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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도 Apr 09. 2023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고 싶은 내가 있다

나 자신이 되어가는 과정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무엇을 하고 싶어?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



항상 나오는 답은 이거였다. 무엇을 하고 싶고 그걸 왜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매번 같은 답을 했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때 진정한 행복을 느껴요. 그러니 이걸 하는 거예요. 저를 통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삶의 목적에 대한 물음에도 역시 똑같은 답을 내놓았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해서 무엇을 위해 사는지 종종 물어보곤 한다. 돌아오는 답은 간단했다. '내가 행복하려고', '나의 행복을 위해'.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들은 대답이었다. 놀랐다. 처음엔 이해되지 않았다. 어떻게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살 수 있지? 남을 위해 도움을 주어야 세상이 좋게 변할 텐데 어찌 스스로의 행복만을 추구할 수 있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그렇다기보다는 그 생각 자체가. 가지면 안 될 것을 가지고 있는 느낌.



반대로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한 이유는 나 스스로 확신이 없어서다. 만약 이 생각이 맞고 확고하다면 물으러 다니기보단 앞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추구해 나갈 것이다. 순전한 호기심일 수 있으나 삐걱거리듯 맞지 않는 곳이 있으니 어떻게 완성하는지 주변을 보게 된다. 나의 것과 무엇이 다른지 비교해 본다. 호기심이 아니었다.




나와는 바라보는 것이 다르다는 걸 인지한 후 내 생각을 파 보았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을 뒤집으면 결국엔 사람들의 관심과 인정을 받고 싶다는 이야기다. 이만큼 가지고 있으니 어서 나를 봐주세요. 나를 좋아해 주세요.


어떤 사람들에게 인지 대상을 묻는다면 특정할 수 없다. 머릿속에 생겨난 무언가다. 세상으로부터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해 지내왔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고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어떠한 무언가를 만족시키고자 사는 것이다.


실수하는 모습이 보이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사람들과 있을 때 좋은 모습으로,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따라서 매 순간 신경 쓰고 주변 환경에도 민감하여 에너지가 쉽게 소진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다.





이를 놓지 못하고 있다. 나 자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완벽한 모습이 되려 하니 자꾸만 무너짐을 반복한다. 이걸 내려놓아야 비로소 괜찮아질 것이다. 내가 이기적인 존재라는 걸, 완벽하지 않다는 걸 받아들일 때 비로소 편안해질 것이다.


온전한 나로 살기보다는 이상적인 모습으로 살려고 하니 자꾸만 눈을 돌리고 두리번거린 것이 아닐까. 일단 나 자신부터 바로 서야 했다. 정작 나를 돕지 않고 있으면서 세상을 도우려 했다. 내 주변을 신경 쓰거나 챙기지도 않으면서 저 멀리를 바라보며 대단한 사람이 되려 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는 있다. 무엇을 좋아하고 언제 이런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잘 안다. 그러나 정말로 원하는 것, 마음속에서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보지 않았다. 그동안은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쌓아온 것과 가지고 있는 것이 모두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직 손에 힘을 꽉 쥐고 있다. 이를 슬며시 필 차례다. 나의 부족함도 나의 진짜 모습도 받아들일 용기. 괜찮아질 용기. 힘겨운 투쟁이겠지만 다시 한번 용기를 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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