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스스로 Dec 07. 2022

음악

스스로 프로젝트 1탄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귀가 매우 예민했다. 아이가 5살이 되면서 스타워즈 ost를 듣고, 피아노로 치겠다고 음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건반을 눌러댔다. 아이가 피아노 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매일같이 부탁했다. 난 억지로 아이의 손에 이끌려 학원에 끌려다녔다. 취학 전 아이를 받지 않는 학원이 대부분이었다. 그중에 처음 문을 연 피아노 학원에서 아이를 받아주었다. 아이는 뛸 듯이 기뻐했다. 일주일에 3번 40분씩 피아노 학원에 가는 것을 놀이터에서 노는 것보다 좋아했다. 코로나가 극심해지면서 마음이 불안해졌다. 그 좁은 피아노 학원에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다 나오던지, 끝내 아이를 피아노를 그만 다니게 했다. 아이가 너무 어리기도 해서 놀이터에서 더 뛰어놀기를 바랐다. 아이에게 음악을 충분히 듣게 해주고 싶었다.

아이가 6살이 되면서 피아노 학원 가고 싶다고 더욱 졸라댔다. 나는 아이한테 설득당하고, 다시 학원을 알아보았다. 일대일 강습을 해주는 곳을 찾아다녔다. 처음 문을 여는 피아노 교습소를 찾아 선생님과 상담을 했다. 난 그 자리에서 바로 등록했다. 선생님께서 나도 수업에 참여해달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아이가 음악을 좋아해야 받아주실 것이라고 하셨다. 나는 그 두 가지 제안이 모두 좋았다. 선생님은 단지 피아노를 치는 기술이 아닌 음악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셨다. 피아노의 역사를 알려주시고, 곡을 연주해주시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나와 아이는 음악에 흠뻑 빠져들었다. 아이보다 내가 더 피아노 수업을 기다리게 되었고, 30년 만에 다시 피아노를 치게 되었다.

아이는 집에 와서 매일 베토벤 합창교향곡을 연습한다. 곧 학원에서 있을 작은 연주회를 준비하는 중이다. 아이는 길을 가면서도 합창교향곡을 노래하고 흥얼거린다. 임윤찬 형의 콩쿠르 영상을 보며 더욱 피아노를 잘 치고 싶다고 한다. 아이의 꿈은 피아니스트가 아니다. 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모습은 이미 예술가처럼 보인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피아노를 다시 치게 되면서, 매일의 삶에서 음악이 흘러넘친다. 아이와 나는 뱃노래 리듬에 맞춰서 그네를 탄다. 음악이 우리의 삶을 더욱 물결치게 만든다. @김스스로 81

작가의 이전글 난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