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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재 May 29. 2019

어떤 책으로 공부를 시작할 것인가?

책 선택에 따라 공부효율이 달라진다

“시작이 반이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기만 하면 끝마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의미의 속담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완주할 가능성도 달라집니다. 고등학교 시절 ‘수학의 정석’은 앞부분만 까맣게 되어 있을 정도로 시작했지만 끝을 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앞부분부터 수학이 재미없다고 느낀 것도 중간에 그만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수준의 책으로 시작할 것인지는 공부 효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토익공부를 하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토익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책은 난이도에 따라 ⅰ) 스타트 교재, ⅱ) 중급 교재, ⅲ) 정규 교재, ⅳ) 실전문제집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어떤 책으로 시작하겠습니까?


생각① : ‘어학연수도 다녀왔으니 토익 실전문제집부터 보면 되겠지?’

생각② : ‘지금까지 영어공부를 많이 해왔지만, 기초부터 닦는다는 마음으로 스타트 교재부터 보겠어.’


생각①대로 시작하면, 어학연수를 다녀왔어도 문법과 시험에 빈출 되는 단어를 잘 모른다면 실전문제집을 보며 갈팡질팡하다가 난도가 낮은 책으로 다시 공부하게 되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습니다.


생각②대로 시작하면, 스타트 교재가 자신에게 너무 쉽다고 느껴져 대충 공부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 맞는 수준의 책 선택하기


토익공부를 시작하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교재를 선택하기 위해 서점에 갑니다. 스타트 교재의 앞부분을 보니 거의 다 아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아는 내용을 보는데 시간과 돈을 쓰는 것은 낭비인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좀 더 난도가 높은 책을 살펴봅니다.


그렇게 난도를 높이다가 교재 앞부분부터 내가 잘 모르는 내용이 많은 책으로 결정합니다. 처음에는 배운다는 기분으로 공부합니다. 그런데 모르는 내용이 계속 이어지면, 점점 피로가 쌓입니다.


우리의 의지는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가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의지를 가지고 모르는 내용을 배워보겠다고 결심했지만, 모르는 내용만 보게 되면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가 꺾입니다.


이제 와서 난도가 낮은 교재로 바꾸려니 지금까지 지출한 시간과 비용이 아깝습니다. 지금 책으로 좀 더 공부해 보자고 결심합니다. 그러다가 공부가 하기 싫어지고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내가 공부해야 할 책의 전반적인 체감 난도는 ‘中’이 적당합니다. 즉, 아는 내용 절반, 모르는 내용 절반 정도가 있는 책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절반의 시간은 아는 내용을 다시 확인하며 비교적 가볍게 기초를 다지고, 나머지 절반의 시간은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며 무겁지만 성취감을 느끼는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책 초반부를 보고 선택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험서 초반부에는 전체적인 내용을 안내하거나 쉬운 용어를 설명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즉, 난도가 낮습니다. 만약, 처음 나와 있는 내용부터 이해하기 어렵다면, 좀 더 쉬운 책을 선택해야 합니다.


책 초반부에는 아는 내용이 70%, 모르는 내용이 30% 정도 되는 것이 적당합니다. 아마 뒤로 갈수록 아는 내용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익숙한 부분에서 출발하기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겠어!”라는 새해의 결심은 대부분 결심에서 끝납니다. 왜냐하면 너무 새롭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뇌는 변화를 싫어한다고 합니다. 완전히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실패를 만들 수 있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익숙한 부분에서 시작하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공부의 시작점입니다.


‘공부’라는 사막을 걷다가 ‘익숙한 내용’이라는 오아시스를 만나는 반가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공인중개사 시험을 공부할 때 맹지, 획지, 필지, 공유수면 계획과 같은 부동산 용어의 뜻을 알고 있으면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내용이 생소하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스트레스입니다. 공부하면서 중간에 ‘내가 아는 것’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자신감이 생깁니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 시험과목의 20∼30% 정도는 한 번쯤 수업을 들어보았거나, 책을 통해 접해본 내용이 있으면 부드럽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전혀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고자 한다면, 먼저 뉴스나 교양서적을 통해 그 분야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친해지고 난 이후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대동소이한 책들 중 어떤 책으로 시작할 것인가


인터넷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분야의 책을 찾아보면, 많은 종류의 책이 검색됩니다. 그래서 관련 분야의 인터넷 카페에 가서 물어보면 사람들마다 추천하는 책이 다릅니다. 더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어떤 자격증 시험이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는 책은 3∼4개의 종류로 한정됩니다. 그리고 그 책들의 내용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목차도 대동소이하고 내용 구성에서 다소 차이가 나겠지만, 시험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내용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거의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기준은 아래 4가지입니다.


① 가장 많이 보는 책으로 선택합니다. 온라인 서점에 가면 세일즈 포인트나 판매 순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큰 선호가 없다면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결정하면 안전한 편입니다.


② 책과 강의를 듣는 경우라면, 강사의 목소리를 사전에 확인합니다. 의외로 강사의 목소리와 말하는 속도가 자신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③ 독학으로 공부하는 경우라면, 구체적인 설명과 예시가 풍부한 책이 좋습니다. 저는 조금 복잡하더라도 설명 중간에 예제가 많고 페이지 아래에 어려운 용어를 해설해둔 책을 좋아합니다.


④ 관련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서 책을 검색하여 몇 달간 어떤 글이 올라왔는지를 확인합니다. 한 사람이 장단점을 분석한 것보다 비교적 긴 기간 동안 여러 사람이 게시판에 적은 내용을 보면 좀 더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합니다.

 

선택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야 합니다. 제 경험상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히려 선택을 빨리 하고 잘못된 선택인 것 같으면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시작은 경쟁자들과 비슷하게


모든 사람들이 보는 책을 선택하면 ‘차별성이 없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경쟁률이 높은 시험을 준비할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좀 더 특이한, 즉 사람들이 보지 않는 책으로 시작하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작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공부하는 것이 좋고,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 다가오면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사람과 동일한 책을 보며 공부한다고 불안할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책상에 앉아 같은 페이지를 보고 있다고 해서 동일한 효과의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를 시작하는 지점에서는 익숙한 내용으로부터 자신감을 얻고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공부하며 안전하게 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시작부터 선택한 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막상 책을 사서 보다 보면 선택한 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다가 사고 난 후 ‘그 책은 요즘 경향과는 맞지 않더라.’, ‘요즘은 이 책을 더 많이 본다더라.’와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내 결정에 대한 확신은 더욱 흔들립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책을 선택하였다면 내가 생각한 대로 공부하면 됩니다. 그런데 만약 마음에 들지 않고 이 책으로 끝까지 공부할 수 있을지 확신이 생기지 않으면 서점에 가서 다른 책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다른 책이 더 보기 편하다면 지금까지 공부한 것과 관계없이 최대한 빨리 책을 바꾸십시오. 이해가 되지 않는 책을 오래 잡고 있으면 공부가 더 하기 싫어집니다. 지금까지 낭비한 시간과 비용은 발전을 위한 대가라고 생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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