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케이크를 위해 잠들고 싶은 사람
금요일 밤만 되면 내 마음은 어지럽고 뒤숭숭해진다. 거실 한가운데 걸린 시계는 밤 10시를 가리키는데, 정신은 말짱하고 눈만 초롱초롱한 내가 밉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뭐라고 세 잔이나 마셨을까?'
'벤티를 왜... 왜 굳이 벤티였을까.'
'다음엔 톨로 시키자.'
'아니다. 이제는 디카페인으로만 먹어야지.'
정말 똑같은 후회를 다음 주 금요일에도 또 할 걸 알면서도, 이 시간만 되면 꼭 입 밖으로 내뱉는다. 카페인을 들이부은 정신과 그걸 버티지 못하는 몸뚱이를 탓하다 보면, 어느 순간 소파에서 불편한 자세 그대로 잠이 들어 있다.
다른 사람들은 불타는 금요일이라며 억지로 안 자려고들 하지만, 나는 그들과 정반대다.
나는 기어이 잠들어야만 한다.
이유는 단 하나.
맥도널드 핫케이크.
우리 집에서는 이걸 평소에는 도저히 먹을 수 없다. 어쩔 때는 캐비어나 트러플보다 더 귀한 음식처럼 느껴진다. 오직 토요일 아침만 허락되는 진귀한 메뉴다.
그래서 금요일이면 내가 먼저 입을 연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굳이 말해서 나중에 곤란해질 걸 알면서도.
"내일 아침은... 핫케이크 사다 줄게."
"좋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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