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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Dec 20. 2021

단상 #719 인연에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다

예전에는 성향이나 가치관이 서로 달랐을 사람도 

어느 순간 각도가 틀어지면 이 순간에 만나게 되는 것이고, 예전부터 한동안 같았던 사람도 지금 각도가 0.1도라도 틀어지면 몇 년 후 서로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아주 큰 변화나 계기가 있지 않는 한, 한번 틀어진 각도가 다시 방향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는 0.1도를 무시하거나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살게 되지만, 그것은 내가 가는 길과 내 주변 사람들을 바꾸고는 한다. 


인연에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다

달라진 각도를 내가 억지로 잡아 틀 수도 없으며, 상대는 각도가 틀어진 줄도 모를 것이며, 어쩌면 내 각도가 틀어진 것일 수도 있겠지. 그냥 중요한 것은 서로의 틀어진 각도에 의해 삶의 방향성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 방향성에 따라 각자가 보는 것, 보고 싶은 것, 보이는 것 등이 달라지고, 앞으로 각자의 세계는 계속해서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 인연에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 앞으로 계속해서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방향을 튼 누군가가 또 내 삶에 들어오고 나가겠지. 


이즈음 되면 틀어진 각도에 대해서 내가 억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저 나 자신을 보호하고, 나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며, 내가 어느 위치에서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가를 조금 더 자주 점검하는 수밖에 없다. 나는 타인의 각도를 돌릴 수 없으며, 타인의 각도를 돌릴 자격도 없고, 그럴 의무나 권리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를 점검하고, 나를 살펴보는 것뿐이다. 


삶의 대부분의 것들은 내가 통제할 수 없다

때로는 나조차도 통제가 안된다. 그러나 나의 삶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니 나의 통제 안에 있건 나의 통제 밖에 있건 나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만은 남는다. 그러니 누구에게 의지할 필요도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넘길 필요도 없다. 쉬고 싶으면 쉬면 되고, 넘어졌으면 일어서면 되고, 나만의 속도와 방법으로 살아가면 된다. 


그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의 기준으로 나 자신의 위치와 시선을 바라보았을 때, 그 가치에 맞춰서 살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정도로 충분하다. 물론, 가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정말 옳은가에 대한 질문도 빼놓지 말자.


‘나는 이런 성향이라서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해!’가 아니라 ‘나의 성향이 이런 결정과 상황을 만들었으니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결과에 불만족했을 때에는 성향을 벗어나서 나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나의 삶에 대한 예의이고 책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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