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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소 Sep 05. 2018

동유럽의 보석, 조지아!

조지아 여행 prologue

인류 최초의 와인 발상지!


와인이 그렇게 품질 좋고 값싸다는 동유럽의 조지아를 방문해 본 적이 있는가?



사실 난 떠나오기 몇 개월 전엔 조지아를 전혀 알지 못했다. 와인의 발상지인 것도 당연지사 몰랐다.

그럼 왜 조지아를 선택했냐고?



지인이 조지아에서 다녀온 트레킹 사진을 보고 그만 반해버린 것이다.


푸릇푸릇한 자연이 가득한 곳.

아직 상업적 발달이 덜 되어있는 곳.

사람 냄새가 나는 곳. 


이 정도면 가볼만하지 않은가!


*조지아는 1990년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신생국가이다. 

과거 공산국가의 특유의 모습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파브리카 호스텔
파브리카 호스텔

처음 만난 조지아는 상상 이상으로 너무 '힙'했다. 

네팔에서 트레킹만 하다 초라해진 몰골로 찾아간 게 부끄러워질 정도로 


하지만 며칠 후 트레킹을 떠나게 되면서 수도 '트빌리시'를 제외하면 아직 풋풋한 동네였다는 걸 알게 된다.

트빌리시 올드타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도시의 구색을 갖추고 있었지만

아시아와 유럽의 느낌이 적절히 섞인 '트빌리시'가 나는 좋았다. 

그리고 여행은 쉼 없이 달리는 게 아니라는 걸 이곳에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여행의 순간을 기록하고 다음 여행을 알아보는 일상적인 시간들마저도 전부 여행이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지만 그동안의 여행에선 늘 바쁘게 지냈다. 

여행 중에 노트북을 꺼내 내 감정을 기록한다니!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곳에서 고집했던 여행 방식을 바꿨다. 하나를 포기하고 여러 개를 얻었다. 

트레킹에 필요한 짐을 꾸려 '메스티아'로 떠나기로 했다.

야간열차를 타고 9시간, 마슈로카라는 미니밴을 타고 4시간을 가야만 도착하는 곳이다. 

메스티아(Mestia)

그래 이거지! 내가 상상했던 조지아 모습 그대로였다.

이곳을 만나기 위해 소요된 시간처럼 과거를 거슬러 올라간 것 같았다. 

높은 건축물이라곤 전쟁을 대피해 만들어진 대피와 '코쉬키' 밖에 없었다. 

메스티아 지역에서 할 수 있는 트레킹은 크게 2가지!

1. 찰라디 빙하 트레킹(Chalaadi glacier)

2. 코룰디 호수 트레킹 (Koruldi lakes)


하지만 시기를 잘 맞춰가자. 


코룰디 호수 / 출처 : caucasus-trekking.com
찰라디 빙하 / 출처 : beyondchasingdreams.com

우기에 찾아가면 "눈"만 볼 수 있다.

우리 눈엔 빙하도 호수도 없었다. 

오로지 눈... 이 전부였다. 


여행을 하다 보면 "여긴 무조건 다시 올 거야!" 하는 곳이 있다.

너무 좋아서 혹은 너무 아쉬움이 남아서.


조지아는 후자의 이유로 재방문이 필요한 나라다. 

하필 '우기'에 찾아간 탓에 내가 원했던 트레킹도 캠핑도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깨끗한 자연을 그대로 갖추고 있는 이 곳은 아직 현대문명의 손이 닿지 않은 '보석'같은 곳이었다.

몇 년 후에 찾아가도 부디 이 모습 그대로였음 좋겠다. 

조지아 사람들은 참 따뜻하다.

코룰디 호수를 가기 위해 산 중턱까지 운전해 준 베스트 드라이버 "조조" 

호수에 다녀오는 3시간 동안 기다리며 만든 꽃다발을 무심하게 나에게 건네주었다. 

우릴 기다리며 휴대폰을 만지작 거린 게 아니라 꽃을 꺾어 꽃다발을 만들다니.

상상이라도 해볼 수 있는가 말이다. 

우쉬굴리(Ushiguli)

메스티아까지 왔다면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인 '우쉬굴리'도 꼭 방문하자.

메스티아에서 사륜구동 '델리카'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길이 험하다. 멀미 주의)

핫 초콜릿을 주문했건만 조지아 전통음식인 카차푸레~가 나오기도 하는 재미난 곳이다.

트빌리시 만 벗어나면 발달이 덜 된 정겨운 시골마을을 만날 수 있다.

조지아에서 난 죽도록 아팠다. 

워낙 튼튼한 체질이라 이렇게 아픈 건 처음이었다. 

깨끗하고 아름답고 보석 같은 조지아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떠나왔다.


와인 투어, 카즈베키 주타 트레킹, 보르조미 트레킹 등 시간만 있다면 할 수 있는 것들이 천지다.


이 프롤로그를 보고 (혹시) 누군가 조지아로 훌쩍 떠나게 된다면, 

랫동안 머물면서 조지아를 천천히 곱씹으면 좋겠다.(내 몫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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