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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새벽 Dec 30. 2020

2020 연말정산

이제부터 매년 해보기로 한 2020 연말정산.

첫 시작이니 조금 가볍게 써보기로!



올해의 음식


단연 마라샹궈.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데도 완벽하게 빠진 음식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마라샹궈. 애인에 의해 처음 먹게 되었는데, 이후 그 고추기름 맛을 잊지 못해 매우 자주 먹는 한 해였다. 지금은 위를 위해 좀 적게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올해의 음식은 무조건 마라샹궈.

참고로 망원동 사람이라면, 딘딘향 개추천. (노광고)




올해의 캐릭터


펭수. 어쩔 수 없다. 일이 힘들었던 것과 별개로 함께해서 진짜 너무 즐거운 게 많았던 이 펭귄. (더 즐거울 수 있었는데!!! 코로나!!!) 이제 우리는 헤어지지만(ㅜㅜ) 앞으로도 멋진 행보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파이팅!_!



올해의 영화



이미 나온 지 참 오래된, 그리고 이미 몇 번이나 돌려본 영화지만 그 날 그 겨울엔 이 영화가 갑자기 그렇게 보고 싶었더랬다. 올해의 영화로 두는 이유는, 그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마음이 바뀌어서 헤어졌던 애인을 다시 만나게 됐기에. 이 얘기를 들은 애인은 미셸 공드리한테 밥 한번 사야 한다고 너스레를 떠는 중 ㅋㅋㅋ



올해의 경험


위워크에서 강의를 했다. 유튜브와 영상 관련 강의였는데, 사실 욕심이 나서 너무 열심히 해버렸다. 언제나 누구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기에, 신선하고 즐거웠던 경험. 슬픈 점은 코로나로 인해 2차 강의가 무산됐다.


다들 열심히 배우셔서 되게 뿌듯했던 기억!



올해의 지름

올해 특히 소비의 신이 내려서(...) 정말 엄청나게 많은 물건을 샀기에 만족 편을 선정하는데 고민이 많이 되더라. 다만 후회 편은 고민 없이 골랐다(?)


-절망 편

애플 워치... 그렇게 사고 싶다고 난리 난리를 치면서 샀던 애플 워치 6. 왜 후회 편에 들어가냐면 사실 6을 살 이유가 없는데도 6을 산 것 (그냥 SE 살걸), 그리고 셀룰러 버전을 샀지만 아직 개통조차 안 했다... 한 달가량은 열심히 차고 다녔지만 지금은 배터리가 0%로 며칠을 방치되어있다. 집에서 안 나가니까... 찰 일이 없더라고...

사실 이럴 걸 알면서도 사고 싶어서 샀다. 거의 장식용. 아주 멋진 돈 낭비였고, 앞으로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2021년에는 운동을 좀 해보는 거로...


-희망 편

에어프라이어. 진심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추천하기보다, 그냥 에어프라이어의 존재 자체를 추천한다. 특히 빵순이들에게 가장 추천한다. 크면 클수록 좋다. 진짜다.

또 사실 아직 배송도 안 왔는데도 너무 스스로 기뻐서 써야겠는 것은 매트리스... 허리가 많이 안 좋은 편이라 큰 맘먹고 애플 워치보다 비싼 매트리스를 질렀다. 내가 봤을 땐, 매트리스에 큰돈을 썼다는 것에 엄청 스스로 만족하나 봄. 역시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것을 선물할 때 가장 기쁘다.



올해의 드라마


굿플레이스. 원래 나는 정말 드라마를 싫어한다. 봐도 영화를 보지. 1-2시간 안에 결말이 나지 않는 길고 긴 여행을 너무 힘들어하는 내가 처음으로 시즌4 짜리 완결을 본 드라마. 심지어 마지막 편은 차마 끝내기 힘들어서 아끼고 아끼다가 정말 그 날을 굿플레이스를 보내주기에 최고의 날로 세팅해두고 봤다.



올해의 게임


좀 늦었지만, 오버워치를 시작했다. 이유는 코로나가 없던 시절의 작년 겨울, 애인과 실내 데이트를 하려고 피시방에 갔다가 생긴 일. 언제나 '하나쯤 잘하는 게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욕구가 있었던 나에게 꽤 잘 맞는 게임이었고, 애인이 하는 걸 보고 따라 하다가 폐인이 됐다. 주변에 잘하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이게 진짜 게임은 '같이 할 친구가 있어야' 재밌다.


애인이 피시방 가지 말고 집에서 하라고 기념으로 보내준 게임 선물과, 놀린다고 쓴 메시지...


그리고 꼭 올해의 게임에 넣고 싶었던 게임은, 휴먼 폴 플랫. 코로나가 갑자기 생기던 봄, 할 게 너무 없었던 우리는 우연히 휴먼 폴 플랫이라는 게임을 깔게 됐고, 처음으로 거의 밤새다시피 푹 빠져서 게임만 했다. 혼자 하면 재미가 반감되고, 꼭 친구나 애인과 함께 해보라고 하고 싶은 게임. 정말 정말 정말 추천. 물론 나는 이거 하다가 애인과 좀 싸웠음. 그건 근데 내 성격이 지랄 맞아서 그러니까 님들은 서로 잘 양보해가면서 하세요.





