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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Apr 16. 2023

파스타는 어디에서 팔아야 잘 팔릴까?

자영업이지만, 내가 만들고 싶은 장소로.

 예약전화를 받으면서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말 하나가 있다.

"저기, 저희가 대부분 50대들인데, 저희들이 그곳에서 식사해도 괜찮을까요?"

 이미 예약을 완료되었지만 의미심장하게 묻는 말이었다. 나는 당연히 가능하다고 했지만, 그는 이어 말했다.

"젊은 사람들이 데이트하고 식사하는 곳에 나이 있는 사람이 자리에 있어도 괜찮은 건가 싶어서 물어봤어요. 예약, 감사합니다."



 파스타는 한국인 입맛에서 꽤나 동떨어진 요리다. 쌀로써 밥을 중점으로 두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밀가루로 면으로 중점을 두는 요리인 데다가 오일과 버터 크림 토마토, 쓰이는 재료부터 한식과는 매우 차별점이 크다.

 요리사로서 한식은 중식과 양식 일식보다도 더 섬세하고 까다롭고 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한국사람인만큼 자주 접하기에 한국에 대한 음식의 평가는 좀 가볍게 느껴지고 있는 편이다. 반면에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은 것으로선 양식이 주로 되고 있으며, 2030 세대에서 선호되고 있다. 반면에 이젠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연령대에선 파스타를 먹으러 간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던 건, 5060 세대에서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변화'에 대한 것들이었다.

 변화를 도전으로 받아들여 이겨내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다행이지만, 노화를 겪고 있는 나이에 그런 마음을 가지긴 어렵다.


 그렇다면 역시 파스타는 2030 세대가 많이 활보하는 지역에서 파는 것이 제일 좋은 걸까? 분명 그럴 것이다 그렇기에 대학가나 번화가에 양식점이 많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고, 중장년층이 많은 곳에는 한식당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자영업을 하고 그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서비스를 해야 한다. 마냥 장사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진행하여 피드백도 없고 시장변화에도 눈길을 주지 못한다면 폐업을 향하기 난무하다. 

 특히 음식점의 경우엔, "맛만 있으면 손님은 언제든 얼마든지 알아서 찾아온다!"라는 말은 정말 완전 구식이다. 결코 그것만 믿고 기다리면 안 될 것이고 애초에 맛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아주 기본적인 것이다. 세상에 맛있는 맛을 내는 음식점은 많고도 많고 숨어있는 맛집 또한 많고도 많다. 중요한 건 어떻게 표출되고 손님 간에 어떻게 소문이 나느냐에 음식점의 자영업은 승부가 갈라진다.

 그렇기에 노는 기분으로 사업을 할 수는 없다. 아무리 손님이 없다고 해서 손님의 공간에 편안하게 쉬어서도 안된다. 주방에 있어야 할 사람이 아무리 힘들다고 하더라도 손님들이 앉아야 할 의자와 테이블을 사용하면서 쉬고 있다면, 손님 입장에선 과연 편안하게 입장할 수 있을까? 결코 아닐 것이다. 쉬더라도 언제든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준비를 하면서 쉬어야 손님도 입장하는 마음이 편하다. 쉬면서 폰게임을 하고 있는 사장과 마주하는 손님. 과연 마음이 편할까?


 살기 위해서 장사를 시작한 만큼, 자영업을 하는 사람은 냉정하게 계산하고 판단해야 한다.

 사장이 되었다면 자신의 매장이 전부 자신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겠지만, 그 매장은 사장을 위한 영역이 아니라 손님들을 위한 영역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걸 모른다면 100% 폐업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파스타는 결국 어떤 연령층을 타게팅을 해서 팔아야 할까?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세대를 위해서 푸드코트나 푸드트럭 같은 느낌을 주는 게 좋을까? 아니면 여느 다른 파스타집과 다름없이 가는 게 좋을까? 

 분석적으로 정답은 있겠지만, 마냥 정답은 없다고 생각이 들고, 애초에 이런 생각을 계속하게 되는 건, 나에게 5060 세대들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양식당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 생각은 나쁘진 않겠지만, 사업의 본질을 잃는다면 2030 세대들 조차 잡기도 어려울 것이다.

 말 그대로 손님을 위한 공간이 난잡하고 확실하지 않으면 그 어떤 손님들도 접근하기 어려울 테니.



 나 또한, 젊은 층뿐만이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양식의 음식에 대한 진입 난이도를 느낄 필요 없이 음식을 판매하고 싶은 마음이다. 5060 세대도 2030 세대가 많이 입장하는 곳에 눈치를 보며 입장하고 싶게 만들고 싶지 않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아직 도전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파스타의 맛을 선보이고 싶다. 그게 나의 양식당 자영업의 로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장년층이 많이 거주하거나 사무소가 많은 곳에서만 파스타를 판다면, 하루하루 매출액을 확인하며 불안함에 살 가능성이 크다.



 

 기본은 기본대로 지켜야 한다.

 아무리 다양한 연령층에게, 5060 세대에게도 파스타의 맛을 익숙하게 하고 싶다는 로망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결코 냉정한 판단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영업은 경쟁이다. 파스타는 역시 젊은 층이 더 선호하고 더 찾는다. 그리고 그 손님들이 다른 손님들을 이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연은 인연을 이끈다고 하듯 먼저 찾아주는 손님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게 되면 다시 오고 싶은 마음도 남을 가능성도 높아지며 그 마음이 다른 손님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말 그대로 인연이 새로운 인연을 이끈다. 그렇기에 가끔씩 음식과 분위기에 마음에 들었는지,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젊은 손님들을 보게 되면, 그때만큼 기분 좋게 만드는 보람이 몇 없다. 


 로망도 좋다. 꿈도 좋다.

 하지만 그것을 쫓기 전에 냉정하지 판단하지 않는다면 허황된 꿈이 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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