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순이도 급이 있다며
안정적인 일거리가 있어
안정적인 봉급이 보장된
ㅇㅇ방직 여공이었던
내 어머니는......
여고생 못지않은
단정한 단발에
여고생 못지않게
단정히 작업복을 다려 입고
밤새 방직기에 실을 걸었다
푸른 잉크 한 방울 헹굼물에 떨어뜨려
파리하게 물들인 단체복을 입고
3교대 근무를 했었다 한다
16시간을 일하고 8시간 쉬기를
기꺼워하며
동대문 여공보다
나은 삶이라 자부했었다
여고생 못지않았다며.....
열일곱에 받은
첫 월급 1700원은
한량 오래비의 신사용 자전거가 됐다
외할머니는
어리고 여린 셋째 딸의 첫 월급으로
신사용 자전거를 산
철없는 외아들을 나무랐다
외아들은
그 자전거로 생선이라도 떼다 팔려고 했다며
홀어머니의 한탄에 성을 내며
신사용 자전거를 개천에 던져버렸다
열일곱 내 어린 어머니가
하루 16시간 근무로 번 첫 월급 1700원은
멋들어진 신사용 자전거가 되어
시커먼 개천바닥에 처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