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래관찰자 Jan 16. 2021

개똥철학 1: 종과 횡의 법칙(1)

출생 배경과 그 의미.

지난 '딥테크 스타트업 투자의 시작' 포스팅에서 왜 Machine Learning / AI 키워드를 관심 가지고 파보기 시작했는지 설명했었다. 그런데, 이 보다도 더 나 스스로의 논리가 필요한 이유가 있다. 좋게 말해 논리이지만, 사실은 개똥철학. 그런 개똥철학이 왜 필요할까?


가끔 '기술 스타트업 투자를 할 때 무엇을 보세요?'라는 가장 궁금할 기본 질문이면서도, 뻔한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 질문을 받게 된다. 수십 년 된 맛집 장인 할머니의 비법 레시피라도 꺼내듯 뭔가 그럴듯한 것을 꺼내 보여드리고 싶지만, 사실 없다... (아직 나의 업력과 내공이 부족해서일 가능성이 농후)


결국 손이 오글거리는 '뻔함' (또는 뻔뻔함?)으로 아래와 같이 대답하곤 한다.


    멀리 바라볼 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미래로 가는 길에 필수적인 기술인가?   

    그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 하기에 최고의 역량/경험/팀워크/네트워크 등을 가진 팀인가?  


대단한  프레임웍과 복잡다단한 엑셀 시트 등이 난무하는 세계를 기대하셨을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지만, 진짜 저 두 가지가 핵심이다. 적어도 Deep Tech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하는 나에게는.


그런데, 두 번째 질문은 (그 조차도 제대로 파악/검증?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반복된 경험으로 내공(Pattern Recognition)이 쌓여나갈 법도 하다. 하지만,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는 미래가 뭔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는데?'라는 반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맞다. 누구도 미래를 알 수는 없다. 상상하고 예측할 뿐이지.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상상과 예측을 위해서 스스로의 가설/논리가 필요하고, 나는 부끄러운 마음에 그것들을 개똥철학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 나의 개똥철학 중 가장 중심을 관통하고, 처음으로 이렇게 이름을 지어보자 했었던 '종과 횡의 법칙'으로 시작해보고자 한다.

잔잔한 수면에 떨어진 물방울이 일으키는 물결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잔잔한 수면에 작은 물방울 하나가 떨어지면 떨어진 점을 중심으로 해서 물결이 넓게 펼쳐지며 퍼져나간다. 


여기서 물방울이 출발하여 수면에 부딪히기까지의 시간을 '종'의 방향성 구간, 수면에 부딪힌 후 물결이 퍼져나가는 시간을 '횡'의 방향성 구간으로 정의하고. 이런 흐름을 어떠한 기술의 시작 > 발전 > 성숙 > 사업화에 덧입혀 생각해본다면, 유사하게 구조화가 가능하다.


'종'의 방향성 

대부분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술들의 시작은 대학교의 실험실이나 기업/정부/국방 등의 연구소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이후 기술 별로 이 구간에 머무르는 시간의 편차는 있겠으나, 학계에서의 검증과 발전을 거듭하며 어떠한 산업의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로 성숙되기 위해 떨어진다(종의 방향성이라 이렇게 표현).


물론 그 물방울 중 일부만이 '종'의 방향성 구간을 잘 견뎌내고, '횡'의 방향성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Deep Tech에 투자하는 나는 그런 물방울이 어떤 것일지 고민하고, '종'의 방향성 구간 중에 빠르게 투자를 하는 것이 해야 할 일이다. 이 구간에서는 스타트업으로써 어떤 Problem을 푼다 라는 것을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에, 모든 것이 사람에 대한 관심과 고민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결론으로, 나는 '종'의 방향성 구간을 투자하는 사람이다.



'횡'의 방향성

'종' 구간의 검증을 거쳐 '횡'으로 진입하는 기술 물방울들은 이미 commodity가 되어가고, 그렇기에 이 영역의 스타트업은 기술을 개발하는 인재들의 엄청나게 뛰어난 역량/경험보다도, 이 기술로 어떤 산업의 문제를 풀 것인지? 그러기 위해 어떤 적정 기술들을 빠르게 개발/적용해나갈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이런 일련의 행위를 얼마나 신속하고 거침없이 실행할 수 있는지? 등으로 판단될 것이다.


잔잔한 물결 = 기존의 산업과 그 위에 산재해있는 Problem이라 생각하고, 이것들을 물방울이 퍼져나가며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횡'의 방향성으로 표현했다.


위에 설명한 '종'과 '횡'의 방향성이 연결되어 일어나는 것을 묶어서 


종과 횡의 법칙 

이라고 명명했다.


설명이 다소 복잡했지만, 사실 이미 우리는 이런 시대와 현상들을 경험하며 살아오고 있다.

너무나 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녹아있는 결정체들을 하나의 키워드로 단순화시킨 것에 불편함을 느끼실 분들도 있겠으나, 크게는 1) 디지털/PC, 2) 인터넷, 3) 모바일 (적어도 '14년 당시 시점으로는)과 같은 3개의 물방울로 구분하여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 포스팅에서...


- https://brunch.co.kr/@jun-kim/17 에서 계속 -



작가의 이전글 폭설 속 자율주행은 어떻게 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