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은 조용히 자란다
첫째 아이의 시험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이는 "아직 멀었어"라며 끝까지 인정하지 않지만,
사실 기말고사는 이미 한참 전부터 시작된 셈이다.
누가 먼저, 그리고 얼마나 묵묵히 준비했느냐에 따라 결과는 조용히 갈린다.
요즘 시험 과목은 단출하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딱 다섯 개. 집중하기에는 좋고, 다섯 개니까 오히려 더 부담이 되는 묘한 구성이다.
솔직히 이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기술, 가정, 음악, 미술, 체육, 한문까지 다 시험을 본다고 치면 우리 아이는 진짜 기절초풍했을 것이다. 이건 아빠가 장담할 수 있다.
어제는 온 가족의 전화가 끊임없이 울렸다. 이모가 먼저, 삼촌이 뒤이어, 잠시 후에는 외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차례로 응원 전화를 걸어왔다.
"부담 갖지 말고 실력대로만 해라."
"너는 잘할 거야."
"아빠 엄마 말 잘 듣고, 조금만 더 해보자."
그 뒤에는 사실 엄마와 아빠의 비밀공작(?)이 있었다. 중학교 첫 시험이라 부담되지 않도록 칭찬과 위로를 꾸준히 뿌려왔는데 학기말쯤 되니 약빨이 슬슬 떨어져서 결국 가족 지원군을 차례차례 호출한 거다. 위기 상황에 믿을 건 역시 직계가족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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