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품샵 사사로운 X 강문
<한낮의 어두운 젊음일지라도 지금의 여름을 만나 밝게 비춰지기를>
책을 펼친 첫 장에서부터 친숙함이 느껴졌다. 그녀의 과거 이야기는 나에게 현재 진행형으로 쓰이고 있었다. 살아가며 형태만 바뀐 채 수없이 반복될 고민들이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문체로 다가왔다.
한낮의 그림자가 가장 어두운 계절, 3개월간 멈추지 않고 떠났던 이의 여행 기록은, 일상에서 잊었던 따뜻한 햇살 조각들을 발견하게 함으로써 고민의 크기를 줄여준다. “기분 좋게 내 몸에 퍼지는 생맥주의 시원함, 허했던 마음마저 채워주는 맛있는 식사, 우연히 만난 너무 좋은 장소, 마침 딱 좋은 날씨. 아주 흔하지만, 생각보다 귀해서 자주 오지 않는 순간들. 아니 자주 오지만, 쉽게 놓치는 순간들.” 그런 것들을 떠올림으로써 우리의 빛은 다시 일렁일 테니까.
책을 덮고 나선, 일상을 여행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진하게 퍼졌다. 그래서 조금만 놓쳐버리면 많은 걸 잃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매일로부터 거리를 두려 한다. 눈치 보며 마음을 괴롭히기보다,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들여 내가 반짝이는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보내진 것들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임하자.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꼭 무엇이 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지난여름으로부터 남겨진 그녀의 일기는 한결 산뜻한 마음으로 청춘을 마주하게 한다. 몸도, 마음도 녹을 것 같은 무더운 여름에 드리워질 그림자, 그 어두움조차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말이다. 이 책을 읽게 될 누군가 또한, 고되게 굴러가는 삶에서 ‘특별하지 않기에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찰나의 따스한 사진들과 함께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강문 서평
위 서평은 대구 소품샵 사사로운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썼습니다. 감사한 기회로 대구에서 활동하고 계신 김미현 작가님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직접 소품샵에 방문하셔서 사적인 공간을 사려깊게 만들어줄 물건들을 살펴 보시고 제 서평도 함께 읽어주세요. 앞으로 계속 소개될 사사로운X강문 서평, 기대 많이 해주시고 관심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