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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프레도박 Jan 30. 2018

러빙 빈센트 반 고흐 #29

29화 비판적 읽기와 사색이 인간의 특성이다.

  고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다는 것을 위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다. 위 그림은 고흐가 자신의 책 3권을 그린 것이다. 일본의 차 상자 뚜껑 위에 있는 것을 그린 것이다. 맨 위의 책은 리슈팽의 소설 <용감한 사람들>로 무언극 배우의 시련을 다룬 작품이다. 그 아래 책은 공쿠르의 <매춘부 엘리자>다. 손님을 죽여 감옥에 간 매춘부 삶을 다룬 작품이다. 붉은색 표지의 책은 졸라의 <여성의 행복>이다.
(박홍규,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 2014)                           

  인간의 특징은 비판적인 읽기와 사색에 있다. 책을 읽고 사색하는 것은 동물이 아닌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비판한다는 것은 책의 장단점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어느 부분이 잘 되어 있고 어는 부분은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비판하려면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여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서 책의 지식은 독자의 지식으로 넘어간다. 독자의 기존 지식과 융합하여 기존 지식을 더 풍부한 논리적 근거를 갖도록 만들어 준다. 책을 그냥 읽기만 해서는 지적 능력이 향상되지 않을 것이다. 책을 읽고 자신의 지식과 융합시켜 새로운 주장이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것도 비판적인 읽기다. 

비판적인 읽기란 목적을 갖고 읽는 것을 말한다. 빈센트에 관한 책을 읽는다면 빈센트에 대한 질문을 먼저 생각하고 책을 읽으면 책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비판적으로 읽으려면 책을 읽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목적이 분명해야 저자에게 물어보는 질문이 생기는 것이고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기대하면서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분류할 자신의 기준을 몇 가지 정하고 읽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무조건 읽으면 정말로 무조건 내용을 잊어버린다. 책을 선정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콩나물을 키울 때 물을 계속 부어도 콩나물은 큰다. 이런 생각도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무조건 닥치는 대로 읽으면 정말로 콩나물만 기르는 것이다. 책 내용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독서를 하는 것이 비판적인 읽기의 기초다. 읽기만 해서는 정말로 소용없다. 정 시간이 없다면 내 생각이 어떤지 책 구석에라도 써 놓아야 활용할 수 있다. 

  나는 책을 읽을 때‘내 인생에서 실행할 방법’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하기를 좋아한다. 이 키워드를 바탕으로 내가 책을 읽는 목적을 생각한다. 이상민은 그의 책 ‘독서 자본’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책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다른 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온다. 예를 들면 나는 한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싶었다. 이것은 나의 삶과 직결된 것이었다. 그래서 한국 경제를 분석한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러다 보니 전쟁터 같은 시장에서 승리를 거둔 경영자들의 지혜를 알고 싶어 져서 세계적인 CEO들의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또 읽다 보니 경제학 석학이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생각도 궁금해졌다.” (이상민, 2016) 내 인생에서 실행할 방법이라는 구체적인 핵심어를 생각하면 더욱더 목표를 잡기 쉬워진다. 

비판적인 사색이란 역지사지의 태도를 말한다. 역지사지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이 100% 될 수가 없기 때문에 한계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입장이나 독자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사고의 폭의 넓어지는 것이다.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내가 지적으로 성장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성취감을 느끼고 행복해지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를 위한 기본적인 물음은 주장이 무엇이고 주장하기 위한 이유는 무엇이고 이 이유들은 주장을 강하게 지지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그리고 한층 더 깊이 생각해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생략된 이유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홍지호, 2009년).

비판적인 읽기와 사색은 미술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미술의 목적은 자기감정을 치유하는 것도 있고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도 한다. 미술 활동은 무엇인가를 모방하고 무엇인가를 느끼고 자기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기존의 미술 제품을 모방하기도 하고 인간의 편익을 위해 무엇인가를 느끼고 자신의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구현하여 작품을 새로 만든다. 기존의 작품과 제품이 무엇이 잘되었고 무엇을 수정해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미술도 우선 정확한 고객(구매자)의 요청 사항이나 성향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빈센트도 남자보다는 여자 초상화를 많이 그렸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미술시장에서 남자 초상화보다는 여자 초상화가 비싸게 유통되었기 때문이었다. 

  미술에 대한 근육은 읽기와 사색으로 커진다. 독서력과 사고력은 운동에 필요한 근육을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매일 규칙적으로 해야 하고 힘에 부치도록 운동을 해야 효과가 있듯이 독서도 점점 난이도가 있는 책을 도전해야 사고력이 깊어진다. 빈센트는 그의 편지를 읽어보면 책을 많이 읽었고 책에서 읽은 사색을 통해 얻은 자신의 관념을 그림으로 그렸다. 

  그림을 비평하기 위해서는 비판적인 읽기와 사색을 해야 한다. 그림을 비평한다는 것은 그림의 미학적 관점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이 왜 그려졌는지 그릴 당시의 시대적, 정치적 환경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림을 통해 화가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를 읽어야 한다. 그림을 보는 것은 색채와 명암을 보는 것이다. 그림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보는 사람의 느낌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림을 볼 때는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즉 의문을 갖는 것부터 시작한다. 남들의 생각을 의식할 필요 없이 스스로 질문하는 습관이 중요한 것이다. 슬로 리딩의 창시자이고 일본 열도에 국어 교육 열풍을 몰고 온 하시모토 다케시는 그의 책 ‘슬로 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에서 질문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중요한 것은, 알지 못해도 좋으니 일단 무슨 일에든 의문을 품어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흰색을 왜 ‘희다’라고 하는가? 혹은 빨간색을 왜 ‘빨갛다’고 하는가? 흰색을 왜‘빨갛다’ 하지 않고 빨간색을 왜 ‘희다’라고 하지 않는가? 아니면 왜 빨간색을 영어로‘레드’라고 부르고, 일본과 같은 한 자권인데도 중국에서는 이를 ‘치’라고 발음하는가? 이런 것들을 조사를 해 봐도 알아낼 수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그런 것들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지 않나요? 거기서 시작해 전혀 다른 발상들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요. 혹은 살다가 똑같은 부분에서 의문이 생겼을 때 다른 방법으로 정확한 답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이렇게 언제나 머리를 가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도‘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품어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이 부분은 한 번 제대로 찾아보자’라든가,‘잘은 모르겠지만 일다 생각해 보자’라든가, 그런 식으로 사고하는 습관이 몸에 밸 것입니다”
(다케시 하시모토, 2012).


   그림을 보는 근육도 비판적인 읽기와 사색을 통해 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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