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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작가 May 09. 2022

왜 그동안 나에게 묻지 않았을까?

feat.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

'확신'이란 어떻게 해서 생겨나는 것일까? 확신이 들면 지금의 안전지대에서 떠나는 결정을 할 수 있을까? 그런 확신이 존재하기는 한 걸까? 삶의 큰 변화의 길로 나선 사람들은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어떤 과정을 거쳐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위해 행동할 수 있을까?


변화의 욕구가 '어떤 결핍'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닐까?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손에 쥔 것을 놓고 나면 오히려 후회하지 않을까? 나를 이끄는 흥미와 호기심이 사실 채우고 나면 금방 사라지는 얕은 감정은 아닐까?


이런 질문에서 맴돌고 있는 나에게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저자, 알렉스 몽구)'라는 책은 그동안 풀리지 않는 실타래를 풀어낼 실마리를 안겨주었다.




먼저 그동안 내 삶이 '외부에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동적인 선택'들로 이루어져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 사업실패로 '경제적 안전'을 잃어버린 20대에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 다른 선택을 압도했다. 학업과 직장을 선택할 때 흥미나 호기심 같은 것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안전'을 다시 찾아야 했고, 발 뻗고 누울 '자리'가 당장 있어야 했다.


결혼과 육아, 직장 생활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30대에는 정말이지 '문제'에 대한 '해결'로 가득 찼다. 아이는 울고 잠은 부족하고 직장에서 일은 넘쳐났다. 마치 테트리스 게임에서 끝없이 쏟아지는 퍼즐을 간신히 맞추고 있는 것 같았다. 문제에 재빨리 반응해야 했고, 주저하는 순간 삶에서 낙오될 것 같았다. 


저자 말대로 이렇게 '문제에 대응하는 삶'을 살다 보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 전전긍긍한다. 감당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까 불안하다. 문제가 잠시 멈출 때 긴장을 풀어보지만, 앞으로 발생할 또 다른 문제로 편하지 않다.


또한 그동안 내가 쏟아부은 노력이 '문제 - 해결'의 쳇바퀴를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긴장과 불안이 내 삶을 짓누르지 못하도록 미리 준비하려고 무척 애를 써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식이 여기에 다다르자 '내가 왜 지쳤는지, 왜 직장에서 흥미가 사라져 가는지, 왜 삶의 의미를 묻기 시작했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문제 - 해결' 쳇바퀴 속에서 나는 의미를 상실했고, 방향을 잃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나에게 '정말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물어보기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음속에서 삐쭉 삐죽 튀어나온 흥미, 호기심이 눈에 띄었지만 그것을 끄집어내서 내 앞에 세워놓는 것을 피하고 있었다. 


현실성이 없어 보였던 것일까? 나를 위험에 빠뜨릴지도 몰라 불안했던 것일까? 시도하더라도 결국 실패할 것 같아 두려웠던 것일까? 주변 사람들이 비웃을까, 가족들이 비난할까 걱정된 것일까?


저자는 한 달이 걸리든 6개월이 걸리든 자기에게 진지하게 물음을 던지고 진심으로 답하라고 한다. 끝까지 파고 들어가 그 뿌리를 확인하고 내면의 '진짜 원하는 가치'와 만나야 한다고 말한다. 판단하지 말고, 비난하지 말고 내면의 목소리가 진심으로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한다.


나는 자꾸 숨으려고 하는 나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대답을 노트에 써 내려갔다.

 - 나의 변화에 대한 욕구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 지금 현실 속에서 왜 나는 의미를 잃어갈까?
 - 흥미, 호기심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 나는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고 어떤 삶을 원하는 걸까?

 - 무엇이 그렇게 두렵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맥락을 생각하지 않고 떠오르는 대로 그냥 마구 적어내려 갔다. 터진 둑으로 물이 순식간에 흘러내리듯 그동안 누구에게 들킬까 두려워 드러내지 않았던 생각들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한참을 쏟아내고 나니 즐거움, 호기심, 흥미들은 내가 도달한 '중요한 가치관'과 연결되어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중요한 가치관'은 지금 현실에서도 행동의 동기와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돈에 대한 가치관, 물질에 대한 욕구, 경제적 안전에 대해서도 묻고 답하면서 막연했던 두려움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어떤 시점에 일정 조건을 갖춰 '한 번에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용기가 났다.


생각 속의 '원하는 삶'을 현실에서 조금씩 '직접 경험' 해봐야 그토록 찾아 헤매던 '확신'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이 이해가 되면서 의미있는 행동에 나서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이제부터 누가 던져 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삶이 아니라,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찾아낸 의미를 향해, 내가 끌리는 흥미와 호기심을 향해 매일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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