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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 치과의사 Jan 13. 2019

[계획] 작심삼일이 백번이면 일 년 내내 지친다

  뭔가를 결심하는 사람들에게는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늘 따라다닌다. 그러다 보니 나온 멋진 말이 ‘작심삼일이 백번이면 일 년이다.’, '작심삼일도 계속하면 성공한다.'라는 말이다.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매번 다시 마음을 다잡으면 끝내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의 좋은 말이다. 다만, 나는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보려고 한다. 결심과 포기가 반복되면 사람은 지치기 마련이다. 장기전을 싸워야 하는 장수에게 일희일비하라니 무슨 말인가. 공부는 애초에 작심삼일을 하면 안 된다. 


1. 공부 계획 잡기


 공부법 이야기를 하면서, 공부 계획 짜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계획 같은 것을 잘 짜지 않는 성격이다. 그런 주제에 공부 스케줄로 노하우를 설명한다니 웬 말인가? 분명 나와 같은 게으름뱅이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고, 천성적으로 불가능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 중에는 매일매일 스케줄러를 작성하고, 또 밤에는 다이어리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그런 분들께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만큼 당연히 그런 꼼꼼함에 능하지 못한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공부를 하겠다면서 공부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을 쓰는 게 얼마나 미련하냐’라고 생각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래서 계획은 단순해야 하고, 큰 그림에서 마련돼야 한다.

 먼저 공부 기간을 잘 설정해야 한다. 공부 기간은 너무 길거나 짧지 않아야 한다. 커뮤니티 사이트나 학원 정보 등을 통해 사람들의 평균 공부 기간을 확인하자.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조금 짧게 설정하기를 권한다. 미트의 경우 학원을 통해 들은 바로는 평균 1년 정도를 잡는다고 했다. 대학 친구 중 먼저 합격한 경험이 있는 친구가 8개월 정도로 잡고 하되 시간 여유가 있으면 그보다 1,2달 전부터 아주 가볍게 책들을 훑어보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실제로 그러한 방식으로 공부한 결과 시험 일주일 전쯤에는 어느 정도 ‘준비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아마 좀 더 늦었다면 시간을 못 맞췄을 것이고, 너무 일렀다면 시험 한두 달 전에 이미 이 ‘준비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준비된 느낌’이라는 것이 너무 이르게 되면 긴장감이 풀리게 마련이다. 절정의 순간이 지나면 점점 하락을 겪기 마련인 것이다. 시험을 절정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기간 설정이 중요한 이유다.

 이제 공부 기간이 정해졌다면 공부 계획과 스케줄을 짜야한다. 이것들을 짤 때는 큰 그림으로 정리하라고 말하고 싶다. 세부적인 내일의 할 일을 정하지 말고, “앞으로 50일 안에 인터넷 강의 150개 듣기” 이런 식으로 정하는 거다. 그런데 이러면 나눗셈을 잘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일 3개 듣기로 정리를 해버린다. 작심삼일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사실 보기에는 50일 동안 인터넷 강의 150개 듣기나, 매일 강의 3개씩 듣기나 그게 그거 같이 보인다. 문제는 마음가짐에 있다. 50일 동안 150개 듣기는 내가 여유로울 땐 5개~6개를 들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놀고 싶을 땐 하루 정도 건너뛰기도 한다. 결론은 그 기간의 마지막 날 모든 강의를 들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면 매일 강의 3개씩 듣기는 어떨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것은 다이어리나 스케줄러를 매일 작성하는 꼼꼼한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 같은 게으름뱅이들을 위한 계획이다. 그래서! 사실 과정은 똑같다. 여유로울 땐 5개~6개를 듣게 된다. 놀고 싶을 땐 하루 정도 건너뛰기도 한다. 그렇지만 마음이 다르다. 여유로울 때 들은 5개~6개의 기쁨은, 놀고 싶어 건너뛴 하루의 죄책감을 상쇄하지 못한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싸우는 바람에, 작심삼일이 주는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몸으로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2. 나는 내일의 나를 믿는다?