올해의 여행


펭수 촬영 때 비발디파크 스노위랜드 측에서 리조트와 이용권을 제작진들에게 선물로 줬었다. 놓칠 수 없어서 따라감. 이때만 해도 코로나가 없었는데......... 보드 타는 게 너무너무 재밌어서 즐거웠다.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았지만 정말... 너무... 즐거웠음. 이번 연도는 너무너무 가고 싶지만 못 갔기에 가고 싶은 마음 듬뿍 담아 올해의 여행.




올해의 일



어거스트. 친한 분이 운영하는 뉴스레터인데 딱 작년 연말에서 연초쯤? 디자인 파트로 글을 써달란 제안을 주셨다. 그땐 글 쓰는 것에 두려움이 너무 커서 고민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는 후문... ‘일단 나를 몰아넣어보자 그러면 어떻게든 미래의 내가 해내겠지 ‘하는 마음으로 승낙했으나, 초반부의 나는 정말 너무 괴롭고 힘들어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작은 기고도 하고 있고... 정말 조금이지만...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항상 생각하며 아장아장 걷고 있다. 아직도 잘 쓰진 못하지만! 그래도 글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덜었다. 그게 어디야~ 언제나 자잘하고 작은 도전들에 큰 의미를 두는 걸로.



올해의 글


그런 의미에서 뽑아본 올해 내가 쓴 글. 하나만 뽑으려고 했는데... 두 개 가져와버림.

어거스트 이름으로 낸 원티드 기고 글 중에서는 뮤지컬 관련한 글이 있는데, 이건 아쉽게도 앱으로만 볼 수 있어서 링크가 없네. 무튼 나한테 재밌는 글을 좀 써서 즐거웠다.



올해의 노래


유애나로서 에잇은 약간 좋은 노래로 뽑기엔 너무 슬픈 노래인 듯. 들을 때마다 아프고 힘들면서 동시에 따뜻해 너무 많이 운 것 같다. 2020년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에잇 다음으로 이 곡. 요아소비의 밤을 달리다. 꼭 들어보시길. https://youtu.be/x8VYWazR5mE



올해의 서비스


당근마켓.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스스로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재밌다. 아무래도 사람이 그리웠던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 사실 시작한 지는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한 30번 거래한 것 같다. 뱃지 모으기나 온도 올리기와 같은 사소한 것들이 재미를 돕는 것 같다.



올해의 브랜드


Aesop. 이솝은 작년에 선물로 받은 룸 스프레이가 처음이었는데, 그 이후 좋아하는 작가님에게 핸드크림을 선물 받고는 완전 빠져버렸다. 지금까지 이솝 제품에 쓴 돈이 100만 원이 넘을 듯. 사실 이 이후로 고퀄리티 브랜드들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어서 다른 여러 브랜드들에 돈을 꽤 많이 썼다. 그리고 모두 만족했다. 그럼 됐지~




올해의 사랑


1. 따릉이. 이거 정말 즐겁고 재밌었던 일. 동네 산책을 두 다리가 아니라 따릉이로 타고 가게 되었을 때의 기쁨이 꽤 크다. 근처에 차로 갈 수 없는 곳들을 흠뻑 즐길 일들이 정말 많다. 스피드나 기록보다 그저 바람을 맞으며 몸을 움직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일. 이게 너무 기쁘고 재밌고 행복했다.


그래서 브런치에 따릉이 예찬론까지 썼지.


2. 식물. 사실 처음 식물을 구매하게 된 건 그렇게 큰 의미가 아니었다. 정말 어쩌다 들여놓은 식물은 당연히 키우는 법을 잘 몰랐다. 말라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다. 근데 그게 살아났다. 그 경험이 너무 컸다. 다 죽어가던 그 식물이 다시 살아나 새싹을 만들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에 빠졌다.


점차 살아나는 모습 (같은 날 아님!)


너무 잘 자라서 가지치기까지 해야했던 폭풍성장과정. 꽃도 피우고 열매까지 맺었다!




올해의 시그


사실 코로나 때문에 가장 힘들었던 점이 뭐냐 물어보면 아이유 콘서트를 못 갔다는 걸 말하는 유애나... 올해의 시그는 빨간색! 너무너무 예쁘고 마므메드러 ㅜ ㅜ (하트)





올해의 잘한 일


올해의 잘한 일로 꼭 쓰고 싶었던 점은, 부모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 우린 모두 서로에게 서툴렀고, 서로에게 있는 힘껏 상처를 주었지만, 결국 처음과 끝에는 사랑만 남기기로. 정말 서로에게 많은 이유들이 있었다. 우린 서로를 용서하기로 했다. 함께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기에.




2020년 총평

사실 돌아보니까 추억이 너무 없는 한 해여서 살짝 실망했다. 어쩔 수 없지 코로롱. 그러나 분명 많은 내적 변화와 진화가 있었던 해로 기억될 것. 기복이 심한 나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운 한 해였다. 뭔가 좀 더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은 있다. 아직 멀었겠지만!


2021년 기대평

사실 거의 인생을 전부 건 도박이다. 새로운 시작. 두렵지만 쌓아둔 것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니 괜찮다.

한껏 웅크리게 되겠지만, 결국 모든 걸 이뤄낼 것.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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