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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어온더문 Aug 27. 2022

i가 자기 자신만의 방식대로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일을 할 때 서로 대화하며 솔루션을 찾는 것이 꼭 필요한 업무방식인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나 같은 i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가 빨리는 외부의 자극에 취약하기 때문에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을 할 수 있는 ‘틈’이 절실히 필요하다.


조용히 생각하면서 머릿속을 정리한다. 그리고 결론을 내린다. 물론 혼자 생각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다 맞을 수는 없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하지만 곧바로 결정을 내리거나 근거가 부족한 주장을 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의견을 들어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고, 거기에 내 생각을 더 해 결정을 한다.


무엇이던 섣불리 대답하지 않는다. 생각하고 또 생각한 후 내 마음이 동요할 때 확실하게 대답을 한다. 그런 과정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못마땅할 수도 있고 확신이 없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i들에게는 스스로 자신하고 만족할 때까지 그 과정을 반복한다. 내면에서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 정작 외적으로 남들과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게 힘이 들지만, 99%의 확신이 들지 않는 이상 섣불리 주장을 내세우지 않는다. 가끔은 e들처럼 의식의 흐름대로 말을 하면서 그 말이 내뱉어짐에 따라 자기들의 확신이 더욱 커지는 것을 볼 때면 부럽기도 하다. 


i는 자주 외롭다. 그렇다고 억지로 무리에 속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쉽게 친해지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다가오는 사람들을 마다하지 않고, 친해지면 오래 깊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i는 자신에 대해 떠벌리지 않는다. 굳이 남들이 궁금해하지 않는 나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뿐인데 종종 e들은 나의 속을 모르겠다고 한다. 그렇게 나도 다른 사람에 대해 억지로 캐묻지 않는다.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기다린다. 

점심은 혼자 아무도 없는 곳에서 외부 자극을 차단하고 먹고 싶지만,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싶기도 하다. 여가시간에는 혼자 책을 읽고 잠을 자고 싶지만, 대중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궁금하다. 참 아이러니한 i이다.  


그렇게 i의 성격으로 힘겨운 직장생활을 했지만, 신중한 i이기 때문에 뚝심 있게 버티고 은은하게 빛을 지속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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