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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ho Won Mar 25. 2023

코로나가 바꾼 의약품 유통과 물류

중앙 관제가 필요한 공급망 Visibility

제조업에서 '물류'는 심플하게는 부품을 공급받아 최종 제품을 생산한 이후 고객에게 전달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말한다. 부품이 제조시설 또는 창고로 들어와서 생산, 가공 등의 부가가치가 더해져서 완제품으로 만들어지고, 고객의 오더가 들어오면 필요한 곳으로 Outbound로 배송하는 과정이다. 유통사는 어떤 고객이 어떤 제품을 언제 어디에서 필요할지를 예측하여, 해당 제품을 최대한 고객 가까이 배치해 두어야 빠른 판매가 가능해지고, 이러한 과정에서 물류사는 생산지에서 수요지까지 최소의 비용과 시간으로 효율적으로 제품을 전달하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의약품, 의료기기 제조사도 마찬가지로 중앙화된 생산시설에서 제품을 생산하지만, 결국 병원이나 약국 등 환자가 있는 곳에 정확하게 배송되어야만, 약이 필요한 고객이 그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과거에는 제약사들이 직접 자체 창고와 물류조직을 들고, 전국의 병원과 약국으로 배송하던 시절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제약사는 좋은 약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도매상들은 병원과 약국으로부터의 수요 관리에 집중하고, UPS healthcare, Fedex healthcare 같은 전문 물류 기업들이 의약품 운송을 담당하면서, 산업계의 각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전문 영역에 집중하면서 분업화가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산업 내 사업자 간 분업화는 결국 다양한 플레이어의 참여를 유도하게 되었는데, 의약품 도매상이 다단계로 급격하게 증가되었고, 물류 수행업체 (포워더, 포장사, 운송사 등) 또한 지역적으로 다루는 제품 별로 세분화되어 증가하게 되었다. 그러나, 제약사 입장에서 비용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기억 나겠지만, mRNA 기반의 코로나 백신은 영하 70도 (Pfizer) 및 영하 20도 (Moderna) 이하에서 보관해야 하는 특성이 있었고, 인도 또는 유럽에서 생산되어 전 세계 국가로 운송이 되는 전체 구간에서 동일하게 온도가 유지되어야만 제품 품질(Integrity)에 영향 없이 안전하게 환자에게 투여가 가능했다. 유통과 물류를 각 개별 국가의 기업에게 맡겼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품질 문제가 환자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제약사는 전 세계 유통과 물류를 직접 컨트롤하여야만 했다. 언제 생산된 백신이 현재 어디에 있고 보관 온도는 어떠하며 몇 개가 사용되었고 몇 개가 남아 있는지. 백신이 부족한 지역에서 사망자가 증가하였기에, 남은 재고를 재배치하여 접종율을 증가시켜야만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전국의 백신 재고량이 실시간으로 관리되어야만 했다. 미국은 Operation Warp Speed 라는 백신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코로나 백신 개발, 임상시험, 생산 및 접종 등의 일체 과정을 중앙에서 관리하며 빠른 시간 내에 많은 국민들이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통제하였다.


위의 그림처럼 Pfizer 공장에서 제조된 백신이 UPS, Fedex 등의 비행기로 미국에 들어와서 전국 병원 등으로 배포가 된다. 뉴욕 주지사 Cuomo는 기자들 앞에서 직접 포장재를 오픈하여 백신을 공개하였는데, 이 장면에 보면 박스 오픈 후 상단 커버에 Pfizer 브랜드가 붙은 디바이스가 있는데, 이것이 IoT 실시간 센서이다.


온도, 습도, 조도, 충격 및 위치를 감지할 수 있는 기기를 부착하여, 공장에서 전 세계 Last mile 병원까지 모든 물류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Pfizer는 전 세계로 공급하는 자신들의 백신이 품질의 문제없이, 정확한 시간에 배송이 되는지를 이러한 디바이스를 통해 중앙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었는데, 업무는 복수의 물류업체를 통해 이루어지더라도 "데이터"는 직접 확보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Cold Chain 가시성 플랫폼을 Pfizer에게 제공한 Controlant는 이때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급성장하게 된다.



여러 포워더와 운송사를 통해 물류가 수행되어도 데이터는 중앙에서 관리하고 싶다는 니즈는 제조사와 유통사의 오래된 희망사항이었으나, 포워더나 운송사가 각자가 관리하는 데이터는 보통은 '문서' 기반(AWB, B/L)이고, EDI로 연동하거나 개별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수준이라, 표준화 안된 데이터를 모아서 관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항공/선박/트럭 등의 운송모드의 스케줄과 도착예정시간이 담긴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과 트럭 위치와 운송시간/거리를 관리하는 ELD 등과 연동하여, 물류의 흐름을 통합적 관점에서 관제할 수 있는 솔루션들이 등장하고 있다. 항공기와 선박의 이동속도, 항구 터미널의 혼잡도를 측정하여, 도착예정시간(Estimated Time Arrival)을 직접 계산할 수 있어, 운송사보다 더 정확한 ETA를 계산할 수 있다고 한다. 제조사가 고객 납기약속을 준수하고, 도착지연이 예상될 경우 사전에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고객만족도를 높이거나 클레임을 예방하는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코로나 백신 이후에도, 개인 맞춤형 항암치료제 등 바이오 의약품의 개발은 증가 추세에 있다. 바이오의약품의 특성상 온도/습도의 보관 조건이 까다롭고, 특정한 생산 기지(CDMO)에서 생산되어 전 세계에 배포되어 사용되는 것이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사가 약만 제조하던 시대는 지났다. 임상시험부터 양산, 그리고 회수까지 Supply chain 전반의 가시성을 직접 확보해야만, 빠른 시간에 더 많은 사람에게 안전하게 의약품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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