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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어온더문 Sep 08. 2023

직장인의 성장토크

후배 진급대상자들에게 성장토크를 하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부담스럽고, 뭘 이야기해야 하지.. 고민하다가 얼마 전 #일하는 마음에 대해 썼던 내용으로 성장토크를 진행하였다. 후배들이 어떻게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러분, 일을 할 때 어떤 마음이 들어요?

“기쁜, 슬픈, 분노, 억울함, 성취감, 불안함..”

저도 일을 하며 다양한 기분을 매일매일 단 하루도 빠짐없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는 굉장히 자주 내가 왜 일을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요.

그런데 사실, 제가 일을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챌린징 한 상황입니다. 그것도 이런 옴짝달싹 할 수 없는 대기업을 다닌다는 것이 말이에요.

저는 누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성향이고, 두 아이의 엄마이고, 게다가 i입니다. 굉장히 샤이해요.


어떤 날은 너무 힘들어서, 내가 이러고 회사를 다녀야 해?라고 불평불만 하다가도

결국 내가 왜 일을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결론은 ‘재미’를 느끼는 마음 때문인 것 같아요, 저한테는 일이 너무 재미가 있어요.


그런데, 그 ‘재미’가 어떻게 구성이 됐는지 살펴보면, 개인적으로 열정적이고 관심을 갖는 분야를 지속할 때, 챌린징 한데 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하고 못할 것 같기도 한 그 경계의 짜릿함이 있을 때, 동료들과 어느 지점에서 본딩이 일어날 때. 이렇게 세 가지였던 거 같아요.


저는 공간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시각디자인, 공간디자인, 전시기획 등을 두루 했지만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그런 예술과 문화적 활동들이 일어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굉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에이전시에도 있었고, 다른 대기업에도 있었어서 좀 다양한 공간이나 BTL프로젝트들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결국 남은 건 새로운 공간 플랫폼을 기획하고 구현해서 그 안에 고객들이 접하는 모든 터치포인트에서 이모셔널 한 경험을 주고 개개인이 감동할 수 있는 활동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저는 거기서 굉장한 뿌듯함과 재미를 느꼈고, 그게 저 커리어에서 하나의 thread였던 거 같아요.  


개인적인 열망이 있을 때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나오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일에 대한 욕심을 부리지 말라거나, 사적인 감정을 반영하지 말라고 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개인적 관심과 열망이 하는 일과 일치 했을 때 높은 퀄리티의 아웃풋과 진정성이 나타는데 난 그 지점이 참 좋은 거 같아요.

그런데 좋은 것을 향해 전진하려면, 나쁜 것을 피하는 방법으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이런 말도 있지만, 사람은 다 다르니까.. 전 일단 새로운 거 해보는 거 좋다고 생각해요. 해보고 아니면 빨리 피벗 하는 게 돌아가는 거나 피하는 거보다 생산적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하는 마음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고 일을 하니 조금 더 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일을 하다 가끔, 힘들고 슬럼프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는 어떤 일이나 상황에서 나를 떼어내고 바라보기, 나를 통해 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일 자체를 객관적으로 보고자 노력하기 하지만 개인적 열정에서 떼어놓지 않기.  그것이 저의 일에 대한 마음입니다.

 

분명한 건, 우리는 우리의 일을 각자의 방식대로 사랑합니다.

오늘도, 저는 분노와 좌절과 고통과 행복과 뿌듯함을 동시에 느끼지만 여기에 재미를 가장 큰 가치로 생각하며 일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오늘 말씀드린 주제는 제가 존경하는 임팩트 투자사 옐로독의 제헌주 대표님 책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 책에는 제가 굉장히 공감했던 이야기가 있었어요.

 

 

이미 거쳐갔다고 생각했던 지점에 다시 도착해 버렸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겨우 돌파했다고 생각했던 어떤 단계에 꼼짝없이 다시 붙들렸다는 그런 생각.
내 안간힘은 우상향의 차곡차곡 밟아 올라가는 계단이 아니라 거듭거듭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뫼비우스의 띠인 것이 아닐까. 그러다가 이런 그림을 보았다. 조금씩 커지는 동심원의 이미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지만 그래도 조금 커진 원의 경로를 통해서라고, 정면충돌을 피할 수 없었던 그 지점을 이번에는 조금쯤 빗겨나가며 거쳐가고 그래서 충격이 조금은 덜한 것이라고, 언젠가 또 이 지점 근처로 돌아오겠지만 그때는 충격을 이번보다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새로운 것에는 오직 이런 식으로만 가 닿게 되는 것이라고.

 


이 부분에 굉장히 공감하며 스스로의 일하는 마음을 어여삐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선배 직장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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