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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mmybear Mar 02. 2019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인간의 욕망

출처: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18세기 초 앤 여왕 시대를 다루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앤 여왕을 연기한 올리비아콜먼은 제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는 끊임없이 대외전쟁을 벌이는 영국, 그리고 그 전쟁을 빌미로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정당들의 대립이 벌어지는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역사적인 사건을 설명해주는 영화가 아니다. 어떤 국가가 어떤 전쟁에서 승리했고, 그래서 국가 정세가 어떻게 변했고 하는 사실들은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는다. 전쟁은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보여주려는 장치에 불과한 것 같다. 


그 대신, 이 영화가 집중해서 보여주는 것은 궁궐 내부에서 권력을 쟁취하려는 자들의 신경전과 권모술수이다. 그리고 이는 영화 내의 주요 인물인 세 여자를 통해 보여준다.



세 여자에 관해서..

첫 번째 인물인 여왕(올리비아 콜먼)은 히스테릭하며,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며 변덕이 심한 인물이다. 그녀는 신분적으로 갖게 되는 권력을 정치적으로 행사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오히려 그 권력을 사적으로 쓰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그녀에게 전쟁에게 참여하고 승리하는 것은 국가적인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전쟁을 빌미로 그녀의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녀의 관심사는 오로지 사라에게, 그리고 나중에는 애비게일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여왕의 뒤에서 조종하며 권력의 실세를 맡고 있는 ‘사라 제닝스’ (레이첼 와이즈)가 있다. 공작부인인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여왕과 추억을 나눈 오랜 친구이며 여왕과 비밀리에 연인관계를 맺은 사이이다. 그녀는 여왕의 비위를 맞춰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는 인물이다.  


또 다른 인물은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의 하녀 ‘애비게일 힐’ (엠마 스톤)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 때문에 늙은 남자에게 팔려가고 갖은 고생을 겪으며 살다 궁궐의 하녀로 들어오게 된다. 궁궐에 들어와선 여왕의 눈에 들어 신분상승을 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인물이다. 


여왕의 여자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세 여자가 중심이 되는 영화이다. 사라를 향한 앤의 질투, 앤을 통해 권력을 노리는 사라, 그들 사이에 끼어 권력을 탈취하고자 하는 애비게일이 이 영화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이 영화에서 남성은 주인공들을 움직이는 도구적 인물로 전락한다. 애비개일을 좋아하던 마샴은 철저히 애비개일에게 끌려다니고 그녀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인물이다. 애비개일은 마샴을 이용하여 귀족 신분을 얻고 궁궐에서 살게 되며 엄청난 부를 갖게 되며 여왕과 더 가까워지게 된다. 애비개일이 마샴과 결혼하여 귀족 신분을 갖게 된 후에 마샴은 그녀의 관심 속에서 사라진다. 


처음에 애비개일과 대립 각을 세우던 할리 역시 애비개일의 욕망에 이끌려다니는 인물로 전락한다. 처음에는 애비개일을 들판에 밀어버리는 등 그녀를 조종하는 듯 보이지만 애비개일은 할리의 뒤에 서 사라 측 정당을 무력화하며 결국 사라를 궁궐 밖으로 쫓아낸다. 




상징으로 가득 찬 영화

출처: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꽤 독특한 형식으로 전개된다. 막으로 장면이 전환되며 각 막의 제목은 그 막을 상징하는 중요한 대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챕터, 챕터 끊기면서 넘어가는 책을 읽는 느낌을 준다. 


내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물건이나 인물들의 행동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영화의 의미를 나타내 준다는 것이다.


왜 굳이 이런 장면을 넣었지?라고 생각이 들게 만드는, 조금 어색하게 보이는 장면들을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이것이 감독이 영화의 주제에 대해 표현하려고 한 장면이었구나를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애비개일과 사라가 새를 쏘는 장면에서 애비게일의 총에 새가 죽으면서 사라의 얼굴에 피가 확 튀긴다. 이는 곧 사라가 애비개일에게 권력을 빼앗기게 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애비개일과 마샴이 숲에서 구애를 하는 장면은 마샴이 ‘늑대’로 묘사된다. 갑자기 서로 숲에서 늑대 흉내를 내며 ‘으르렁’ 거리면서 몸싸움을 하는 장면이 내가 보기엔 꽤 어색하고 기괴했다. 본능에 충실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영화 끝에 애비개일은 술에 잔뜩 취해 여왕의 방에 있는 고급스러운 도자기에 구토를 한다. 어쩌면 이는 겉은 화려하지만 그 속을 보면 토사물과 같이 더러운, 결국 이 영화의 인물들을 모두 상징하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영화가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일까?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에서는 이들의 욕망은 허무하게 그려진다. 


애비개일은 마샴과 결혼하여 귀족이 되고, 여왕의 총애를 받으며 사라를 내쫓고 권력을 쟁취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권력을 쟁취한 후의 일상은 술에 절고, 아무 생각 없는, 목적 잃은 사람처럼 그려진다. 여왕이 시키는 굴욕적인 행동도 군말 없이 해야 하며 자신의 권력을 유지시켜주는 여왕의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감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어떠한 행동까지 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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