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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필 May 27. 2022

하이브리드, 양수겸장

결국 둘 다 안됩니다만

자, 하이브리드란 뭡니까? 혼종 아니겠습니까? 혼종이라는 것은 보통 장점을 취해서 두가지를 한가지 묶을 때 사용하지요. 그런데 우리네 세상에서 하이브리드가 각광받은 것 본 적 있습니까? 기실 둘 다 하기 어려운 것을 하나로 합쳐놨을 때 하이브리드라고 부르는데, A와 B를 모두 취해야 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라는 물건은 비싼 대안이 됩니다. 우리는 아반떼보다 아이오닉이 비쌌던 역사를 떠올리면 됩니다.


양수겸장은 또 뭡니까? 용례를 보면 한가지의 목적을 위해 양쪽의 모든 걸 가동한다는 뜻입니다. 양수겸장을 하면 두가지 방법으로 동시에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양수를 쓰려면, 한손을 쓰는 것의 두배로 품이 든다는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두 단어에서 공통적으로 쉽게 '잊는 지점'은 두개를 다 하려면 자원이 더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짬짜면은 짜장면과 짬뽕을 모두 사는것보다는 싸지만 각각의 단품보다는 가격이 비싼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원가율이 높으니 당연합니다. 애매한 선택은 더 비쌉니다. 딱 애매한 만큼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일상적인 많은 의사결정에서, 하나의 선택은 다른 선택의 포기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선택은 장점만큼이나 단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선택으로 포기하는 단점은 보통 명확한 것이기 때문에 그 선택을 하는 한 계속 유지되는 것입니다. 짜장면을 먹으면 짬뽕을 먹을 수 없습니다.


회사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비싼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지켜야 하는 것은 다른 조직과의 관계도 있고, 누군가의 위신도 있고, 담당자의 무언가도 있겠죠. 지킬 것을 지키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다만 프리미엄을 지불한다는 사실만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둘 다 갖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같은 값으로 프리미엄을 상쇄할 방법이 있었고, 그걸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당신을 위해 일하지 않을 확률도 마찬가지로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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