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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e Park Mar 28. 2018

배려가 넘쳐 손해보는 사람.

내가 주는 배려가 나에게도 돌아올 줄 알았지.

나는 그동안 몇번이고 당했다. 

내가 주는 애정만큼, 배려만큼 공평하게 돌아오는 인간관계는 극히 적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음에도.


사회 생활을 갓 시작했을 때, '그 사람의 본성을 알고 싶으면 잘 해주면 된다'라는 싸이월드st의 글을 읽고 바로 실천에 옮겼다. 


상대방에게 잘해주다보면, 그것을 고마워해 베푸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그 잘해줌이 익숙해져 막 대하는 사람이 있으니 잘 구분하라는 조언이 훅 하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정작 막 대하는 사람, 배려해주지 않는 사람을 제대로 끊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질질 끌려가기 일수였다. (물론 개중엔 너무 화가 나서 싸운 사람도 있다)


최근에 나는 내가 '배려가 넘쳐 손해를 보는 사람'이라고 결론 지었다. 


예를 들어, 용돈을 모두 써 돈을 아껴야할 상황임에도 '더치페이'를 말하지 못해 결국 후배들의 밥을 사주는 경우. 처음엔 미안해하고 다음에 꼭 본인이 사겠다고 한 후배 기자들은 어느새 나와 밥을 먹으면 지갑조차 들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 익숙함을 보였다. 


또 술자리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음에도 나와 친한 사람이 '술을 마시고 싶다'고 하면 자연스레 '그래? 그럼 한잔 할까?'라고 내뱉어 몸을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축하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으면서 상대의 생일을 꼬박꼬박 챙겨오는 나. 해외에 갈때마다 기념선물을 사와야 한다는 압박감에 자유시간을 버리는 나. 굳이 사지 않아도 되는 선물을,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을 왜 쓰는걸까. 그 사람들은 크게 고마워하지도 않을텐데.


얼마 전에는 친한 직원을 배려하고자 일을 자발적으로 분담해서 하고 있었는데 
일이 몰리기 시작한 그가 나에게 짜증을 내뱉었다.

당신 편하라고 도와주는 나에게 왜 짜증을? 이라며 화가 치밀었으나 
나는 역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당신만 바쁘고 힘든거 아니잖아요.) 


상대방의 배려를 다시금 곱씹어볼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똑같은 크기로 받으려 욕심내지 않을테니, 적어도 당연하게만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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