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5일 제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보헤미안 랩소디'의 프레디 머큐리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라미 말렉이 남우주연상을 받는 모습을 보고 잊고 있던 영화에 대한 감상문을 쓰게 되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는 퀸의 리드싱어였던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중심으로 퀸의 결성부터 그의 음악, 1985년 라이브 에이드 공연까지의 여정을 다룬다.
한국에서도 이 영화는 오랜 기간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이 영화로 인해 퀸 음악 열풍이 불기도 하였다.
영화 속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가 한 말 중 인상깊었던 구절로 시작해보려한다.
“우리는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이에요”
자신이 태생적으로 가지게 된 파키스탄인 이름을 버리고 ‘프레디 머큐리’라는 새로운 이름을 통해 규범에서 벗어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프레디 머큐리는 외모, 인종, 성적취향 등 모든 것들이 규범에서 벗어난 사람이었다. 기괴한 치아를 가진 외모, 영국에 살고 있는 파키스탄인이라는 특이한 인종적 특성, 양성애자라는 성적인 취향 등 그는 그가 살고 있는 시대, 공간의 보통 사람들과 달랐다. 그의 자유분방한 성향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파키스탄인 가정환경과도 맞지 않았다. 사회에서도 가장 가깝다고 여길 수 있는 가족에게서도 모두 '특이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그의 삶이 음악에 반영된 것인지, ‘퀸’의 음악은 기존의 규범을 따르지 않은 음악 스타일이었다. 3~4분짜리 짧은 노래가 그 당시에 규범적인 히트를 치는 노래였다면 그는 6분짜리 긴 음악을 만들려하였다. 또한 오페라라는 형식을 도입하고 틀을 파괴하고 융합해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자 하였다. 그 음악이 바로 '보헤미안 랩소디'이다. 뮤직비디오에서는 ‘드랙 퀸’ 분장을하여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도를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당시로서는 ‘규범’이라고 불리는 사회적 인식, 음악적 틀을 벗어난 그의 시도는 당시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라이브 에이드’ 공연을 보면 수많은 관중들이 퀸 음악에 호응하고 함께 노래를 부른다. 부적응자들을 위해 노래부른다는 퀸, 일반적인 음악과는 동떨어져있던 그의 음악을 듣고 수많은 관중들이 호응을하고 감동을 받았다는 것은 무슨 의미였던 것일까? 그들은 모두 부적응자라는 것일까?
결국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현장도 규범대로 딱딱 떨어지는 것만 있지는 않다. 우리가 정상이라고 여기는 것들도 결국에는 누군가의 기준에 의해 판단되는 것이고 그러한 한 가지 생각에 의해 틀이 규정되는 것이다. 수만명의 관객들이 그의 음악에 호응하는 이유는 프레디 머큐리는 그러한 다양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었고 결국 정상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희망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계급, 인종, 성(Gender) 등의 측면에서 꼭 ‘정상’이라고 여기어지지 사람들이 정상이 아니라고해서 차별을 받아야되는 것은 아니며 정상이 아니라고 해서 올바르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다양한 가치관과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다른 목소리들로 하나의 노래를 부른 것과같이 우리는 서로 공존할 수 있고 다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퀸의 노래 'We are the Champions'의 노래 가사 중 ' We are the champions my friends, And we'll keep on fighting till the end, no time for losers' 라는 가사말이 있다. 우리가 흔히 정상 비정상으로 나뉘는 모두들 우리의 삶의 동료이며 우리는 함께 공존하며 살아야 하고 친구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가삿말을 ‘비정상’이었던 퀸이, 프레디머큐리가 하였기 때문에 더욱 더 공감이 갔고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날 포함한 내 또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노력과 운과 에너지를 다하여 잘나지고 꿈과 목표가 중요하다. 학점, 근사한 대외활동, 교환학생, 학회 등을 해야 되는 것과 동시에 더 세련되어지고 더 호감 있는 사람까지 되어야한다. 그런데 이러한 많은 것들을 이행하다보면 경쟁에 지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열등감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퀸의 ‘we are the champions’ 라는 노래처럼 동시대에 같은 연령대를 살고 있는 또래들은 큰 그림에서 보면 다 동지다. 언제나 인생의 같은 시기를 거치고 있고 힘들어도 같은 이유로 힘들 것이고 서로 부딪히면서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동지들이랑 같이 힘이 되어주지는 못할망정 서로 끊임없이 경쟁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keep on fighting till the end’ 라는 가삿말처럼 우리가 힘든 일이 닥칠지라도 이것이 모두가 함께하는 고민이라고 생각하고 함께 해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영화를 보며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