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촬영을 앞두고
세 밤만 자고 일어나면 떨리는 웨딩 촬영날입니다. 한 겨울의 웨딩 촬영을 걱정해 주시는 오지랖이 난무합니다. 안 그래도 신경 쓸 것들이 많아 예민합니다.
네, 다음 주가 촬영인 걸 “왜 1월에 촬영을 해?”라는 뚱딴지같은 질문에 두 눈이 치켜 위로 올라가는 걸 겨우 내리깝니다. 신혼집 이사와 청첩장 모임 일정을 생각하면 지금 하길 잘한 걸. 어련히 예비부부들이 고심해서 짜놓은 스케줄에 구태여 말을 보태질 않길 바랍니다.
걱정 반 설렘 반입니다. 우리의 웨딩 사진이 예쁘게 나왔으면 하는 소망에서 비롯되어 내 얼굴이 실제보다도 더 못나게 나오면 속상할 것이란 실망이 두려워서입니다.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라 드레스 투어를 시작한 11월부터 식단과 운동을 신경 쓰기 시작했습니다. 1월 중순 촬영을 앞두고 새해부터 2주 간 바짝 다이어트를 하고 있습니다.
5년 동안 적게는 46kg 빠지고 많게는 55kg까지 쪘었고 최근 평균값은 53kg였습니다. 키가 164cm에 근육이 있는 편이라 겉보기엔 날씬하지만 사진을 찍으면 턱살과 팔뚝, 허벅지, 배에 군살이 꽤 붙어 있습니다. 살과 함께 찾아온 먹는 행복함으로 삶을 풍요히 채우긴 했네요. 그래도 웨딩 사진만큼은 군살 없이 여리여리한 신부의 모습으로 담기고파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가 이보다 열렬한 적이 없습니다.
아침 점심은 적당히, 저녁을 먹지 않고, 아침 공복에 헬스장에 매일 같이 출석해서 30분에서 1시간가량 운동을 합니다. 다이어트의 8할은 식단이라는 진리는 변함없나 봅니다. 3일 간 저녁을 먹지 않거나 한 번씩 거의 24시간을 단식으로 몸을 비워주니 2kg이 빠졌습니다. 이때부턴 살 빼는 재미가 들어 조금 안 먹어도 배고픈 걸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단식을 하면서 정신이 맑아지고 피부가 깨끗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끊임없이 먹어왔음을 반성하고 위장을 쉬게 해주는 여유를 가집니다.
웨딩촬영을 즐겁게 마쳤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예뻐졌다, 살 빠졌다는 칭찬을 자주 듣는 근래에는 다짐을 해낸 나 자신을 또 칭찬해 줍니다. 막연히 살을 빼야지 웨딩촬영을 잘해야지 라는 생각보다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내가 되고 싶은 이미지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조금 실수하더하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방향이 있으니깐요. 그래서 제 이미지는 입 밖으로 꺼내기 민망한 ‘사랑스러움에 세련 한 스푼’이었는데요. 본식 때를 기대하며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꾸준히 이어 나가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