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순까지만 해도 땀에 절어 있었는데 10월이 되니 쌀쌀하다. 날씨가 좋을 땐계획 없이 걷는 경우가 많아서 잔디밭에 눕는 경우가 많다. 음악도 듣고 흥얼거리기도 하고 하늘도 보고 주변 사진도 찍고 특별히 뭘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니 유일하게 무념 무상할 수 있는공간이다. 일부러 노트북도 안 들고 간다.
언덕을 걸어 올라가 자리를 잡는다. 번잡한 자리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휴식하는 편이다. 전날 안 좋은 일이 있었거나 일이지쳤을 땐 많이 걷고 자연도 마주하고생각을 정리한다. 내가 부드럽게 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다음에는 현명하게 행동해야겠네 하며스스로를 다독이는 편이다. 어릴 땐 마음 다스리는 법을 잘 모르니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타인을 의지하지 않고 나 자신과 대화하며 치유하는 법을 깨우쳐 나가기 시작했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을 기점으로 치유 습관을 연습했다.
친구와의 대화는 한계가 있다. 모든 걸 말할 수도 없고 사람마다 이해하는 깊이도 다르며 안 좋은일은 말할수록 곱씹게 되어 기분이 상하고 나중엔 괜히 말했다는 생각도 든다. 속상할 때마다 사람을 찾을 수는 없으니 책을 읽고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면서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을 찾게 되었고 그 방식이 나한테 제일 잘 맞는 듯하여 내 나름대로 온유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힘들다고 술을 찾거나 필요 이상으로 사람에게 하소연하지않는다.정신이 힘들다고 몸을 망치면 안 된다. 또 하나 러닝도 추천드린다. 그냥 나가서 뛰시면 힘드니까 말도 안 나오고 잡념도 사그라든다.
두터운 겉옷을 챙기기
커피 마시기 좋은 곳
날이 좋으면 카페에서 음료를 테이크아웃 한 다음 천천히 공원으로 걸어 들어간다. 햇볕도 좋고 바람도 부는데 실내에 있기엔 시간이 아깝다. 가을을마음껏 누려야 된다. 하늘도 많이 보고 잔디도 푸를 때 맨발로 밟아보고 바람도 매섭지 않을 때 느끼면 행복하다.마음이 울적하시거나 답답하시면 많이 걸으시고 광합성을 충분히 해주는 걸 추천드린다. 따뜻한 커피도 한 잔 챙겨서 바람 따라 흔들리는 나뭇잎을 천천히 바라보시면 마음에 있던 화도 천천히누그러드실 거다.
주문한 카페모카 언제나 반 샷
잔디 홀더
사진 찍기
요즘 좀 늙은 것 같아서 슬프긴 한데 이 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참 싫다. 운동을 해도 늙는 건 방법이 없다. 최근에 제주바다에서 몸까지 다 태워버려서 허리의 반은 까맣다. 근본 없이 몸에 그라데이션이 생겨서 화이트닝 크림이라도 발라야 되나 한다. 잔디에 눕는 걸 좋아하니 잔디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다. 최근에는 머리가 너무 탈색돼서염색을 했는데 티가 안나도 너무 안 난다.염색은 색이 들어가야 효용성이 있는 데 무색무취다.
공원에 누워 있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이상한 일이 전혀 아니기때문에 편히들 누우셔도 된다. 벌써 10월이니 한 달만 지나도 춥디 추운 혹한기가 다가올 거다. 다들 추위에는 마음이 싱숭해지기 쉽고 몸도 느려지고 연말쯤엔 내가 도대체 뭘 한 건가 싶을 수도 있다. 누가 뭐라 하든 안 된다고 하는 말은 무시하시고 내 갈길 가시면서 다가올 2개월도 충만하게 보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