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도 괜찮은 것인가.
비즈넵 2.0 버전 정식 출시한 지 1년 만에 새로운 버전인 비즈넵 3.0의 Beta를 출시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늦은 버전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했지만, 2.0 정식 버전 출시하고 나서 기간을 보니 1년 만에 새로운 버전을 출시한 것이었다. 기존 2.0 버전을 완전히 3.0으로 대체하기엔 1년이란 시간이 여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고객의 혼란과 운영상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비즈넵 2.0 버전과 3.0 beta 버전을 동시에 운영하기로 하였다.
내비게이션과 메뉴 정리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모든 페이지를 점검하지 못하고 3.0 버전을 오픈한 결과였다.
3.0 버전에서 내비게이션과 전체 디자인, 메뉴명 등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페이지 화면이나 일부 기능들은 2.0 버전을 그대로 가져와서 UI와 UX가 의도한 것과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내비게이션과 메뉴 정리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모든 페이지를 점검하지 못하고 3.0 버전을 오픈한 결과였다. 그래서 디자인이라도 3.0 버전으로 통일하기 위해 웹앱 디자인 시스템을 정리하고 이걸 기반으로 프런트에 디자인을 반영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어떤 것은 디자인 변경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새로운 기능을 만든다 생각하고 업무를 진행해야 했다. 아무리 Beta 기간이라곤 하지만 너무나 많은 것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클로즈 베타(Close Beta)라고는 안 했지만, 우선적으로 유료 고객에게만 Beta를 먼저 오픈했었다. 서비스 이용 매뉴얼도 없는 상황에서(도랏..?) 내비게이션도 바뀌고, 메뉴 명칭과 순서도 바뀌고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라고 판단이 될 만큼 새로워서 2.0 버전을 사용하던 기존 고객들이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당황해하셨다. 서비스 이용 매뉴얼을 급하게 만들어야 했다. 처음에는 비즈넵 공식 홈페이지 지식센터에 매뉴얼을 넣으려고 하였으나, 유료 고객에게만 제공해야 할 로그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었다. 그래서 노션(notion)으로 기본 매뉴얼을 급하게 만들고 제한적으로 링크를 가진 고객들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 우선 배포하였다. 그나마 다행은 서비스 이용 매뉴얼이 배포되고 나서 고객들이 변경된 내비게이션과 디자인에 비교적 잘 안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클로즈 베타(Close Beta)를 종료하고 오픈 베타(Open Beta)를 진행하기엔 무리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또 이대로 계속 오픈하지 않고 있기엔 우리 회사는 2.0이라는 레거시를 빨리 버리고 3.0 버전을 시장에 빠르게 내놓아야 하는 스타트업이라는 입장이 있었다.
게다가 2.0 버전과 3.0 베타 버전을 같이 운영하니 앱 2개를 운영하는 것과 같아서, 3.0 버전에 집중해서 기능이나 디자인을 개선할 수 없었다. 서비스 내에서 기능 하나를 개선하려고 하면 2.0 버전과 3.0 버전을 모두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디자인도 개발도 시간이 2배가 걸렸다. 이 시기에는 실 사용유저가 더 많은 2.0을 버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버전도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한쪽으로만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2.0 버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기능을 만들 때는 3.0 버전에만 붙이고 2.0 버전에는 제공하지 않는 방식으로 2.0 버전을 닫기 위한 절차를 조금씩 밟아 나갔다. 그렇게 3.0 클로즈 베타를 론칭한 지 3개월 만에 오픈 베타를 론칭할 준비를 진행했다.
8월에 론칭하여 클로즈 베타 형식으로 진행한 3.0 버전의 한정된 오픈 방식과는 다르게 11월에는 신규로 진입하는 고객 모두에게 3.0 버전을 제공하는 형태로 전체 오픈할 준비가 되었다. 복잡한 권한이나 디자인이 채 반영되지 않았던 많은 화면들, 그리고 불안정한 서버 문제들을 거의 모두 해결하고 서비스 이용 매뉴얼까지 갖춘 상태에서 구성원 모두가 3.0 버전 오픈에 매달렸다.
정식 버전 론칭은 아니었지만, 한정된 고객이 아닌 모든 고객에게 오픈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식 버전 론칭만큼이나 떨렸다. 그리고 3.0 베타 버전에서 핵심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4대 보험 업무를 지원하는 기능도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인가 걱정되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오픈 베타를 진행하고 나서 서비스 운영에 문제가 될만한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고 오히려 3.0 버전에 대한 호응이 좋아 유료 고객 수가 J커브를 그리며 증가하였다.
물론, 2.0 버전에서 3.0 버전으로 옮겨온 기능 중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이슈들이 발생하여 수정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2.0 버전에서만 제공하고 3.0 버전에서는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한 기능 때문에 3.0으로 넘어오지 않겠다고 하시는 분이 계시기도 하여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등 다양한 이슈들을 직면해야 했다. 대부분은 별문제 없이 해결되는 이슈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하고 고객 이탈로까지 이어지는 이슈들도 발생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고객들이 쉽게 사용할 거라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오히려 고객이 어려워해서 전반적인 UX를 다 뜯어고쳐야 하는 기능도 생겨났다. 2.0 론칭 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고객 인터뷰 없이 우리끼리의 생각으로 만들어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3.0 베타 버전만 붙들고 있을 순 없었다. 정식 버전도 론칭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3.0 버전과 어울리는 비즈넵 모바일 앱 3.0 버전도 론칭해야 했다. 웹앱 3.0은 앞으로 계속 3.1, 3.2, 3.3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서 개선해나가면 될 일이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3.0 버전 개발 시작은 UX를 개선하자는데서 출발했으니 고객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고 서비스에 반영해야 하다는 것이다. 고객이 늘어날수록 피드백 수도 많아질 것이고, 이 피드백이 서비스에 빠르게 반영될수록 3.0 정식 버전을 빠르게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정식 버전 출시는 어차피 내년(2020년)으로 미뤄질 것 같으니(!!) 일단은 현재의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여서 이탈률을 낮춰보자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