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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 찾아 Jul 06. 2018

미국 여름 성경학교의 위엄

미국 시골의 VBS(Vacation Bible School)

(미국 동부의 시골마을에서의 경험으로 쓰인 글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미국 전역이 동일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여름 중에 많은 행사가 있습니다.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불꽃놀이를 하는 것도 좋은 행사이겠으나 아이들에게는 VBS(Vacation Bible School, 여름 성경학교)가 아주 뜨거운 반응을 얻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골에 있는 아이들은 방학이 되면 할 일이 없어 지루하기 마련이고, 한참 지루한 시기에 교회에서 여름 성경학교를 진행하기 그곳은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축제의 한마당이 됩니다. 한국 여름 성경학교가 대개 2박 3일 정도 하는 것에 비해 미국은 1주일(5일) 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제 만 3살이 넘은 저희 첫째도 이번에 VBS를 보냈는데 무서워하고 주눅이 들어 고생만 하다가 마지막 날에 겨우 적응하고 하루 재미있게 보내다 왔습니다. 그리고 VBS가 끝난 다음날부터 자기 계속 VBS 가고 싶다며 조릅니다. 진작 잘하지..


제가 경험한 미국 VBS를 사진으로 소개하면서 제가 느낀 소감과 아쉬운 점, 그리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여름 성경학교의 기원에 대해 리서치를 해봤습니다.


미국 여름 성경학교의 위엄

제가 갔던 미국 교회는 원래 제가 다니는 교회가 아닙니다만 아시는 분이 계셔서 여름 성경학교만 참석하러 간 곳입니다. 시골교회이고 그렇게 대형교회도 아닙니다만 그 준비성과 규모에 많이 놀라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름 성경학교의 주제는 Shipwrecked, rescued by Jesus (난파되었지만, 예수님에 의해 구조되다)였는데 이 미국 사람들이 무시무시하게 교회 앞에다가 배를 지어 버렸습니다.



미국은 땅이 넓어서인지 교회에 꼭 넓은 뜰과 놀이터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같이 게임도 하고 친구들과 놀기도 합니다.

교회 뒷마당


그래도 선교의 일환으로 아이티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코너도 있고요.

해외선교를 위한 테이블


제 어렸을 때 기억을 더듬어보면 선생님들께서 종이 등으로 교회를 꾸미던 것이 기억이 나는데 미국은 규모에서부터 상당히 크고 신경을 많이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국이 노력을 덜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미국에서는 상상 이상의 규모를 생각하고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여름 성경학교의 아쉬운 점

미국 여름 성경학교의 아쉬운 점은, 한국도 비슷한 것으로 아는데, 아이들에게 동영상 시청을 위주로 노래와 춤을 병행하여 아이들의 집중력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당연히 집중력이 짧고, 또 워낙 영상에 길들여진 세대라 자극적이지 못한 콘텐츠를 보여주면 쉽사지 주의가 산만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갈 수밖에 없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건전한 대안은 저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요.


그런데 아이들 노래는 또 기가 막히게 만듭니다. 귀에 쏙쏙 들어와요. 성경학교가 끝나면 그 노래들을 시디로 주는데 차 안에서 들으면 정말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동영상을 보면서 찬양과 율동을 하는 아이들


여름 성경학교의 기원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 문득 생각이 나 몇 가지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일단 미국은 여름방학이 3개월, 겨울방학이 1개월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도 겨울 성경학교는 없고 여름 성경학교만 있는 것으로 보아(우리나라는 방학이 여름 2개월, 겨울 2개월임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레 여름 성경학교 문화는 미국에서 건너온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은 YMCA에서 1921년에 여름 성경학교 지도자 훈련을 했다는 기록입니다. 따라서 1921년 전부터 해오고 있었던가 아니면 그 해부터 시작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1922년에는 평북 선천에서 미국인 새뮤얼 선교사가 5명의 선생님들과 1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여름 성경학교를 진행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합니다.


정확한 효시는 찾기 어려우나 대체적으로 1890년대 미국 동부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일 수도 있겠으나 그 누군가에게는 어떠한 신념을 간절히 전달하기 바라면서 무료로 봉사하는 사람들의 손길이 누적된 행사입니다. 모쪼록 이 짧은 학교가 그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를 기대해 봅니다.


교회 앞에 놓여져 있던 5일간의 스케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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