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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스 기획자 엘린 Dec 28. 2021

2021년 회고

1년 만에 쓰는 글이 회고라니

2020년 회고 글을 발행한 지 딱 1년이 지났다. 1년 만에 쓰는 글이 1년을 회고하는 글이라니 좀 부끄럽기도 하다. 올해는 참 여러모로 글을 쓰기 힘든 해였던 것 같다.

격변의 2021년이었다.
나는 2021년을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다. 


올해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격변의 2021년이었다. 나는 2021년을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그보다는 회사와 내 개인적인 일 모두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회사는 새로 투자를 받고 몇 년 간 변동의 거의 없던 내부 구성원의 변화가 크게 있었다. 조직도 분기마다 개편되었고, 나는 서비스 기획자에서 Product Owner라는 직함을 가지며 매니징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에 회사의 변화가 그리 견딜만한 것은 아니었다. 한 때 퇴사도 진지하게 고려할 만큼 힘든 시간을 지나 현재는 다시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회사에 남아있다. 2021년에 대한 회고는 분기별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1분기

1월부터 3월까지는 브런치로 연이 닿게 된 멘토링 업체에서 기획자, PO, PM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다. 하지만 일주일에 4시간 정도씩 멘토링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2월부터는 PO 역할을 본격적으로 맡아 매니징 업무가 추가되면서 매주 평일 저녁과 주말에 시간을 내어 멘토링 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매니징 업무도 처음이고, 대학생 대상으로 직무 멘토링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래서 결국엔 2분기부터는 멘토링 참여는 중단하고 본업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스크럼 조직원들과 1:1 면담도 꾸준히 진행하고, 매니징이나 팀장 관련 책과 아티클도 열심히 읽기도 했다. 이때 회사의 투자 유치도 확정되어 내부 분위기도 조금 어수선했기에 멘토링을 중단하고 업무에만 집중하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분기

1분기에 회사가 투자를 받은 기쁜 소식은 잠시 뒤로 한 채, 2분기에는 빠르게 서비스 개선도 하고 보안 사항도 점검하고, 세금 신고 시즌에 맞는 신규 리포트도 론칭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이 와중에 채용 서포트도 하면서 면접도 봐야 하고 정말 정신이 없었다. 내가 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혼란스러웠다. 이러면서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동료들은 좋은 곳을 찾아 떠나시기도 하고 좋은 분을 새로 모셔오기도 했다. 이때 드디어 새로운 PO분을 뽑게 되어 감격스러움과 동시에 도메인 관련 질문에 답변을 드리느라 너무 정신없는 상태가 지속되기도 했다. 약간의 카오스 상태로 2분기를 보냈던 것 같다.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3분기

그동안 미루어왔던 서비스 개선을 진행할 타이밍이 되었다고 판단되어 나와 우리 스크럼 조직은 리포트 서비스를 개편하는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2분기에서 미처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계속 이어져 오면서 서비스 개편은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일정이 계속 미루어지면서 크고 작은 갈등이 해결되지 못한 상태로 유지되어(뒤늦게 일부 해결되긴 했지만) 정말 힘들었었다. 몸도 많이 아팠다. 서비스 기획에는 자신 있지만 매니징엔 영 자신도 없고 실력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전부 다는 아니지만, 1차적으로 원했던 방향으로 서비스 개편이 이루어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 너무 힘든 시기였다ㅠㅠ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4분기

놀랍게도 매 분기마다 조직 개편이 이루어졌는데, 잦은 조직 개편 속에서도 서비스 전체를 바라보고 좋은 서비스로 만들기 위한 동료들이 계신 덕분이 Growth 스크럼을 조직하여 일부 서비스 개선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링적으로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결정이 나게 되어 마지막 분기 OKR을 중단하게 되었다. 백엔드는 리빌딩 팀이 꾸려져서 리빌딩이 진행 중이고, 프런트엔드도 Angular에서 React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고 회사 전체로 봤을 때 기술적으로 큰 전환의 시기를 겪는 중이다. 그래서 PO와 마케터, 그리고 전략, 디자인 직군들은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다양한 서비스의 작은 부분부터 서비스 외적인 부분까지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 시기를 빌어서 안식휴가도 다녀오고 좀 충분히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재충전하였다. 회사는 CTO, CPO, COO를 새로이 모시고, 사명 변경도 에멘탈에서 지엔터프라이즈(Zenterprise) 하면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나만 잘하면 되나...?




글을 쓰지 못한 것에 대한 변명


올해는 유독 이야기 흐름이 그려지지 않았다. 

2021년은 주관적으로 정말 힘들고 정신없는 한 해였기 때문에 글을 쓰려고 여러 번 시도하고 글을 절반 정도 쓰다 만 것도 있는데 결국엔 발행하지 (안)못했다. 여태 까지 글을 쓸 땐 항상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갈지 그려졌는데, 올해는 유독 이야기 흐름이 그려지지 않았다. 글을 완성할 자신이 없었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결국엔 브런치가 계속 "작가님 보고 싶어요."라고 알림을 보내오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제대로 된 글을 한 편도 발행하지 못했다. 

꾸준히도 압박 아니 알림을 보내오더라(...


그리고 못 한 것이 또 있었다. 

2020년 회고 글에 2021년 목표라고 적어 놓은 것들이 있었는데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 2021년에 나는 뭐한 걸까.. 생각해보면 그냥 치열하게 살아남았다 정도인 것 같다. (아! 삼봉이 중성화는 1월에 진행할 거니까 이건 했다고.. 아닙니다) 그래서 2022년 목표는 그냥 일과 가정에 충실하며 살아남는 걸로 하려고 한다.(급 마무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냥 넘어가자)


그럼 모두 행운과 행복이 충만한 2022년이 되길 바라며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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