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는 차이를 만들어내는 관점은 바로 '이것'
반응은 터지는데, 돈은 안 된다. 유튜브·블로그·인스타 어디든 콘텐츠를 올리면 ‘좋아요’가 쏟아진다.
그런데 결제 알림은 오지 않는다. 왜 이렇게 되는 걸까? 오늘은 그 이유를 이야기하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콘텐츠를 보고 ‘좋아요’를 누르면서도, 정작 결제 버튼 앞에서는 손을 멈춘다.(물론 CTA 문제일 가능성도 크다.) 유익하다, 괜찮다, 잘 만든 것 같다는 말은 들리는데, 매출은 오르지 않는다. 브랜딩도 했고, 꾸준히 콘텐츠도 발행했지만 돈이 되지 않는다. 이런 경험은 온라인 활동으로 브랜딩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치는 현실이다. 왜 그럴까. 정말 실력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운이 없어서일까.
그 이유를 알기 전 반드시 들여다봐야 하는 연구자료가 있다. 나도 1~2년 전 구글링을 하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내용인데 전 세계 28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Edelman Trust Barometer'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3%가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구매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고 한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그중 53%가 “아무리 가격이 좋고 품질이 좋아도 신뢰가 없다면 구매하지 않겠다”고 말한 점이다. 다시 말해 브랜드가 고객에게 팔고 있는 것은 결국 ‘상품’이 아니라 ‘신뢰’라는 공식이 성립된는 것이다. 사실 보고서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브랜드에 있어 신뢰가 가장 중요한 어젠다임을 많은 사람들이 감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그 ‘신뢰’를 어떻게 만드는지 잘 모른다는 점이다. 나 역시 이 부분에 대한 방법론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너무 많은 영업 비밀을 노출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대신 이 글을 통해 핵심적인 관점 하나는 공유하고자 한다.
많은 1인 브랜드가 브랜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예쁜 로고, 잘 만든 피드, 전문가처럼 보이는 언행 등 보여지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물론 첫인상을 잘 만드는 것 또한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필자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콘텐츠가 아무리 좋고, 사람이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결제를 결정하는 순간에는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이 사람에게 내가 힘들게 번 돈을 투자해도 괜찮은가?” 바로 이 질문에 구조적으로 답해주는 브랜드만이 돈이 되는 브랜드가 된다.
주목해야할 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구매는 감정이지만, 결제는 신뢰다. 이것을 나눠서 생각해야한다.(구매는 의사결정이고 결제는 행동이다. 이 두가지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는 것부터 지양해야한다.) 나는 늘 세상의 모든 정답은 현장안에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는 판매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의 구매자이기도 하다. 잘 팔고 싶다면 내가 어떤 프로세스에 의해 확실하게 결제를 결정하는지 관점을 잠시 바꿔서 생각해보면 도움이 된다.
대체로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물건을 사지 않고, 신뢰가는 사람에게서 산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르다. 특히 요즘 소비자는 호불호를 넘어서 ‘판별자’처럼 행동한다. 브랜드의 스토리, 평판, 언행의 일관성, 다른 고객의 후기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에야 결제한다. 한 번은 지방 공공기관 강의를 갔다가 컨설팅을 의뢰한 고객이 있었다.(기관에서 이미 강의비를 받았기에 별도의 비용은 추가 청구하지 않았다.) V-로그 형태의 귀농유튜브 채널이었고 팔로워는 1만명 정도였다. 콘텐츠 생산 빈도도 나쁘지 않았다. 편집도 생각보단 수준이 있었다. 그런데 수익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었다. 그 채널의 문제는 노출이 아니었다. ‘지갑을 열 이유’가 설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박한 캐릭터로 호감은 사고 있었지만 그를 '믿을 것'인가에 대한 확신은 주지 못하는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다. 컨설팅 이후 결과는 180도 바뀌었다. 컨설팅 시 내가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점은 이들의 가장 큰 매출방식인 농산물 직접 구매 유도였기에 콘텐츠 내용부터 우리 농산물이 얼마나 안전하고 신선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품질에 대한 얘기를 녹여내는 것이었다. 명확한 타겟을 설정했고 순박함+정보공개의 파워는 실로 대단했다. 현재 해당 채널은 현재 기준 15만명에 달한다. (정확히 14.9만명) 내 기억에 22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약 2년반만에 15배의 성장세를 기록했으니 괜찮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매출은 말할 필요도 없을만큼 올랐다. 유튜브 하나만 가지고도 먹고살 수 있는 수준이 됐으니 귀농부부에겐 큰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신뢰를 설계한다는 것은 브랜드 메시지의 반복성, 타인 추천에 의한 후광효과(위계효과), 후기나 협업 사례 같은 사회적 증명의 쌓임, 그리고 언행일치의 일관성을 함께 설계한다는 의미다. 잘 팔리는 브랜드에는 공통적으로 이 4가지 흐름이 자연스럽게 얽혀 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구조화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그 사람의 콘텐츠를 처음 봤을 때부터, 협업 제안서, 후기, 실제 대화까지 같은 결이 반복될 때 우리는 안심하고 지갑을 연다. 우리는 그것을 ‘진정성’이라 부르지만, 이 시장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제로 이를 구조적으로 설계하고 풀어낸 사람들이다.
메리비언의 법칙처럼 오프라인에서 누군가를 만나거나 직접적인 컨택이 이루어졌을 때 우리는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는지 다양한 신호를 통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은 다르다. 24시간 노출이 되고 아주 높은 확장력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의 파급력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대부분의 구매자들은 나와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판매자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바다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무엇을 변별력으로 삼을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보여지는 것에 국한되어 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광고나 홍보 콘텐츠에 혐오를 느낄만큼 검증 of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쁘게', '재밌게' 보이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행태는 진심으로 본질을 보지 못한채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드리고 싶다.
당신의 브랜드는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가. 지금 팔로워 수에 비해 수익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 혹은 수익이 있더라도 ‘왜 벌리는지’ 설명할 수 없다면, 브랜드의 흐름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감각이 아닌 구조, 감정이 아닌 설득 흐름으로 짜여진 브랜드만이 오래 살아남는다. ‘잘 보이려는 노력’보다 '믿게 만들 수 밖에 없는’를 브랜드를 구조적으로 한단계씩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신의 브랜드는 과연 고객에게 어떤 방식으로 투영 되고 있을까.
혹시 이런 부분에 고민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당신이 하고 있는 콘텐츠 활동이 구매를 유도하고 있는지 결제까지 유도하고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해 '신뢰'라는 단어를 중심에 놓고 풀이해보기 바란다. 사실 어떻게 신뢰를 구축하는지에 대한 프로세스를 위의 내용안에 일부 포함시켜놨다. 세상에 공짜가 어딨겠는가 노력해서 이 글을 정독하신 분들이라면 꽤 괜찮은 힌트를 얻어가실 것이라 믿는다.
PS: 안면도 없는데 내 글에 늘 라이크를 눌러주시는 분들이 계시다. 많지는 않아도 내 진정성을 믿어주신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더 열심히 글을 쓰게 된다. 콘텐츠 생산자로서 늘 감사드리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