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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린 Mar 25. 2023

다시 봄이다

아이 등원길. 찬 봄바람에 아이 옷을 여몄다.

고개를 숙이자, 아이 눈에 내 정수리가 보였나 보다.


"엄마, 머리에 왜 흰머리가 이렇게 많아.

엄마도 할머니가 되는 거야?"


"응, 엄마도 나이 먹고 있어서 그래."


집에 와 머리를 요리조리 들춰보니 흰머리가 구석구석 눈에 띈다.


'언제 또 이렇게 생겼데. 염색해야 하나..'


고민하다 뒤돌아섰다.


'나이 먹은 걸 어쩌겠어.'


낮의 길이가 길어진 걸 알아챈 나무는 꽃봉오리를 틔우고, 아이는 고맙게도 제 나이에 맞게 자란다.


계절이 흐른다.

나무도, 아이도, 나에게도 시간은 공평하게 흘러간다.


다시 봄이다.

너는 너답게 나는 나답게 익어가고 영글어가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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