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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eubird Jan 02. 2024

1. 나의 첫 시험관

현실(난임) 받아들이기 & 싸이클 과정

2022년 3월 16일.


나의 첫 시험관은 지금으로부터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나이 만 38살. 결혼하고 다시 내 삶의 터전이 된 캐나다에 산지 일년이 좀 지나서다. 생각해보면 불과 2년전인데 왜 이렇게도 까마득한 옛날같은지 ..아 세월이여..


이날은 시험관을 하기로한 토론토 난임클리닉 Anova Fertility 대표원장인 Dr.Dixon 과 첫 전화상담을 하기로 한날이다. 시험관 시작전 인트로콜은 생각보다 짧고 간결했다. 일단 메스컴에 많이 소개되기도 하고 꽤 난임의사로 유명한 Dr.Dixon에게 눈도장을 찍고 앞으로의 시험관 과정과 일정 등을 설명듣고 나머지 안내는 직원이 따로 연락이 갈꺼라는 이야기와 앞으로 잘부탁한다는 인사를 하고 끊었다.


캐나다에 다른 난임병원은 잘모르겠지만 지금 한국에서 시험관 경험들을 하고 돌이켜생각해보면 Anova 클리닉은 나름 병원내 시스템이 체계적인거같다 나름.. 시험관 과정중 필요한 각종 문서 및 시험관 정보/내용 등이 지정해준 싸이트에 로그인되면 때마다 알림 및 확인을 해준다. 그래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세세하게 관리해주는 한국병원에 비해 캐나다는 내발로 뛰어다니며 정보를 얻어내야하는 분위기다. 각 부서 대표번호도 있지만 쉽게 전화연결도 않되고 웃긴건 비용처리할때만 꼬박꼬박 병원에서 잘도 전화온다는거다;;


여하튼 거두절미하고 나의 시험관은 일주일뒤인 나의 생리 3일째 병원방문과 함께 시작됬다.

기분은 어떨떨했다..

아주옛날 친척이 인공수정해서 아이를 가졌다는 이야기를 내가 학생때 들었지 시험관에 '시'자도 들어본적 없는 내가 하게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이때까지만 해도 난 한번에 되는줄 알아 '조금 고생하고 아기를 갖는다' 라고만 생각했던것같다.


2021년 지난 11월에 한국에 결혼식 치르러 갔을때 신랑과 겸사겸사 해보자했던 난임검사에서 예상했던대로... 결과가 나왔기때문에 나는 나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었다. 그때 나는 나름 시험관하면 엄마 아빠의 우수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는 아기일테니 더 건강하고 더 똑똑하겠지란 긍정적인 마인드로, 좋은쪽으로 더 생각하려고 했던것같다.


Anova Fertility Clinic - Toronto


그때 정리했던 나의 노트:


IVF process

1. Stimulate ovaries & Monitor / 과배란 유도 및 난포성숙 확인

2. Retrieve mature eggs / 난자채취

3. Retrieve sperms / 정자채취 및 정자준비

4. Fertilize eggs -grow embryos / 체외수정 (ICSI 미세수정)

5. Embryo transfer / 배아이식

6. Await pregnancy confirmation / 임신확인과 유지


Anova 시험관은 생리주기가 시작하면 3일째 병원방문해 채혈검사와 초음파검사를 한다 > 두가지 결과에 이상이 없으면 과배란주사가 시작된다> 채취전까지 일주일에 2-3번 난포가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하러 병원방문> 난포크기에 따라 채취날짜가 정해진다


Cycle Day 1: Book an appointment for Day3

Day 3: Visit clinic with full bladder

-Bloodwork

-Ultrasound

-Medication/Injection ( 담당의가 정하는 프로토콜마다 달라지는 주사 또는 약)


채취전까지 병원갈때마다 반복되는 피검사&초음파검사. (한국은 매번 피검사는 X 하지않는다.)

그많은 나의 피를 뽑아갔던거 생각하면..피도 그렇지만 매번 주사는 정말이지...갈때마다 노적응이다ㅜ

그래도 채혈간호사 아줌마가 내팔은 핏줄이 너무 잘보인다며 칭찬을 몇번해줬다ㅎ


과배란주사 Gonal F

과배란 주사는 신랑이 놓아줬는데 생각보다 아프지않았다, 채취전 난포터뜨리는 주사 몇개만 눈물찔끔 날정도. 첫번째 시험관 과배란 주사과정은 다음과 같다:


STIM Day 1 ~ Day4:

Gonal F 300, Menopur 150, Clomid 100


Day5 > Cetrotide

Day6&7 :

Gonal 150, Menopur 75, Cetrotide

 

Day 9: Trigger shot (난포터뜨리는 주사)

Day 10: Egg retrieval -난자채취


결과는


난자 13개 채취 > 6개 수정> 1개의 5일배양만....이 나왔다.


지금와서 생각해봤자지만..그래도 이 결과를 한국에서 진행했더라면...3일배양이 두개나 나왔는데 이식했다면 어떠한 결과가 나왔을까?? 궁금하다.


그리고 우리는 Dr. Dixon의 강력한 제안으로 착상전 유전검사라고 하는 PGT-A (Preimplantation genetic testing for aneuploidy)를 시험관할때마다 진행했었다.


이 검사는 보통 여자나이가 많거나 남자 정자의 질이 나쁠때 권장되며 수정된 배아의 유전자 정상유무를 알수있다. 결과에 따라서 이식이 가능 또는 불가능해진다(자세한 설명은 다다음편에).


그래서 하나뿐이였던 1개의 배아를 pgt-a에 보내고 또 2-3주란 시간을 기다려야했다..너무 지치게했던 시간들. 결과는 비정상 염색체란 이유로 이식이 불가능하다라는거였다...


너무나 허무하게 끝나버린 나의 첫시험관.

아픔과 설렘과 기대를 가득안고 매번의 결과를 기다릴때마다 애가 탔는데

이렇게도 허무한 결과가 나오다니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래도 처음이니까.. 시험관 처음은 다 안된다 카더라이야기를 그나마 위로로 삼았다.


뭐..해보니 별거 아니네 시험관.

또 하면 되지.

다음엔 잘되겠지.

라고 훌훌 털어버렸다.


이렇게 나의 첫번째 시험관이 종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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