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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mmybear Mar 03. 2019

60년대 미국을 보여주는 영화 <그린 북>

출처: 네이버 영화

그린 북 (Green Book, 2018)

한국 2019.01.09 개봉

130분

미국, 12세 관람가

감독: 피터 패럴리



영화 설명에 따르면 '그린 북'은 완벽한 천재 뮤지션 '돈 셜리' 그리고 다혈질 운전사 '토니' 두 남자의 특별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여행안내서 ‘그린북’을 들고 남부 공연 투어를 떠난다. 예고편과 이 설명만 보고 남자 둘의 우정을 다룬 영화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이 영화는 '우정'그리고 신나는 '여행'에 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1960년대 미국의 인종차별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두 인물을 통해 보여주는 영화이다. 실제로 여기에서 묘사되는 두 인물은 실존 인물로, 영화는 이 둘의 이야기를 각색하여 만들었다. 


출처: 위키피디아

영화의 중요한 소재인 '그린 북'은 실제로 1936년에 발행된 "The Negro Motorist Green Book"으로 흑인 여행자들의 숙박 시설을 적어 논 가이드 북이다. 당시만 해도 미국에서 흑인과 백인은 같은 버스조차 탈 수 없었고, 같은 화장실조차 이용할 수 없었다. 아직까지 흑인=노예이고 사람이 아닌 것으로 취급되었던 시대였기 때문에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그 사람들에게 당연한 것이었다. 그린북은 백인과 흑인이 같은 숙박시설에 머물지 않게하기 위해 흑인만을 위한 시설을 적은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영화에서 그린북에 명시된 숙박시설들을 보면 굉장히 열악한 시설이다. 이를 통해 미국에서 흑인들에 대한 대우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미국에서는 남부지역으로 갈수록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굉장히 심해진다. 영화에서도 보여주듯이, 점점 남부 쪽으로 내려갈수록, 아직 흑인들은 노예로 남아 농사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흑인인 '돈 셜리'는 사람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그가 연주해야 하는 피아노에는 쓰레기가 가득 차 있고, 그가 연주해야하는 음식점에서는 식사조차 할 수 없다.




 신선한 설정 


우리가 흔히 ‘백인’인물이 영화에 나왔을 때 생각하는 인물 특징이 여기서는 흑인 인물 역할로 나오고 흑인 인물이 영화에 나왔을 때 예상하는 인물의 특징이 백인 역할로 나온다. 

출처: 네이버 영화

클래식한 음악을 듣는, 억양이 도드라지지 않는 표준 영어를 쓰는, 예의와 겸손함을 갖추는 태도, 최상위계층이라는 점, 모두 흑인 계층이 아닌 백인 계층의 인물로 생각할 수 있는 특징들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러한 특징들을 반대로 흑인에게 적용하여 (그리고 그것이 실제이기도 하고!) 인종 차별을 더욱 부각시키는 장치가 되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주인공 '토니 립' 은 전前 나이트 클럽 종업원이자 폭력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뒷골목 생활에 익숙해져있고 게걸스럽게 먹는 행동, 등의 특징을 지닌 사람이다. 그는 모든 백인이 그랬듯이 인종차별적 면모도 가진 사람이다. 흑인 수리공이 물을 마신 컵이라고 쓰레기통에 버리기까지 한다. 


그런 인물이, 흑인 천재 뮤지션 돈 셜리와 남부 투어 일정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을까?

출처: 네이버 영화


돈 셜리의 경우, 흑인 인종 차별을 몸소 겪는 인물로, 미국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인식을 바꾸기 위해 남부 순회 공연을 결심한 사람이다. 뉴욕에서는 하찮은 대접을 안 받을수도 있지만, 그는 굳이 심한 인종차별이 있는 남부를 돌며 사람들의 편견을 깨러 다닌다. 


영화에서는 돈 셜리의 우울한 표정을 많이 보여준다. 어쩌면 우울한 마음은 그의 대사에서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돈 셜리는 이런 말을 한다.

" 난 흑인도 아니고 백인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


그는 당시 흑인들이 즐겨듣는 음악을 하지 않았고 백인 부자들이 좋아하는 클래식 피아노를 연주했다. 그러나 그는 인종적으로 흑인이었다. 흑인에게도 백인의 삶에도 환영받지 못하는 삶, 그런 그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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