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zel Dec 29. 2023

외교관이 되어 한국에서 근무하고 싶어요

K-팝, K-드라마가 좋아 시작한 한국어 공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J의 꿈은 외교관이다. 외교관이었이모할머니처럼 J도 외교관이 되어 미국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한다. J가 대학원에서 공공 행정학을 전공하는 것도 외교관이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한국어 공부에 정성을 쏟고 있다. 한국어는 K-팝과 K-드라마가 좋아 시작했지 이제는 외교관이 되어 한국에서 근무하고 싶어 더 열심히 공부한다.


J는 외무고시를 내년 6월에 예정이다. 앞으로 6개월 동안은 고시 준비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두꺼운 책 두 권을 내게 보여주었다. 책 표지에는 굵은 활자로 FSOT(Foreign Service Officer Test, 외교관 시험)라고 쓰여 있다. 미국에서는 '외교관'(diplomat)보다는 '외무공무원'(foreign service officer)이란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외무고시는 사지선다형과 논술형로 구성되어 있는데 공부할 게 많다. 학교 다니는 내내 공부는 잘하는 편이어서 고시 공부가 어렵긴 해도 도전할 만하다고 한다. 사지선다형은 직업에 대한 지식, 영어 표현, 상황 판단에 관해 묻는다. 논술형은 주어진 질문  한 개를 골라 답하는데, 관습과 문화, 경제와 재정, 교육, 고용 문제, 역사, 국제 관계, 종교, 사회 문제 등에 관한 거라며 줄줄이 읊어. 공부해야 할 과목을 듣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무거워진다. 시험이 어려워 시험에서 합격기대하지 않는다며, 5년이란 기간을 정해놓고 그때까지는 계속 시험에 도전할 거라고 했다.


한국에서도 첫 시험에 합격하는 건 어렵다고 말해 주었다. 고시생을 떠올리면 하루종일 비좁은 고시원 책상에 앉아 책과 씨름하는 모습이다. 요즘 보고 있는 주말연속극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주인공 효심(유이 분)의 둘째 오빠가 고시촌 방에서 공부만 하고 있는데 시험은 번번이 떨어진. 다른 일은  잊고 시험 준비에만 매진해도 붙기 어렵다는 고시를 일상생활을 다 하면서 시험에 붙을 수 있을까?


J 현재 대학병원에서 행정 업무를 맡고 있다. 부캐로 가끔씩 세계 도처에 있는 학생들에게 영어를 온라인으로 가르친다. 대학원 과제도 많아 마감일을 맞추느라  바쁘다. 한국어 공부까지 하면서 싱글맘으로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키우는 J는 매일 눈코 뜰 새가 없. 시험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내년 6월 외무고시를 끝낸 후, 절친  명과 함께 여름휴가를 이용하여 대만 한국에 열흘씩 여행할 거라고 했다. 여행하는 동안 두 아이는 전 남편이 돌본다. 두 친구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잘 아는 J가 주도적으로 여행 계획을 짰다. 대만을 먼저 여행한 후, 제주도에 도착해 부산, 대구를 거쳐 서울로 오는 여정이다. 일정은 시간 단위로 세세하게 짰다고 했다. 한국에서 묵을 에어비앤비도 이미 경복궁 근처 잡아놨다. J는 한국의 까다로운 분리수거를 잘 알고 있다. 숙소 설명서를 읽어보니 분리수거를  마무리하고 나가야 한다고 해서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했다. 외교관이 되면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전문가 되고 싶어 J는 휴가 때마다 꾸준히 아시아 여행을 하고 있다.


이웃에 살면서 항상 바쁜 J에게 많은 도움을 고 있는 친정 엄마는 딸 덕에 언제 한국 여행을 할 수 있냐며 자꾸 보채셔서 이모할머니가 성취한 외교관 꿈을 자신도 꼭 이루고 싶다고 한다. 열정적으로 분, 초까지 다퉈가며 살고 있는 J가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미국인 엄마와 8세 딸의 한국어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