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레드밀 Jul 23. 2024

모녀 잔혹동화

엄마는 나에게 훨훨 날아가라 했지요

하지만 나는 법을 알려주지 않았어요

나는 나는 법을 몰랐어요


엄마는 알려주지 않았어요

엄마도 날아본 적이 없어 나는 법을 몰랐거든요


엄마는 나에게 날 수 있다 했어요

나는 엄마등에 말라붙은 날개를 매만지며 말했어요

내 날개도 말라버릴 거라고


엄마는 자꾸 날아가라 하면서

파닥거리면 다친다 하지 말라 했어요

나는 멋지게 날 수 없었어요

엄마는 가르쳐 줄 수 없었어요


엄마는 내 파닥거리는 여린 날개가 부러웠나 봐요.

날아본 적이 없어서

파닥거려 본 적도 없어서

파닥거리는 내 여린 날개로

진짜 날아가 버릴까 두려웠나 봐요.


괜찮아요 엄마

이제 내 날개는 흔적도 없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여고생 못지않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