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줄 서 있다 보면 뒷모습만 봐도 초보운전인 차가 갈팡질팡하면서 빈 차선으로 달려간다.
님아, 그 차선을 타지 마오.
초보가 아니라도 초행길에는 어디서 차로가 감소하는지 감이 안 오곤 한다. 염창역, 양화교를 지나 달리다 보면 성산대교로 빠지는 분홍색 차선이 두 개 생긴다. 내비게이션에서도 분홍색 차선이라고만 알려준다.
이럴 거면 한쪽에만 분홍색 표시를 해뒀으면 덜 헷갈렸을 텐데. 이 길을 처음 달릴 때는 내비게이션 말만 듣고 1차선으로 신나게 달리다가 급하게 차선을 바꿨더랬다.
간혹 자신 있게 빈 차선으로 쌩- 달리는 차가 있다. 머뭇거림 없이 빠르게 제치고 나가서 차로가 사라지기 전에 물 흐르듯 원래 차선으로 컴백한다.
교통흐름을 방해하지 않았고 도로법을 어긴 것도 아니다. 운전자가 길눈이 밝고 운전도 능숙하니 잘 된 일이다. 그렇지만 내 앞으로 끼어들 때 괜히 새치기당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내가 몰라서 저 분홍색 2차선으로 달리는 게 아닌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