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조물주에게 특별대우란 없다
사람들은 “무엇이 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한다. 그걸 완곡하게 돌려서는 짐짓 “세상에 크게 쓰임받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한다. 종교지도자들은 그 틈새를 파고든다. “너는 특별한 사람”으로 창조되었다고 부추긴다. 그 능력을 다 발견하지 못한 채 게으르게 사는 것은 신에 대한 불경이라면서 말이다.
심지어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젊은이들조차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며 성공하지 못하면, 유명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도리질을 치기도 한다. 그래서 차라리 아무것도 안 되는 편을 선택하기도 한다. "특별하지 않은 나"라는 초라한 현실을 직면하고 싶지 않은 까닭에.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론도 결국 그런 특별함이 이미 주어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에서 비롯된 말들이다. 사실 그런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부모 잘 만난 것도 능력이라는 생각이 상류층 자녀들에게 만연해 있다. 그리고 그들은 내가 아무리 사고를 쳐도 잘난 우리 부모가 자기 체면 때문에 덮어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실제로 그렇게 덮어주며 키워서 망나니를 만든 집들이 수두룩 하다. 우리가 청산해야 할 적폐의 한 단면이다.
이 모든 것은 위대한 착각에서 시작되었다.
중요한 사실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평등하다는 사실이다. 헌법에만 나오는 게 아니고, 노자 도덕경에도 나온다. 어짊을 강조하는 공자 선생님이라면 부드럽게 이야기했을 텐데, 그야말로 특이하기 짝이 없는 노자 선생님은 모질게 이야기한다.
하늘과 땅과 성인은 모두 어질지 않아서 사람들을 지푸라기 취급을 한다.
스물 네 살에 도덕경을 읽었을 땐, 좀 어이가 없기도 했다. 인간을 모독하는 느낌마저 들었는데 그로부터 24년을 더 살고 보니, 이 말은 딱 맞다. 조물주에게 있어서 특별대우란 없다는 소리다. 이런 정신이 민주주의 공화국 헌법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주식회사에서는 주식 수가 많으면 의결권이 많아지지만, 민주주의 공화국에서는 세금 많이 낸다고 투표권이 여러장 주어지지 않는다. 모두에게 똑같은 권리가 주어져 있다. 물론,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가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면, 등골 빼먹으려는 나쁜 놈들한테 빼앗기게 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주인되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개개인의 정당한 노력의 결과에 따라 그 결과는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람을 차별할 수는 없으며, 국가는 모든 국민들이 평등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정정당당한 노력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러니, 제발 정신차려다오.
너희들은 특별하지 않단다.
누군가가 더 가지게 되면 누군가는 빼앗긴다.
무엇인가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들 때문에 누군가는 짓밟힌다.
자신이 남과는 다른 특별한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심각하게 망가뜨린다.
老子 5 章
天地不仁,
조물주가 너를 특별히 사랑한다고?
以萬物爲芻狗;
아니지. 조물주는 만물을 똑같이 대할 뿐.
聖人不仁,
성인들도 마찬가지야
以百姓爲芻狗.
뭇 사람들을 차별없이 똑같이 대하지
天地之間, 其猶槖籥乎!
그런 허튼 생각말고 귀를 기울여 봐.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피리 소리, 풀무질 소리!
虛而不屈, 動而愈出.
비어 있지만 쭈그러 들지 않고.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와.
그 세찬 입김에 쇠가 녹고 뭇 연장들이 만들어지지
多言數窮, 不如守中.
많이 말하면 자주 막히는 법이야.
차라리 안 하니만 못하지.
내게만 특별한 복을 내려달라고,
나는 그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그런 이야기는 이제 좀 그만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