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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트루 Dec 27. 2024

철부지 유부남, 나 홀로 도쿄 일주일 #1

‘프라모델 성지’, 아키하바라를 샅샅이 훑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는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바로 인내심이다. 살면서 이를 발휘해야 하는 많은 순간들이 있게 마련인데, 이 가운데 몇 가지는 동물의 그것을 초월한, 실로 높은 수준의 참을성을 요구하곤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 한 남자가 있다. 와이프의 구속(?)에서 벗어나 그가 그토록 원했던 프라모델을 사고자 홀로 아키하바라에 날아온, 그야말로 '고삐가 제대로 풀린' 상태인 한 남자가. 전 세계 프라모델 러버들의 성지와도 같은 이곳에서 과연 그는 얼마나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아니면 와이프에게 했던 약속("돈 최대한 안 쓰고 올게 여보")을 저버린 채 짐승이 되길 선택했을까. 지금부터 고독하고도 치열한 사투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어느 매장에 어떤 제품이 있는지도 나름 정리해 둔 만큼 프라모델, 특히 옛날 로봇만화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는 도움이 될 만한 글일지도 모르겠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다시 긴시쵸 역으로 왔다. 목적지는 아키하바라역.


참고로 이 지역에 묵기로 한 이유는 1박에 3만 원 초반 수준의 저렴한 캡슐호텔이 여기에 있었고, 그런 것 치고는 이곳이 도쿄 중심부에서 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시부야나 신주쿠 등 인기 지역에서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숙박비를 줄이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한 선택임을 감안했을 때에는 꽤나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할 이야기가 차고 넘치는 만큼 숙소에 대해서는 다음에 소개하기로.


아키하바라에 도착해 가장 먼저 들어간 곳은 역에서 멀지 않은 요도바시카메라. '일본의 용산전자상가'로 일컬어지는 아키하바라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가전제품판매점이다. 프라모델 층에 들어서니 바로 '마법기사 레이어스'에 나오는 세 로봇이 바로 보인다.


'지구용사 선가드'로 많이들 알고 계신 용자물, '태양의 용자 파이버드'의 소형 프라모델 세트도 있다. 어릴 적 직접 조립했던 기억이 있는 녀석들인데, 가격이 저렴하다만 지금 사기에는 너무 예스럽고 심심한 제품이라 구매는 보류. (7박 8일을 통틀어 80만 원 이하로 쓰고 오겠다고 와이프에게 호언장담했고, 기내용 캐리어에 넣어올 수 있는 프라모델은 단 2~3개 정도뿐인 만큼 섣불리 구매를 결정할 순 없다. 신중해져야 한다).


※참고: '용자물'이란 일본에서 1990년~2000년대 초반까지 방영됐던 로봇만화 시리즈로, 애니메이션 회사 '선라이즈'와 완구업체 '타카라'에서 협업해 만들었다. '용감한 자'를 뜻하는 용자(勇者)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며, 주로 청소년기의 주인공과 로봇의 교감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용기, 우정, 희망, 권선징악 등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제작됐으나 성인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어 아직까지도 완구가 제작되고 있다. 1998년 8대 '가오가이가'를 끝으로 마무리 됐으나 2023년 새로이 시리즈가 제작됐다고.


용자물 목록 정리표. 한국에서 1990년 후반~2000년대 초반 방영됐던 로봇만화들이 대거 보인다.

①1대 '용자 엑스카이저'(국내 미방영)
②2대 '태양의 용자 파이버드' (국내명 지구용사 선가드)
③3대 '전설의 용자 다간' (국내명 전설의 용사 다간)
④4대 '용자특급 마이트가인' (국내명 용사특급 마이트가인)
⑤5대 '용자경찰 제이데커' (국내명 로봇수사대 K캅스)
⑥6대 '황금용자 골드란' (국내명 황금로봇 골드런)
⑦7대 '용자지령 다그온' (국내명 로봇용사 다그온)
⑧8대 '용자왕 가오가이가' (국내명 사자왕 가오가이거)
⑨9대 '용자우주 소그레이더' (국내 미방영, 2023년 7월 ~ 현재)


추억의 만화 '그랑죠'(현지명 그란조트)에 등장하는 악당 로봇들. (왼쪽부터)무사메탈, 와이버스트, 히드럼.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만화, '그랑죠'의 악당 로봇들도 보이지만 이미 모두 가지고 있는 모델들이라 사진만 찰칵. 상당히 최근에 출시된 것들로, 악당 모델들은 다소 인기가 없어 국내에서도 물량이 꽤 많이 풀려있는 편이다.

