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치 알버트 Mar 12. 2024

고자극추구 인간의 절망과 희망

고자극추구 네오필리아를 위한 삶과 일의 전략

고자극추구(High Novelty Seeking) 인간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기질이 굉장히 강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 게 좋을까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아래는 그 질문을 추린 것입니다.

자극 추구 기질이 강한 사람은 인생 혹은 직업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제가 기질성격검사 때 자극 추구가 굉장히 높았고 위험회피가 꽤 낮았습니다.

실제 삶 속에서도 그렇습니다. 하나에 꽂혀 버리면 주변이 안 보이고 그것만 미친 듯 팝니다
그런데 그 열정이 금방 식습니다. 뭐 하나를 꾸준히 하지 못합니다

제가 지금 헬스를 한지 한 1년 3개월 정도 됐습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관련 영상으로 도배가 될 정도로 헬스에 꽂혀 그것만 했습니다
그런데 1년이 넘으니 질리네요. 전에는 주짓수를 했었는데 주짓수도 비슷했습니다
뭘 하더라도 1년이 넘어가면 흥미가 식어 다른 걸로 갈아탑니다

취미에만 그럼 상관이 없는데 일에서도 그게 나타납니다.
처음에 한 직장을 들어가면 그 업무를 마스터하려고 정말 열정적으로 일합니다 
때로는 야근까지 불사해서 합니다 실제로 성과도 올렸고요.
근데 이게 또 시간이 지나면 열정이 금방 식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한 직장에 머물렀던 기간이 2년이 최대였어요… 

현재는 기간제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교직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열정이 다 식어서 벌써 맘이 떴습니다. 
관두고  할 게 없어서 억지로 붙어있는 느낌이에요

이렇게 뭔가 하나를 꾸준하게 하지 못해서 아직까지 자리를 못 잡고 있네요,
그렇다고 기질 자체를 바꿀 순 없잖아요?
알버트님도 자극 추구 기질이 굉장히 강한 성향이신데,
알버트님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극복을 못했습니다. 

나는 운전을 안 해서 차가 없습니다만

농담 삼아 이런 말을 합니다

"나한테 배운 학생들은 외제차 샀다고 나한테 자랑하며 밥 사러 많이 오는데,

정작 내가 외제차가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거 저거 사업한다고 안 타본 포르쉐를 폐차시켰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내가 명상 같은 심리기술을 가르치는 코치

또는 자기계발적 에세이를 쓰는 작가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어디선 나를 레스토랑 대표, 소프트웨어 회사 법인대표로 알고 있습니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여러 일을 엄청 벌립니다.


돈이 없을 때는 돈 안 드는 쪽으로 사고를 치는데, 

돈이 좀 있게 되면 돈 드는 쪽으로 사고를 쳐서 골치가 아픕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있습니다.

세 가지를 비교적 일찍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나의 자극추구기질이 평균에 비해 매우 높다는 것,

이 기질은 바꾸거나 없앨 수 없다는 것,

이것을 다스리지 못하면 패가망신 하리란 것입니다.


그래서 몇 가지 삶의 전략, 직업적 전략을 발달시켰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 유효하게 작동 중입니다. 



고자극추구인간, 그 희망편과 절망편

미국의 20살(03년생) 여성 래퍼인 배드 베이비(Bhad Bhabie)의 예를 들고자 합니다. 

그녀가 아직 10대 소녀일 때 미국의 한 토크쇼에 출연합니다. 

행실이 불량해서 어머니를 걱정시킨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즉 금쪽이입니다. 


스튜디오에서 방청객들을 조롱하면서

"밖에서 한 판 뜨던가?(Catch me outside, how about that?)"

이라고 말하는 게 방송에 나오면서 엄청나게 이슈가 됩니다.


그렇게 일종의 인터넷 밈이 되었고 어느샌가 래퍼로 데뷔를 합니다. 

랩을 못해서 욕을 먹지만 기존의 유명세와 특유의 캐릭터로 인기를 누립니다. 

그리고 미국의 성인물 구독 플랫폼인 온리팬즈에서 자신의 누드 사진을 팔기 시작합니다. 

누드사진의 매출은 1년에 약 한화로 약 200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얼마 전에 한화 100억 원 정도 되는 부동산을 구매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고자극추구 인간의 경제적 성공 희망편입니다. 



