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콘 Jul 02. 2019

생맥주가 맛있는 분위기 가득한 오사카 술집

다양한 꼬치요리와 깔끔한 생맥주를 맛볼 수 있는 '시모타야'


아늑한 분위기가 매력인 '시모타야'


일본여행의 꽃 중 하나는 술과 안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도 역시 이번 여행에서는 허리띠를 풀 각오를하고, 괜찮은 술집을 찾기 위해 나름 고군분투했다.


사람이 아주 많지도 아주 적지고 않은 곳으로 가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러다 셰프만 세 네명 있는 작은 선술집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은 반 정도 차있는 바 형태의 좁은 공간안에서 일본만의 운치가 느껴졌다.

그렇게 우리는 '시모타야'에 들어왔다. 

여덟자리 남짓한 바테이블과 인자한 얼굴의 셰프들. 

영어 메뉴판을 읽어보았지만 술은 딱히 메뉴에 적혀 있지 않아서 일본어로 적힌 메뉴판을 읽었다. 

잘 모르겠는 부분은 직접 물어보니 우리 또래로 보이는 직원 분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역시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했던가. 

우리는 고민 끝에 기본 중 기본인 나마비루(생맥주)를 선택했다. 맥주는 사이즈 별로 선택할 수 있었다. 언니는 중 사이즈 나는 글라스(작은 사이즈) 로 주문하였다.

나물 같은 샐러드가 기본 안주로 먼저 나왔다. 그리고 이내 생맥주 두잔을 받았다.

우리는 서로 나눠 맛보았다. 내 것과 언니것의 맛이 서로 달랐다. 

내 잔을 따라주는 것은 직접 눈으로 봤지만 언니 것은 미처 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다른 맛의 생맥주인가 신기해 했다.


머그는 조금 깔끔하고 가벼운 느낌이 더 강했다. 물론 아주 맛있었다.

가끔 몇몇 맥주에서 느껴지는 비린 맛이라던지 특유의 에탄올램프 같은 알코올 맛은 일절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 알코올이 들어간 차처럼 깔끔하고 향이 향긋했다.


글라스는 비슷했지만 맛이 좀더 묵직한 느낌이었다. 고소한 향과 맛이 좀더 강하게 느껴져 나도 모르게 계속 손이 가는 중독적인 맛이었다.

진한 맛이 느껴지는 글라스가 더 마음에 들었다. 

그러다 문득, 


"같은 맥주면 어떡하지?"


그렇다면 그냥 기분 탓인가보다하고 넘어가기로했다.

술을 3분의 1정도 마셨을까, 술과 같이 주문했던 닭껍질꼬치와 돼지목살 꼬치가 나왔다. 

닭껍질꼬치야 뭐 말이 필요없는 쾌락적인 맛이었다. 닭의 껍질을 좋아하는 사람을 잘 알것이다. 닭이 나왔을 때 껍질만 뜯어먹고 싶은 욕망을,

 - 연어초밥의 연어만 골라 먹고 싶은 것과 같은 욕망이다.-

그런 욕망을 만났을 때의 기분이란! 허락맡은 장난을 치는 맛이었다. 짭짤하고 쫄깃한 그저 맛있는 부위 그 자체라는 점이!


돼지목살꼬치는 부드럽고, 조금 짰다. 데리야끼 소스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툼한 고기에는 꽤나 잘어우러지는 짭짤함이었다.

짭짤한 안주와 함께 하니 술을 부르는 건 당연지사였다.  

우리 둘다 잔을 다 비우고, 머그를 다시 주문했다.

직원이 따라주는 것을 확인했는데,

놀랍게도 글라스와 같은 술이었다. 우리는 머슥한 얼굴로 그냥 기분탓이었나 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찾아보니 놀랍게도 잔에 따라 맥주의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막입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했다.

예전에 일본여행에서 작은 호르몬 가게에 가본적이 있었다. 밥 반찬처럼 소금구이를 해주는 곳이었는데 곱창같기도 막창같기도 하면서 묵직하게 쫄깃하고 적당하게 짭짤한 맛이 밥과 잘어우러져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기대하면서 호르몬 꼬치를 추가 주문하였다.

하지만 예상한 비주얼과는 다른 호르몬 꼬치가 나왔다. 내가 생각한 내장의 모양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데리야끼 소스라니!

깜짝 놀랄만큼 짠 소스 맛이 혀를 때렸다. 셰프 아저씨의 조리법을 보니 꼬치들이 대부분 데리야끼 소스로 목욕을 하고 나온 아이들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소스를 접시에 좀 닦아 먹었다. 소스가 없었다면 더 맛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알고보니 호르몬은 내장구이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전에 먹었던 호르몬 구이와 모양새가 다른 것이었다. 어쨌든 곱창, 막창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환영받을 음식이다.

시모야타는 깔끔한 술과 저렴하고 일본 그대로의 안주,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술집이다.

작은 바 테이블에 여덟명 남짓한 손님과 셰프복을 차려입은 3, 4명의 셰프들.

소근거리는 이야기소리와 하얗게 피어오르는 연기, 그리고 치이익 거리는 요리소리.

모든 것들이 프레임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을 준다.

그 순간만의 소속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https://www.google.com/maps/search/?api=1&query=Shimotaya&query_place_id=ChIJg4Ywv2vnAGARmNf3ewrl6J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