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리드 May 02. 2020

아내의 말실수

그냥 알아서 들어

그룹 다비치 두 사람 모두 작은 말실수가 잦아 볼때마다 많이 웃곤한다. 강민경의 '껍던씸'을 대표로 ㅋㅋ


 아내도 말실수(?)가 잦은 편이라 연애하는 동안에도 생각하지도 못하게 웃음을 주곤 했다. 적어놓지 않아서 에피소드를 다 기억할 순 없지만 예를 들자면 이런거다.


 아내는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을 좋아한다.(그렇게 표현하고 싶어하는것 같다) 누군가 탁월한 선택을 하거나 음식에 아주 맛있는 재료가 들어가서 그 재료를 얘기할때 꼭 '한 수 위'라고 얘기해서 당황스럽다. 거의 매번 '한 수 위'라고 표현하는 통에 이제는 알아서 듣게된다. 나는 빅뱅 노래가 꼭 귓가에 맴돌더라.


 최근에 처남이 집에 놀러와서 아들과 잘 놀아줘서 너무 고마워하고 있었는데, TV에 창모의 'METEOR'라는 노래가 나왔다. 음을 듣고 노래 제목을 맞추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나도 저 노래가 나왔을때부터 즐겨 들어서 "창모"라는 대답을 제일 먼저했다. 처남이 약간 '우워~'하는 느낌으로 나를 쳐다봐서 기분이 우쭐했다. 나 아직 안늙었다. 


 근데 나는 평소 제목같은걸 대충보는 성향이 있어서 저 노래의 제목을 정말 'Matter'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제목은 "메러 아니야?"라고 이어 말했다. 처남은 눈빛으로 'what's the matter with you?'라고 말하고 있었다. 곧이어 처남이 '메테오'라고 말해줬는데, "응?" 이라고 되물었다. "메.테.오"라고 또박또박 말해주는데도 나는 그 말을 바로 따라할 수가 없더라. 분명 한국발음으로 정확히 "메.테.오"라고 불러주는데 따라하기도 어렵더라. 늙었어 후.


 다음날 차를 타고 가다가 이 노래가 나오길래 아내에게 저 이야기를 해줬다. 너무 창피했었다고. 아내는 눈이 동그래지더니 "METRO 아니었어?!"라고 했다. 정말 운전하다 빵터져서 사고가 날뻔했다. 메트로라니 ㅋㅋㅋ 서울 메트로냐 ㅋㅋㅋ


 한참을 웃고 "그 뭐냐 그 메 머라고 하더라" 나는 그때까지도 그 발음을 못하고 있었다. 급기야 아내는 검색을 하더니, "메테오라고 읽는데 '유성'이란 뜻이래", "아~ 그래서 전에 회식할때 옆테이블 젊은 애들이 '별빛이 내려오지'하는 구절에서 손을 막 물결치듯이 하면서 따라불렀구나"라는 다소 쓸쓸한 얘기를 했다. '미떼오라고 읽어야한데'라는 말도 덧붙였다.


몰라. 메테오든, 미떼오든. 나는 메러라고 읽을거고, 아내는 메트로라고 읽겠지 ㅋㅋㅋ

매거진의 이전글 같이살지만 다른세상을 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