유명한 카드 대결 만화, '유희왕'의 최종 보스 격 몬스터인 '라의 익신룡' 프라모델이 새로 나온 듯하다. 오른쪽은 게임 '젤다의 전설 - 왕국의 눈물'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코로그' 인형.

카메라 코너를 잠시 들렀다가 봤던 천체망원경 판매 코너. 다양한 크기와 가격의 제품들도 놀랍지만, 천체망원경만 판매하는 코너가, 그것도 도쿄를 넘어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상가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새삼 대단하고 멋져 보인다. 그것이 어떤 종류건, 이 나라에서 취미의 다양성과 깊이만큼은 제대로 보장되고 있는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아직 타인의 시선에 너무나도 민감하고, 개인의 개성과 차이에 대해 진심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요원해 보이는 풍경이다만, 나부터라도 내 취미에 더 자부심을 갖고 타인의 취미를 존중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이런 매니악한 취미들도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는 날이 오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고작 한 군데만 돌았는데도 체력이 바닥난 게 느껴진다. '뭐든 먹으면서 잠깐 쉬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요도바시카메라에서 나오자마자 발견한 '잭 인 더 도넛'(Jack in the Donut). 빵 겉에 설탕을 묻혀 토치질을 하는 독특한 광경에 발길이 멈췄는데, 이 가게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크림브륄레라고. 275엔(약 2500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에 딱 하나만 사서 벤치로 이동.


한 입 깨무니 얇게 코팅된 설탕, 풍부한 크림의 달디 단 맛이 혀를 타고 온몸에 퍼진다. '아, 내가 힘들긴 많이 힘들었구나' 싶었던 순간. 출국 전부터 감기에 걸려 병원까지 다녀왔던 것을 생각해 첫날 일정을 나름 가볍게 짰는데, 안 그랬더라면 정말 고된 스타트를 끊을 뻔했다. 다소 비싼 편이긴 하나 그 값을 충분히 하는 간식이었다.


이제 겨우 한 곳 돌았는데 벌써 날이 이렇게 어둑어둑해졌다니. 이럴 때가 아니다. 오늘 돌아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닌 만큼 일단 눈에 보이는 '탐탐 호비샵'으로 진격.


이곳은 유희왕 관련 프라모델이 정말 많다. 아까 요도바시에서 봤던 '라의 익신룡'부터 널리고 널린 '푸른 눈의 백룡', '블랙 매지션 걸'(일본명 다크 매지션 걸), 그리고 뒤에는 흔치 않은 '붉은 눈의 흑룡'까지 모두 인기 캐릭터들이다. 유희왕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음에도 사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그랑죠의 원조 격인 '우주용사 씽씽캅'(일본명 마신영웅전 와타루)의 피규어와 프라모델들도 있다. 아실지 모르지만 이 만화의 경우 일본에서 그랑죠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은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그랑죠와 와타루 모두 선라이즈의 작품이지만, 후속작인 그랑죠는 비슷한 콘셉트로 인해 아류작 취급을 받으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고).


혹시 '크러쉬 기어'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는지. 미니카류의 머신을 트랙에서 돌리며 상대를 튕겨내며 노는, 그런 만화였는데 TV에서 채널을 돌리다 보게 되면 항상 홀린 듯이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제 슬슬 필자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우측 상단의 제네식 가오가이가부터 그 아래의 슈퍼 빌드타이거, 왼쪽의 다간까지... 과거 로봇 만화를 한참 방영해 주던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매일같이 문방구를 뒤지며 로봇을 사 모으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일단 구매 여부에 상관없이 그저 이 순간이 행복하고 좋을 뿐이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런 풍경은 2000년대 중반부터 공중파에서 일본 만화 방영이 종료되고, 문방구가 과거의 유물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는 거의 만나볼 수 없게 됐다.)