 그런데 그러다 정말 게을러터져서 50일 중 30일을 놀아버렸으면 어쩌나? 150개나 강의가 남았는데. 걱정마라 우리에게는 20일이나 남았다. 내일의 나는 언제나 오늘의 나보다 강하다. 20일에 150개쯤은 거뜬히 듣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세상에는 배속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평상시 느슨한 자세로 괜히 배속으로 강의를 들으면 오히려 더 집중도 안 되고 망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반면, 30일 간 신나게 논 덕에 생긴 집중력으로 20일 간 150개의 배속 강의를 듣다 보면 귀에 그 빠른 말들이 쏙쏙 박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첫 시간에 말한 초 집중력을 장기적으로 쓰는 방법 되겠다. 물론 20일간은 생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결국 안 좋은 것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첫째로 생지옥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는 20일만 놀고 30일은 공부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도 힘들다 여겨지면 또다시 조정이 찾아온다. 그런 조정을 거치다 보면 반드시 수요와 공급 곡선이 만나는 지점이 생긴다. 내 몸에 꼭 맞는 공부법을 찾는 순간인 것이다. 작심삼일로 공부해서는 이런 조정을 겪지 못한다. 변화 없이 목표와 좌절을 반복할 뿐이다. 변화를 하더라도 목표를 낮춰가는 공부법을 택하게 되기 쉽다. 그러면서 스트레스는 나날이 쌓여간다.

 둘째로는 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공부를 하다 보면 몸이 안 좋거나 주변의 중요한 경조사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물론 경조사의 경우는 공부를 핑계로 건너뛰는 일이 많지만 그럴 수 없는 경조사도 있기 마련.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 날 하루 공부한다는 핑계로 중요한 사람을 챙기지 않는 것은 미련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사람=가족, 연인, 제일 친한 친구들 등) ‘나는 이 정도로 독하게 공부했어’라고 스스로 위안하겠지만, 그냥 왕따 되는 지름길일 뿐이다. 그런 경조사를 챙겨가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 고로 스케줄 관리를 유동적으로 할 수 있는 장기 플랜이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로 큰 그림을 계속 바라볼 수 있다. 매일매일 공부에 익숙하다 보면 그날 채울 분량에 매몰되기 쉽다. 사실 시험은 장기전이 대부분이고, 그렇다면 그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맞춰갈 필요가 있다. 늘 시험까지의 큰 그림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속적으로 장기적 관점을 유지할 수 있는 이 방법은 꽤나 유효하다고 생각이 든다.

 다만, 여기서 장기 계획을 세울 때 꼭 좀 주의할 것은, 느슨한 계획으로 세우지 말라는 것이다. 하루에 이 정도 분량은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에 기간을 곱해 역으로 장기 플랜을 만드는 것이 괜찮은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마냥 놀 수 없다는 생각이 중간중간 퍼뜩 들 수밖에 없다.

   

3. 시험 직전에 단기 플랜으로 전환하라.


 시험을 목전에 두고 있다면, 이제 단기 플랜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미 느슨해질 틈이 없는 상태일 것이고, 아무리 중요한 경조사라도 그보다 우선시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것이다. 아픈 것도 마음대로 아프면 안 되는 시간인 것이다. 이제부터는 단기 플랜으로 전환하자.

 달력을 꺼내 들고 하루하루의 할 일을 적는다. 물론 이 또한 간단할수록 좋다. 그리고 아마도 간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기에 정리하는 내용은 대개 ‘~~ 1 회독’이나 ‘~~ 1회 모의고사 풀이’ 등등이 될 것이다. 이 와중에 ‘~~ 인터넷 강의 5개 듣기’를 하고 있다면.... 이번 시험 마음을 단단히 먹자.

 그러면 단기 플랜은 어느 정도 시점이 좋을까? 개인적으로는 2주 정도 전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전까지 모든 장기 플랜을 마무리시키자. 내 경우 10월부터 1월 초까지는 영어 점수에 집중했고, 1월부터 3월까지 1회 인강, 4월부터 6월까지 2회 인강, 6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문제 적용 훈련, 8월 초부터 본격 단기 플랜을 시작했다. 2주 정도는 작심삼일 4~5번 반복해도 된다. 그리고 보통 이 기간은 작심삼일로 안 끝나니 스트레스도 덜하다.    

4. 정말 게으른 사람은? 그냥 공부하지 말자!


 앞서 게으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 장기적인 플랜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실 여기서의 게으름은 공부에 대한 게으름이 아니다.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그대로 수행하는 데에 있어 게으르다는 말이다. 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아도 성실하게 공부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면 정말 게으른 사람들은 어쩔까?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준비를 하는데, 너무 게을러서 끝내 50일 동안 150개의 강의 계획을 미처 완수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 하나 분명히 할 것이 있다. 계획은 절대적인 것이란 생각이다. 무리해서 세운 계획이 아니라면 공부를 하는 동안 반드시 지켜줄 필요가 있다. 이 계획을 못 지킨다면, 냉정한 말이지만 공부하지 말자. 공부 자체가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인 것이다. 그러니 이 정도도 못하면 공부하지 않을 생각으로, 각오로 계획을 이뤄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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