절망편은 어떨까요? 

고자극추구 인간은 교도소에서 강력범죄자들 모여 있는 가면 많습니다.

또는 그 많던 집안 재산 다 말아먹었다는 안 해본 게 없다는 삼촌을 생각해 보면 됩니다.

또는 어디 빌딩 오르거나, 스카이 다이빙 같은 요상한 스포츠 하나가 객사하는 사람들입니다.

또는 자칭 N잡러, 폴리매스지만 실상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사람들도 여기 속합니다.


자극추구(Novelty Seeking)의 기질이 높은 사람은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보면 몸이 반응합니다. 

'저게 재밌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감정적 반응 자체가 격하게 일어납니다. 

동시에 쉽게 지루함을 느낍니다. 이 지루함은 실제적으로 매우 고통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하거나, 리스크/자극이 높은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태어날 때부터 '모험가로 성공할 가능성'과 '사고 칠 가능성'이 둘 다 높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쉽게 와닿는 예로는 

전직군인 방송인 '이근'을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명암이 있죠? 영웅적이면서 사고뭉치입니다.



고질적 패턴 : N잡 또는 반푼이

평균적인 가정에서 자란 고자극추구인간의 삶을 생각해 봅시다.

이 삶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합니다.

첫 번째 문제는 누구나 겪는 '먹고사는 문제'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고질적인 '자극을 추구하게 되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두 번째의 자극추구가, 첫 번째 먹고살기를 방해하곤 합니다.

맨 위의 질문글에서도 이것의 전형적 사례가 보입니다. 

직장을 찾고 1-2년 지나면 흥미가 급격히 떨어지고 하기 싫어집니다.

그냥 하기 싫다 정도가 아니라 수행능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그러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일과 직장을 찾습니다.


요즈음에는 대게 이런 패턴을 반복하는 사람들을 'N잡러'라 불러줍니다.

최근처럼 정치적으로 올바른 단어를 사용치 않은 옛 시절도 있었죠

그때는 '반푼이'라고 불렀습니다.

요새도 멸칭으론 "ㅈ문가"라고 부릅니다.

요는 이거 저거 해본 것과 벌려놓은 것은 많은데 어느 하나 한 사람 몫하는 게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반푼이 패턴이 매우 흔하게 고자극추구인간에게 일어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평생 반복되면 한국에선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젋을 때야 육체노동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러한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시기가 옵니다.

한국은 경제적 빈곤으로 노인이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일이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고자극추구인을 위한 직업 전략

고질적으로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고, 지루함을 쉽게 느끼는 기질을 타고났다.

이것이 먹고살기 위해 커리어를 쌓는 것을 방해하는 패턴을 만든다.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문제패턴을 해결하는 데는 크게 세 가지 길이 있습니다.


1. 안정적 일자리를 가지고 남는 시간에 자극을 추구한다

여기서 안정적이란 것은 흥미가 떨어져 일정기간 수행능력이 떨어져도 업이 유지 가능한 걸 말합니다.

일의 내용이 안정적이란 이야기가 아닙니다. 

일자리의 유지가 안정적인 것입니다.

공무원, 공기업이나 특정 면허와 같은 것이 예입니다. 

일단 취득하거나, 조직에 속하면 어지간하면 급여가 나오는 커리어입니다.


잘할 수 있을 때는 최선을 다하고, 

흥미가 떨어져 안될 때는 퍼포먼스가 좀 떨어지고, 욕은 먹지만

안 잘리면서 남는 시간에 다른 자극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게 방법입니다.

좀 쉬었다 와도 일자리가 남아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2. 고자극 환경에서 일하는 커리어를 추구한다

일의 특성상 고자극추구 기질이 유리한 것들이 있습니다.

대게 많거나 다양한 자극, 압박감, 위험과 불확실성이 동반되는 일들입니다.


예를 들면

특수부대와 소방관은 자극추구 기질이 높고, 위험회피가 낮아야 유리합니다.

익스트림 스포츠나 격투기 선수도 그럴 것입니다.

준비를 잘 안 하면 죽거나 다치는 일이 대게 고자극추구자에게 적합합니다.


다른 예로

방송인, 연예인이나 세일즈맨, 기업가처럼 사회적 자극을 추구하는 일도 적절합니다.


