나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이는 제 지인뿐만 아니라, 브런치라는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분들이라면 관심이 있을 내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정보의 완성, 책


제가 가장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 창구는 바로 책입니다.


물론 단순히 데이터의 양만 따지면 결코 인터넷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은 정보가 방대한 만큼 정확하지 않은 정보도 많습니다.


저의 신념 중 하나는 '아무리 논리 정연해도, 그 기반이 옳지 않다면 소용이 없다.'입니다. 그런 저에게 부정확한 정보로 가득한 인터넷은 단순 참고용은 될 수 있을지언정, 논리의 기반이 되는 정보를 얻기에는 어렵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주로 리디북스 페이퍼를 이용합니다. ©배득형

인터넷에 불확실한 정보가 많은 이유는 익명성과 개방성으로 인해, 콘텐츠 창작자가 책임을 질 필요가 적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와 반대로 책은 저자의 실명과 정보가 공개되며, 책을 팔아 돈을 벌어야 하는 출판사도 끼어 있습니다.


책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업인 출판사가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은 그릇된 정보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뢰를 잃은 출판사의 책은 소비자에게 외면당할 테고, 책이 팔리지 않으면 출판사는 문을 닫아야 하니까요.


인터넷에서는 잘못된 정보를 올려도 피해를 보는 경우가 없지만, 책에 그릇된 정보를 실으면 저자뿐만 아니라, 책을 출판한 출판사도 피해를 봅니다. 때문에 책은 상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전문성을 가진 저자와 뛰어난 편집자가 만나 만들어진 책은 값비싼 강연에서나 들을 수 있는 정제된 고급 정보들로 가득하니, 참고하지 않는 게 손해입니다.



방대한 데이터 창고, 인터넷


그렇다고 인터넷을 아예 빼놓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요즘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습니다. 바로바로 업로드가 가능한 인터넷과 달리, 책은 출판이 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속도를 따라가기 힘듭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인터넷은 불확실한 정보가 많기 때문에, 나름의 기준을 만족하는 특정 사이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기준은 이러합니다.


인사이트가 뛰어난가

사실과 주장을 구분하는가

논리적이며 정제되어 있는가


웹에서 텍스트 콘텐츠를 판매하는 'PUBLY'의 모습 ©배득형

이러한 기준을 만족하는 대표적인 사이트로는 PUBLY, BOOK JOURNALISM, OUTSTANDING, 썰리, 생각노트가 있습니다.


PUBLY와 BOOK JOURNALISM은 인터넷의 특성보다는 책의 특성을 훨씬 많이 가지고 있는 사이트입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상대적으로 시의성 있게 고퀄리티의 정보를 정제하여 제공해줍니다. 미래의 출판 산업은 이 두 서비스의 모습을 띄지 않을까 싶습니다.


OUTSTANDING과 썰리는 인터넷 뉴스 사이트입니다. 두 사이트 모두 젊은 감성의 뉴스 서비스로 가볍게 읽을 수 있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생각노트는 유일하게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입니다. 뉴스레터를 신청하면 매주 월요일마다 메일로 글을 받아볼 수 있는데, 뛰어난 인사이트의 퀄리티 높은 글이 올라와 월요일이 아니라더라도 종종 찾아가게 되는 사이트입니다.



일상의 이야기, SNS


저는 읽히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일기처럼 나 혼자 쓰고, 나 혼자 보며 만족할 거라면 어떻게 쓰든 상관없지만, 독자에게 읽히는 글을 쓰기 위해선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사람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창고는 SNS라고 생각합니다. SNS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이니까요. 요즘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즉각적으로 많은 글과 사진들이 올라옵니다.


우리는 SNS에 일상적인 이야기나, 고민을 업로드하곤 합니다. 몇몇 분들은 정말 뛰어난 인사이트를 제공해주기도 하죠. 그래서 책이나 사이트는 논리의 기반이 될 전문적인 정보를 얻는 데 사용한다면, SNS는 글의 주제 및 사례를 찾을 때 주로 활용합니다.


브런치의 메인 화면 ©배득형

제가 주로 사용하는 SNS는 인스타그램, 브런치, 페이스북 순입니다. 여기서 '브런치가 SNS?'라는 의문이 드시는 분도 있을 듯합니다.


브런치는 블로그와 SNS의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사이트입니다. 제가 구독한 작가님들의 글은 물론이거니와, 브런치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글의 장르 또한 에세이입니다. 따라서 브런치는 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블로그나 사이트를 이용하는 목적보다 SNS를 사용하는 목적에 더 가까우므로, 본 글에서는 SNS의 범주에 넣게 되었습니다.


글을 쓸 때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 중 하나는 '어떤 글을 쓸까?'가 아닌가 싶습니다. SNS는 그런 고민을 해결할 훌륭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최고의 도구, 경험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좋은 도구는 내가 몸으로 직접 겪은 경험입니다. 특히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고 황홀한 경험은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도록 재촉합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 얻게 된 긍정적인 측면 중 하나는 순간순간에 집중하는 빈도가 늘었다는 겁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일상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습니다. 같은 하루하루를 반복하더라도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신경 쓰게 됩니다. 그래야만 글을 쓸 수 있으니까요.


심지어 글을 쓰기 위해 의도적으로 특별한 경험을 시도해보기도 합니다. 여행을 싫어하는 제가 글을 쓰기 위해 나 홀로 떠나는 장기적인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가 글을 쓰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얼마 전에 진행한 음악 인문학 콘서트 사진입니다. 조만간 이에 대해서도 글을 쓸 예정입니다. ©배득형

몰입하며 읽게 되는 글은 공감이 되는 글입니다. 그러나 공감을 유발하겠다고 진부한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글이 공감이 되면서도 신선함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내가 실제로 겪은 경험을 사례로 넣은 글입니다.


내가 실제로 겪은 경험은 남들은 겪지 못한 나만의 경험이라 독자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오며,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이기에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에세이가 인류에게 오랜 시간 사랑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경험은 우리에게 단순히 글에 대한 아이디어만을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구체적인 사례까지 제공해줍니다. 말 그대로 최고의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요즘은 SNS의 발달로 누구나 글을 쓰고, 말보다 글로 소통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글을 잘 쓰는 능력은 필수가 되었으며, 그에 따라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도 대중적으로 높아졌습니다.


브런치에는 저보다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으므로, 이런 글을 작성한 것이 약간 민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류 속에서 본 글이 글을 쓰고자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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