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스스로 Dec 26. 2022

결혼

스스로 프로젝트 1탄

내가 스물여섯 살이 되었을 때, 벚꽃이 흩날리던 4월에 교회 예배당에서 결혼을 했다. 우리가 가진 것이라고는, 서로를 향한 믿음과 소망, 가난과 사랑뿐이었다. 우리의 신혼은 모두의 도움으로 채워졌고, 그 손길들에 기적 같은 결혼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웨딩로드를 걸으며,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았던 그때의 나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순수했으며, 삶의 주인공처럼 살아갈 수 있게 했다.

신혼 생활은 오피스텔 원룸에서 시작했다. 그 작은 방은 남편이 마법으로, 아름다운 궁전이 되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집이 조금씩 변화하는 것이다. 그 작은 변화가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모른다. 남편은 나의 편의를 위해 주방과 옷 보관장을 손수 만들고 정리해 주었다. 욕실은 잠을 자도 될 정도로 깨끗하게 청소해 주었고, 그 작은 방 안에 내가 책을 읽을 수 있게 아늑한 카페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남편은 나에게 삶을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며, 누림이라고 예명도 만들어 불러주었다. 18년이 지난 지금은 우리에게 믿음과 소망, 소중한 자녀와, 사랑이 있다. 집과 차가 생겼고, 넉넉한 살림살이는 넘치게 채워져 있다. 하지만, 난 우리의 신혼생활을 하던 그 작은 방에서의 행복한 추억이 그립다.

남편과 나는 서로 꽃으로 만났고, 점점 시들어가고 있지만, 향기는 은은하게 남아 서로를 지켜가며 살아가고 있다. 결혼을 하고도, 난 참 많은 도전 하며 열심히 살았기에 행복한 마음을 많이 누리며 지냈다. 다시 태어나도 이렇게 누릴 수 없을 것이다. 나의 결혼 생활 중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좌절과 가난이 늘 함께 했었다. 하지만, 난 다시 태어나도 남편과 또다시 결혼하고 싶다. 남편과 가난한 신혼 생활을 보내고, 지금처럼 아이를 어렵게 만나고 싶다. 꿈을 향해 조금씩 앞으로 더디게 나아가는 이 삶을 다시 선택하고 싶다. 그 과정이 나를 더욱 나답게 살도록 했고, 삶을 더욱 살고 싶게끔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스스로 99


(매일 쓰기는 내 삶의 즐거운 도전이 되었다. 매일 쓰기의 습관을 계속 반복하고 싶은 마음에, 100번째 글은 쓰지 않으려고 한다. 매일 쓰기 프로젝트는, 나의 가난한 신혼생활처럼 순수한 나의 생각과 마음이 날 것으로 담겨있다. 부족함이 많은 글을 읽어주시고, 좋아요를 눌러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2023년에는 모두가 도전 버튼을 누르며 삶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두에게 응원을 해드리고 싶다. 스스로 프로젝트 1탄을 소소하게 시작한 것처럼, 끝맺음하겠다. 끝!)

작가의 이전글 겨울방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