3. 다채로운 분야의 경험을 묶을 수 있는 스킬을 익히고 떠돈다

나는 작가로서 여러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고, 접하고 그것을 컨텐츠화합니다.

코치로서 다양한 사람들의 문제를 마주하고 같이 해결해 나가는 일도 합니다.

자극이 상당히 다채롭기에 자극추구기질이 높은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내 지인 중 하나도 고자극추구인간입니다.

그는 개발자로서 스킬을 갈고닦아서 매번 회사를 바꾸며 코딩을 합니다.

여러 다양한 프로젝트에 대해 배울 수 있고, 새 사람을 만나서 자극적인 것이지요.


즉 내가 가진 핵심 스킬이 여러 다른 분야와 만나서 돈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이것은 디자인, 세일즈, 디지털마케팅, 코칭, 코딩부터 해서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핵심스킬을 가지고 여러 다른 분야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고자극추구인간에게 적합한 직업 전략은 3가지입니다.

요컨대 지루해서 잘 못해도 안 잘리는 철밥통이거나, 

직업환경 자체가 매우 고자극인 직업을 택하거나,

다채로운 경험과 경험을 묶을 수 있는 핵심 직업 스킬을 익혀야 합니다.



자기 인식 -> 높은 지능 X 자극 추구

기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으니 재능과 지능에 대해 이야기해보아야 합니다.

고자극추구 기질은 자신이 가진 고유의 지능과 재능과 결합하면 매우 강력합니다.

반대로 그 강력함이 없이는 한 사람 몫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는 언어적 지능이 어려서부터 높았습니다.

이것은 타고난 재능에 읽고 쓰고 말하기를 좋아해 꾸준히 하다 보니 단련된 것입니다.

거기에 관련된 지식과 스킬을 꾸준히 공부해서 한 사람 몫이 되었습니다.


같은 고자극추구자 중에서 누구는 신체운동적 지능이 높습니다.

누구는 사회적 지능이 높을 것이고, 누구는 예술적 지능이 높을 것입니다.

내가 타고난 지능을 파악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 못한 고자극추구자들은 반푼이 패턴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내가 요새 중국차, 녹차 등에 꽂혔습니다.

여기서 내가 차를 국내에서 재배하는 농부가 되겠다고 하면 곤란합니다.

왜냐면 내가 농부를 하기엔 성실하지 못하며, 

매일 몸으로 뛰며 식물 돌보는 종류의 지능이 탁월치 않아서입니다.

그런데 고자극추구자 중에 자기 지능에 대한 인식이 없는 사람들은 농부를 덜컥합니다.

이런 식으로 반푼이 패턴이 시작됩니다.


나는 할 거면 이미 있는 차 농장을 찾아가서 좋은 것만 때 오는 딜을 보고

새 개념을 만들어서, 글과 말로 차를 파는 전위적 차 브랜드를 해야 합니다.

아니면 차 문화 평론가나 칼럼니스트의 길로 가는 게 유리합니다.

추상적 개념을 다루는 언어적 지능이 높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손기술의 정밀함을 타고난 사람은 차를 우리는 일이나,

고급 찻잎을 수제 제다하는 장인처럼 손으로 하는 일을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시각적 디자인에 재능이 있다면 고급 차를 위한 패키지 디자인을 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가진 지능, 재능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자극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평균적인 사람에 비해 높은 초기몰입 X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불공평하게 게임을 시작해야 됩니다.

그래야 최종적으로 지속적으로 한 우물 파는 사람들과 게임이 됩니다.


보통 사람들이야 '꾸준함이 재능을 이긴다' 같은 말을 듣고 위로받지만,

우리는 '어떻게 하면 꾸준한 놈들을 이길까'를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가며...

고자극추구자들은 남들이 잘 못하는 것을 쉽게 해내지만

동시에 남들이 쉽게 하는 것을 정말 힘들어합니다.

대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사는 거지? 라며,

이해할 수 없어서 혼란에 빠지기도 합니다.


나 또한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질문을 받고 쓰기 시작했지만,

나 자신을 위한 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자극추구 기질을 가지신 분들은 사회적으로 탈선하기도 쉬운 바,

이 글이 도움 적어도 격려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같이보기

https://brunch.co.kr/@coachalbert/113


작가의 이전글 원하는 대로 상대의 마음을 유도하는 질문기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