요도바시 대비 그랑죠 로봇들도 정말 많다. 악당 로봇들은 서너 개씩 깔려있고 하이퍼그랑죠, 윈자트(국내명 피닉스) 등 주인공 로봇들도 간혹 보인다. 왼쪽 상단에 빼꼼 보이는 레이어스는 이미 구매한 상태.


볼 때마다 그냥 사고 싶은 친구들이지만, 사서 가면 와이프가 저걸로 매일같이 필자의 엉덩이를 쏠지도 모른다.


세 번째 들어간 곳은 유명 프라모델 매장 중 하나인 '정글'. 정말 간만에 봐서 더욱 반가운, 어릴 적 추억의 로봇들이 몇몇 보인다. 중고임을 감안해 가격이 다소 저렴하긴 하지만, 반가움만으로 구매를 결정하기에는 너무 단순해져 버린 친구들이랄까. 변형과 조립 기능을 모두 갖추고자 뚱뚱하고 비율이 안 좋은 녀석들이 대부분인 탓인데, 그 당시에는 마냥 멋지고 좋았던 걸 보면 지금의 나는 내 생각 이상으로 순수함을 많이 잃은 상태임을 새삼 느낀다.


아니 대체 왜 이게 여기에... 이날 가장 의외였던 만남. 사실 또봇을 포함해 한국의 로봇 만화는 용자물 대비 더 어린아이들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데다, 로봇물 자체의 수요도 이전 대비 떨어진 만큼 일본에선 수요가 전무할 만도 한데 이게 역수출될 줄은.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는 이곳이기에 가능한 일인가 싶기도 하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하비랜드'. 규모가 매우 작지만 '태양의 기사 피코'(현지명 RPG 전설 헤포이), '라이징오'(국내명 절대무적 라이징오), '볼트론'(현지명 고라이온) 등 보기 드문 로봇들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피코는 너무 비싸서(22000엔), 나머지는 저렴하지만 넣어올 자리가 없어서 포기.

6번째로 들른 매장인 '스루가야'. 중고 제품들이 중심이 되는 매장인 듯한데, 필자가 정말 좋아하는 로봇만화 중 하나인 'K캅스'(현지명 '용자경찰 제이데커')의 주인공 로봇, 제이데커도 있다. 용자물 중 유일한 형사물이었는데, 사건들이 그나마 현실적인 데다 인상적인 에피소드들도 많아서 완구도 많이 사 모았던 기억이 있다.

또 다른 유희왕 프라모델. 조립 가능 부품 수가 몇 없어 프라모델보다는 피규어에 가까운 제품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이런 걸 보면서도 마음이 살랑살랑. 주인공처럼 하나 사서 목에 걸고 갈까 싶지만... 안 되겠지.

요도바시카메라와 쌍벽을 이루는 전자제품상가, 빅카메라에서 본 또 하나의 놀라운 광경. 보통 저런 퍼즐, 국내에서도 팔기는 한다만 이렇게나 많이 모아둔 곳은 아예 없을 거라고 단언할 수 있지 않을까.


아까 봤던 마신영웅전 와타루의 피규어들. 다른 회사의 제품들인데, 따로 코너가 크게 차려져 있기도 한 만큼 그랑죠 대비 만화의 인기가 상당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직접 만드는 것을 선호해 피규어는 좋아하지 않지만, 이 녀석들은 좀, 사고 싶다.


이날 가장 크게 위기가 왔던 순간. 유일하게 '여행 캐리어를 하나 사서라도 이걸 사가야겠다'라는 유혹이 들었던, 게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 알고들 계실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의 주인공 '링크'의 검, 

'마스터 소드'다. 가격이 2만 1800엔(약 21만 원 수준)으로 사악한 편이지만, 애초에 사악한 악당을 물리치고자 만들어진 검이니 나름 성스러운, 혜자스러운 가격(?)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핑계를 와이프에게 대볼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지만 역시 안 되겠지).


다음 들른 곳은 보크스(VOLKS). 나름 유명한 프라모델 매장이자 브랜드라고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용자물 피규어와 프라모델이 꽤 보인다.

그랑죠에 나왔던 프라모델들도 한 자리에. 반가워하실 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한 컷 올리지만 필자는 다 가지고 있는 모델들이라 패스. 이렇게 무려 7~8곳의 프라모델샵을 돌아본 끝에 시간이 벌써 저녁 9시 30여분, 10시 마감을 앞두고 선택의 시간이 찾아왔다. 이제는 구매할 친구를 결정해야 한다...

 


정말 많이 고심했지만, 필자는 스루가야에서 (사진에는 없지만) 아까 봤던 용자왕 '가오가이가'와, 그의 친구(이자 무기인) '골디맥' 프라모델을 사기로 결정했다. 중고라서 조금 찜찜하긴 하지만, 전자는 국내보다 2만 원가량 가격이 싸고, 후자는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만큼 가격적 메리트가 크다고 판단했다.


도착한 스루가야에서 닥친 이날의 마지막 위기, 가오가이가와 파워다그온 & 파이어다그온 피규어 콤보. '상남자'류의 로봇들인 만큼 장식장에 하나씩 두면 볼 때마다 가슴이 뜨겁긴 하겠다만, 한 개에 50만 원에 육박하는 '매우 뜨거운 가격'은 물론이거니와 좁기 짝이 없는 필자의 기내용 캐리어 사이즈 이슈로 눈물을 머금고 떠나보내기로. 


예정대로 가오가이가와 골디맥(둘이 합쳐 13000엔가량) 만을 품에 안은 채, 종일 이어진 아키하바라 프라모델 투어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이후 지난 8월에 와이프와도 왔었던 라멘 맛집, '츠케멘 야스베에'에서 미루고 미뤘던 저녁을 먹는다. 애초에 맛있기도 하지만, 2만보의 고행 끝에 먹는 밥이라 더 꿀맛이다. 첫날 쉬엄쉬엄 다니고자 선택했던 아키하바라 일정이었는데, 이렇게 힘들 줄은 정말 몰랐다. 하지만 만족했다. (실제로 이날 이후 막연하게만 갖고 있던 아키하바라와 프라모델에 대한 동경심이 싹 사라졌다. 그만큼 열심히 돌아다녔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이지만, 아키하바라에서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며 정말 이때 스스로가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차례나 찾아온 '운명적 만남'을 모두 뿌리치고 정말 원했던, 적당한 가격의 친구들만 사서 돌아왔으니 말이다. 이 정도면 혼자 일본에 가서 돈을 쓰고 왔다고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와이프에게 칭찬을 받아 마땅하진 않을는지(물론 그런 일은 없었다).


필자의 책장 한켠에 자리한 프라모델 컬렉션. (왼쪽부터)'레이어스'의 합체마신 레이어스, '그랑죠'의 무사메탈, 이번 여행에서 새로 사 온 가오가이가와 골디맥(팔 & 망치 부분).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사 오지 못해 두고 온 친구들이 눈에 밟히는 듯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렇게 어린 시절의 추억이 살아 숨 쉬는 곳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누빌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자 축복이 아니었나 싶다. 거의 뭘 못 사온만큼 자기 위안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스스로가 닥치는 대로 사들고 오는 보다는 과거의 추억에 푹 잠기는 것,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행 첫날은 그간 마음 한 구석에 묵혀뒀던 아쉬움을 해갈하고, 이를 앞만 보며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했다.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상당히 잦았는데, 이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평생을 갖지 못했던 뭔가에 아쉬워하며 살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이곳에서만, 혼자였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경험이랄까. 아무튼, 내일은 조금 먼 근교 지역인 가마쿠라로 간다. 유명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성지로도 불리는 그곳에 가는 이유 역시 오늘과 똑같다. 낭만을 찾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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